(자원활동가 편지) S에게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7/01/11
S에게
안녕 S! 얼굴 못 본지 오래됐다. 아, 생각해보니까 최근에 한 번 만났지! 민중총궐기에 나갔다가 거리 한복판에서 널 만나서 얼마나 놀랐는지. 우리 진짜 인연이긴 한가봐. 크크! 먼저 아는 체 해줘서 고마워!
넌 요즘 뭐해? 나는 있잖아, 요즘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을 하고 있어. 나 예전부터 이런 거에 관심 많았잖아. 나는 사람들 사는 모습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게 참 좋더라고. 맞아. 사실 여기 오면 좋은 인권 영화 많이 볼 수 있을 거 같아서 시작하게 됐어! 히히. 이제 막 시작이라 영화는 못 봤지만 앞으로 많이 보게 될 거래. 무지 기대되는 거 있지!
인권에 관심 갖고 조금씩 공부하면서, 내가 그동안 무심코 내뱉은 말이 누군가에게 상처가 됐겠구나 싶어서 얼마나 부끄러워졌는지 몰라. 여기서 공부도 하고 영화도 보면 많은 걸 배울 수 있겠지? 많이 많이 배워서, 다른 사람 상처 주지 않고 불의에 목소리 낼 줄 아는 사람, 떳떳하고 용기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이러니 저러니 해도 내가 활동가에 자원하게 된 계기는 이게 아닐까 싶어.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 뭐 이런 바람 있잖아.
우리 예전에 약속했던 것 기억나? 각자 꿈 이뤄서 같이 토크콘서트 열자고. 이것도 기억나려나? 내 꿈은 여기서 많이 보게 될 인권 영화 같은 그런 문화 콘텐츠를 만드는 거야. 여기서 자원활동가로 지내면 왠지 내 꿈에 한 발짝 다가갈 수 있지 않을까 싶어. 너도 열심히 살고 있는 거 같은데, 같이 토크콘서트 열려면 나도 분발해야겠어!
간만에 주절주절 얘기했네. 너는 어떻게 사는지, 뭘 생각하고 있는지 너무 궁금해! 언젠가 만나서 얘기 들을 수 있겠지? 그럼 이만 여기서 줄이도록 할게. 보고 싶어!
겨울치고 따뜻한 1월의 어느 날.
두이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