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8호](활동펼치기/상영작 소개) <폐막작> 바다에서 온 편지 2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5/05/15
바다에서 온 편지 2
[작품정보]
30분/416연대 미디어위원회 (세월호참사국민대책회의 미디어팀)/한국/2015/컬러
경찰의 차벽은 잔혹할 만큼 높고 촘촘했다. 세월호 유족들과 집회 참여자들이 넘기에는 너무도 높은 벽이었다. 무엇 때문에 공권력은 그렇게 차벽을 사력을 다해 쳤는가. 다른 한편에선, 이미 진상규명이 다 끝난 게 아니냐는 목소리와 함께 세월호가 지겹다는 목소리가 크다. 이들의 공통점은 이제 그만 세월호 이야기를 끝내고 싶다는 것이다. 그러나 참사 1년이 지난 지금도 세월호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여전히 바닷속엔 9명의 사람이 있다. 이대로 세월호 이야기를 끝내는 것은 남은 9명의 존재는 앞으로 쭉 잊을 것이라는 선포와 같다. 누군가는 그 선포를 받아들일지 모른다. 그러나 누군가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힘껏 외친다. 9명이 바다에서 보낸 편지를 받은 것이다. 그래서 광장은 가득 찼다. 누군가는 아이의 손을 잡고 노란 풍선을 든 채 스스로 광장에 나왔고, 누군가는 이렇게까지 되도록 놔둔 게 미안하다고 스스로 광장에 나왔다. 누군가는 유족들을 향해 자신의 손을 내밀었다. 그래서 유족들은 힘을 낸다. 높고 촘촘하기 그지없는 차벽을 뚫고, 애써 진실을 회피하는 국가에게 다시 한 번 대화를 요청하기 위해.
[자원활동가들의 영화 이야기]
선훈: 그래도 수많은 사람들이 여전히 세월호라는, 기억해야만 할 것을 기억하려 노력하고 있다는 게 영화를 보면서 느낀 가장 큰 희망이었던 것 같다. '일부 세력'이라 치부하기엔 세월호를 기억하고자 하는 움직임은 너무 크다. 그렇기에 앞으로도 세월호에 대한 성찰과 추모가 계속될 것이라는 확신을 얻었다. 기억하자.
지윤: 2014년 4월16일, 많은 것을 잃었다. 그리고 올해, 다시 그날, 또 잃었다. 차벽들이 막은 건, 물대포가 겨냥한 건 발걸음만이 아니었다. 내 '일상'을 지키며, '일상'이 무너져버린 그 날을 기억하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일이 없던 지난 날들을 떠올리며, 다시 기억한다. 4월16일의 바다를, 공기를, 그 날 이후의 목소리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