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활동가편지) 안녕하세요. 도담입니다.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9/07/25
서울인권영화제에 대해 알게 된 건 같이 살던 친구가 영화제에서 활동을 시작했다는 소식을 통해서 였습니다. 영화제 시기 즈음이면 친구는 집에 늦게 들어오기 일쑤였는데 대부분 회의를 한다거나 일을 해야한다는 이유에서였습니다. (게으르게 살자는 모토를 가졌던 친구였는데...) 힘든 일을 하는 것 같아 걱정되는 와중에 다행이다 싶었던 건 그래도 함께 하는 사람들이 그 친구의 일상을 다른 어느 곳보다 덜 괴롭히는 것 같았고, 때로는 웃고 떠들며 힘을 주는 것도 같았고, 무엇보다 덜 불안한 순간들을 많이 만들어주는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농담이라고 치부되는 말들이 켜켜히 쌓여 소외감이나 초조함을 느끼게 만드는 사람들이 아니라 함께 있으면 별 생각이 안 들게 만드는 사람들인 것 같았어요. 그랬으니 일하는 사람들을 친구로써 저에게 소개시켜주고 함께 술도 마시고, 밥도 먹고, 신나게 떠들며 놀았던 거겠죠? 그렇게 친구의 동료들과 친해지며 실질적인 것은 한 게 없지만 어쩐지 혼자 영화제 명예활동가 같은 기분도 들고는 했습니다. 그리고 운이 좋게도 그런 과정을 통해 정말 다양하면서도 모든 모습을 한 사람들이 만드는 영화제가 어떤 것인지 보게 되었어요.
누구나 어떤 면에서는 사회적 약자나 소수자가 될 수 있음을 인지하고 그것을 또 단순히 한계로만 규정짓지 않는 그런 사람들과 있는 느낌이 어떤 것인지 아는 행운은 모두에게 생기는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운이 좋게도 저는 올해부터 정식으로 영화제를 만들어가는데 작은 역할을 보태게 되었어요. 영화제에서 함께 볼 만한 영화들에 관해 이야기나누고 작은 일들을 돕습니다.
저는 환경과 페미니즘 이슈를 다루는 비영리단체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고 올해 초까지는 먹거리와 관련된 일을 하며 많은 농부와 요리사들을 만나왔습니다. 제가 갖고 있는 이야기와 생각들이 더 좋은 영화제를 만들어가는데 도움이 될 수 있길 진심으로 바라요.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자원활동가 도담입니다!
서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도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