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겨울에서 봄으로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21/04/09
안녕하세요 자원활동가 망나입니다. 편지를 쓰려고 보니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어떻게 편지를 쓰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편지를 쓴 건, 친구에게 썼던 건데, 친구여서 할 수 있는 말이 있었던 것 같아요. 이 편지는 누구에게 가닿을지 모르겠어서 뭐라고 적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불특정 다수에게 보내는 편지는 이다지도 어려운 일이네요. 그래서 글을 쓰는 사람들이 대단한건지도 모르겠습니다.
최근 저는 타인의 편지를 엿봤습니다. 문학동네에 기고된 이랑과 슬릭의 괄호[과:로]가 많은 편지를요. 여러분들도 찬찬히 그들의 글을 가만가만히 읽어보기를 부탁드립니다. 서로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듯한 문장들이 한 편씩 오가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저는 그들의 문장이 좋습니다)
분명 겨울에서 봄으로 넘어가는 시기인 것 같은데, 제가 근무하는 회사의 사무실은 여전히 춥습니다. 그래서 봄이 온지도 잘 모르겠습니다. 의자에는 경량패딩이 걸려 있어요. 여러분은 어떤 시절을 보내고 계실까요? 문득 궁금해집니다. 전에 편지를 쓰던 시기는 여름이었는데, 어느새 한 해가 지나고 봄이 왔습니다. 뭘 했다고 벌써 봄인지, 2021년인지 모르겠습니다. 우리 또 한 해를 잘 지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모두의 안녕을 바라며.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망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