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년 5월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T)이고 강남역 여성혐오 살해 사건 1주기입니다. 계속되는 소수자를 향한 혐오 속에 나는 삭제되고 사라져갑니다. 나는 없는 존재로 여겨지곤 합니다. 더 작고 연약해지기를, 순종하기를, 나의 정체성을 부끄러워하기를 그리고 침묵하기를 요구받습니다. 그렇게 마침내 누군가 나의 존재를 ‘나중’으로 미루며 ‘반대’한다 말하고, 합법적으로 감옥에 갇히고, 칼에 찔릴 때, 우리는 모였습니다. 우리는 다른 곳에서, 다른 삶을 살았지만 네가 느껴온 아픔을 나의 아픔처럼 느껴왔습니다. 그렇게 또 다른 나의 아픔에 모여 증언하고 연대합니다. 우리의 불온함을 긍정함으로써 세상의 불온함을 드러냅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증언하고 연대함으로. 혐오를 부수고 아직 세상이 발견 못한 것까지. 그 모든 불온함을 가진 존재가 될 것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유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