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 포스터, 슬로건 해제 공개

(소식) 포스터, 슬로건 해제 공개

22회 서울인권영화제 <불온하라, 세상을 바꿀 때까지>

 

세상은 나를 '오류'라 한다.

 

내가 아이를 낳지 않겠다고 했을 때

세상은 나에게 이기적이라고 했다.

내가 해고가 부당하다고 했을 때

세상은 나에게 조용히 하라고 했다.

내가 그 날의 진실을 알고 싶다고 했을 때

세상은 나에게 지겹다고 했다.

 

그리고 세상은 나에게 말한다.

“가만히 있으라.”

 

아니, 가만히 있지 않겠다.

차라리 불온해지겠다.

 

내 존재를 반대하는 세상에서, 오롯이 나로 살아가기 위해

나는 이기적이고, 요란하게, 지겨운 이야기들을 계속하겠다.

 

그래서 나는 광장으로 나갔다.

그곳에서 나는

삶이 깃든 공간을 포기하고 싶지 않은 당신을 만나고

없는 존재로 살지 않겠다는 당신을 만났다.

그런 당신을 세상은 역시 불온한 존재로 호명했지만

 

불온한 나는 그렇게 불온한 당신과 만나

불온한 연대를 시작했다.

세상을 바꿀 수 있다면

기꺼이 불온해지겠노라고 우리는 다짐했다.

 

‘나’로 살 수 없는 수많은 삶들을 위해

우리는 다시 광장으로 나간다.

승리에 완성은 없기에

나와 당신, 그래서 우리는 끝까지

불온하라, 세상을 바꿀 때까지.

 

 

 

 

 

<22회 서울인권영화제  "불온하라, 세상을 바꿀 때까지" 디자인 해제 

 

 

존재를 부정당했다는 비참함,

크게 소리질러도 내 목소리가 전해지지 않는듯한 무기력.

누가 언제 어디서 가할지 모를 폭력에 대한 두려움.

많은 이들이 비참한 상황에 놓인 채 끊임없이 그 자리를 견뎌낼 것을 강요당합니다.

모습이 다르다는 이유로, 다른 생각을 가졌다는 이유로, 다른 상황에 놓여있다는 이유로…

나 자신으로 살고자 하는 것, 누구나 누려야할 권리를 요구하는 것을 불온으로 치부하는 세상이라면

나는 더 적극적으로 불온한 삶이 여기 있다고,

나처럼 불온한 사람들이 너무나도 많고 그들이 고통받고 있다고 말해야만 함을 느낍니다.

슬픔과 분노, 서로에 대한 위로를 함께하며

더욱 더 제각각으로, 더욱 더 불온한 모습으로 함께 계속해서 말을 하면 할 수록

세상을 바꿀 수 있는 힘이 더욱 커질 수 있음을,

그리고 그 ‘불온’한 희망이 앞으로 나아가는 모습을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 그라픽 피엘에프(GRAFIK P.L-F)