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향초 만들기(부제 : 맡아봐, 인권의 향...☆)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7/04/05
향초 만들기(부제 : 맡아봐, 인권의 향...☆)
(↑일렬로 늘어선 향초 병들)
요즘 언덕 위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에는 언제나 은은한 향기가 온 공간 가득 퍼져 있답니다. 그 이유는 바로 곧 다가올 22회 서울인권영화제의 기념품 중 하나인 향초 때문이에요! 지난 3월 14일 저녁, 활동가들은 다 같이 모여 향초 요정 효민의 상냥한 지도하에 향초를 만들었습니다. 먼저 우리는 화이트데이 기념으로 윤리가 나눠 준 막대 사탕을 입에 물고 향초를 담을 병을 닦고 그 안에 심지를 고정시키는 작업을 했어요. 나무 젓가락와 양면 테이프로 병 바닥에 심지를 고정시키는 작업은 꽤나 섬세함을 필요로 했습니다. (필자 주 : 참고로 필자는 심지를 고정시키다 도대체 제대로 고정시키는 게 없어 활동가 E에게 젓가락을 건네주고 옆에서 병을 마저 닦았다.) 그리고 고체 상태의 소이왁스를 불에 녹이기를 했는데, 회의와는 조금 다른 분위기 속에서 노래를 틀고 함께 불렀어요. 대부분 처음 만들어보는 향초 만들기와 점점 녹아가는 소이왁스에 모두들 신이 났고 그 중 사로(필자 본인)가 가장 신이 났답니다. 열정적으로 소이왁스를 휘저으며 녹이던 사로는 너무 신이 난 나머지 옆에 있던 행주를 하나 태워 먹었어요. 그렇게 녹인 소이왁스에 각각 라벤더 향과 만다린 향을 넣고, 색색의 향초를 만들기 위해 색소를 첨가했습니다. 보라색과 분홍색, 파란색, 초록색 등등의 색을 입은 액체 상태의 왁스를 조심스럽게 병에 부었습니다. 왁스는 너무 뜨겁고 병 입구는 너무 좁았기에, 여러 번 병이 아닌 책상에 왁스를 부어버린 시도 끝에 활동가들은 마침내 흘리지 않고 병 안으로 흘려 넣는 최고의 방법을 찾았어요.
(↑소이왁스를 기다리는 향초병들)
(↑녹은 소이왁스에 색소를 섞으니...)
자, 이제 활동가들에게 남은 마지막 하나의 일은 기다림입니다. 병 속의 향과 색을 섞은 소이왁스가 자연스럽게 굳어 향초가 되기까지 기다리는 것이죠. 두근두근. 활동가들은 첫 향초가 어떻게 탄생할지 설레며 기다렸어요. 그런데…. 굳어가는 몇몇 향초에 뿅뿅 구멍이 뚫리기 시작했습니다. 설레던 활동가들 마음에도 뿅뿅 구멍이 났지요. 그러나 이 향초는 활동가들의 소중한 향초이기에… 첫 걸음마는 일단 넘어지고 보는 거니까… 활동가들은 그 구멍 위에 마른 가지와 꽃, 작은 솔방울들로 구멍을 메꿔 가며 예쁘게 장식했습니다.
(↑예쁘게 굳어가는 향초들)
활동가들은 자정이 다 되도록 이어진 향초 만들기에 지쳤지만, 마지막 뒷정리까지 꼼꼼히 했습니다. 남은 재료를 한 데 모으고, 채 쓰지 못한 병을 다시 상자에 넣고. 가장 공을 들였던 청소는 바닥과 책상 위에 떨어져 굳은 왁스들을 다 쓸고 닦는 거였어요. 뜨거운 물을 동반해가며 책상을 닦고, 욕실에 쪼그려 앉아 걸레를 빨아가며 한 방울, 한 조각의 왁스도 남지 않게 깨끗이 청소했답니다.
활동가들 손에서 이렇게 만들어진 향초는 과연 어떻게 완성되어 여러분과 만나게 될까요? 아직도 향초의 향기가 남아 있는 곳에서 활동가들은 그 날을 기대하며 열심히 준비하고 있답니다. 우리 그 때 만나요!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사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