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인권’영화제가 만들 수 있는 영화제 활동을 고민하며, 24회 서울인권영화제 준비를 시작합니다.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9/11/06
정말 오~랜만의 울림입니다. 지난 2월, 앞으로 격년으로 영화제를 개최하겠다는 꽤 긴 글을 공유했습니다. 언제나 그랬지만 턱없이 부족한 재정 상황을 공감하는 것에서 논의가 시작되었지요. 여러 고민을 담아서 올해 부터 영화제를 격년으로 개최하겠다는 글을 올려둔 후, 여유로운 마음가짐으로 조금씩 꼼지락거리며 움직여 왔답니다.
상반기에는 제17회 서울장애인인권영화제의 국내작 심사위원으로 한 해 동안 국내에서 제작된 장애인권을 다룬 작품들을 미리 보고 선정하는 작업을 함께 할 수 있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를 준비하면서 만나는 작품은 장애인권을 포함하여 여려 인권을 두루 다루는데, 장애인권에 집중된 작품을 선정하는 작업은 조금은 아쉬운 마음이 들기도, 조금 더 날카로운 시선을 갈고 닦는 수련의 시간이기도 했습니다. 함께 선정하고 논의했던 활동가(심사위원)들의 이야기는 앞으로 서울인권영화제의 국내작 심사 과정에서도 다시 곱씹어보게 될 것 같습니다.
7년 전을 마지막으로 해외 인권영화제에 방문하지 못하였는데, (조금 무리하여) 체코 프라하에서 열리는 2019 One World Human Rights Film Festival(이하 원월드 영화제)에 다녀왔어요. One World for All 팀(장애인접근권과 관련된 활동만 집중적으로 하는 팀)이 있는 원월드 영화제는, 여러 방법으로 누구나 인권영화를 볼 수 있도록 실천하고 있었습니다. 색깔자막(coloured caption: 등장인물 별로 서로 다른 색깔자막으로 대사를 구분함), 편안한 상영관(relaxed screening: 완전히 암전하지 않음, 관객석 이동이 자유로움, 관객이 자유롭게 소리를 내도 괜찮음, 등받이가 많이 넘어가는 편안한 의자가 제공됨 등) 등은 서울인권영화제가 다음 해 영화제에 시도해보고자 합니다. One World for All 팀 활동가와 두 번의 미팅을 하였는데, 각 영화제가 실천하고 있는 방법들을 공유하며 앞으로의 고민을 나누기도 하였습니다. 또한, 여러 나라의 HRFN(국제 인권영화제 네트워크) 활동가들과 만남을 통해 더욱 다양한 인권영화를 만날 수 있는 채널을 하나 더 열어둘 수 있는 시간이 되기도 하였습니다. 원월드 영화제 출장과 관련한 이야기는 앞으로 울림에서 다시 구체적으로 나눌 예정입니다.
인권영화 상영지원 활동도 꽤나 활발하게 진행되었습니다. 현재까지 60 여 작품을 상영지원하여 서울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작품을 다른 공간에서도 만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었습니다. 앞으로 더 많은 작품을 수급하여 더욱 다양한 공간에서 인권영화가 상영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장애인접근권과 관련한 활동은 조금 더 다듬어진 후에 공유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직 진행 중인 활동 묶음도 있고, 앞으로 어떻게 가지고 갈지 고민이 더 필요한 부분이 있어서 내부에서 조금 더 논의하고 공유하겠습니다. 위에 담은 것들 외에도 여러 활동들이 진행되었지만, 이번 울림에서는 이 정도만 공유할게요. 24회 울림이 지난 영화제 보다 두 달 먼저 발송을 시작하니 앞으로 여러 이야기를 나누어 전하려고 합니다.
올해는 내년에 개최될 영화제 준비를 조금 일찍 시작했습니다. 오랜 기간 자원활동가로 함께 영화제를 만들어 오던 고운 활동가가 상임활동가가 되기도 하였고, 영화제를 함께 만들어 갈 자원활동가를 예년보다 두 달 먼저 모으고 인권세미나도 조금 더 많은 인권사안을 구체적으로 다룰 수 있도록 준비했습니다. 이제 다시 북적이는 사무실에 있다보니 지난 몇 달간 놓쳐버린 활동들이 있는 것 같아서 성찰하는 시간을 가지게 되기도 하고 마음이 다시 마구 조급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함께 하는 사람들에게 기대어 다시 시동을 걸어봅니다. 울림 독자님들도 함께 해주세요. 2020년 늦은 봄, 다시 거리에서 만나요!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