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반성폭력 세미나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7/01/11
2017.01.05. 반성폭력 세미나
서울인권영화제 첫 전체모임의 두 번째 활동은 반성폭력 세미나로 진행되었습니다. 성폭력은 내게 일어나서는 안 될 일임에 분명하지만 동시에 나의 일상 어디에서나 일어날 가능성이 있는 일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가부장적 사회 바깥의 공간을 적극적으로 상상하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이지만 그러면서도 사회화 과정을 거치며 살아온 사람들이기도 합니다. 우리는 폭력의 징후를 띤 여러 문화들을 내면화했을 것이고 그것을 농담으로, 더 친해지기 위해서, 혹은 이미 친하니까 더 편하게 부지불식간에 표현할 것입니다.
비단 강요에 의한 신체적 접촉뿐만 아니라 성폭력이라고 생각할 수 있는 상황들은 여러 층위를 가지고 있습니다. 상대방에게 불쾌감이나 공포감을 줄 수 있는 언어적, 정신적 폭력까지도 포괄하고 있다고 볼 수 있겠지요. 보통 분위기를 환기하기 위해서, 혹은 어색한 침묵을 깨기 위해서 무심코 던지는 농담들, 화장 잘 먹었네. 너는 아이라인을 길게 빼야 예뻐. 등등의 발화행위들이 성폭력이 될 수도 있음을 생각하면, 사실 성폭력이란 우리의 도처에, 거의 모든 발화맥락 안에 내포되어 있다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섹슈얼리티의 다양성에 대해서 고민하는 것. 그리고 보다 더 예민해지는 것이 폭력의 징후를 띤 우리 문화를 전복하는 첫 출발이라고 생각합니다. 섹슈얼리티의 다양성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하면, 나에게 전혀 폭력적이지 않았던 여러 맥락들이 어느 누군가에겐 폭력적인 맥락이 될 수 있음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물론 처음에는 관계 맺음이 두렵고 어렵고 조심스러워 모든 발화 하나하나가 스트레스가 되겠지만 그런 과정들을 거치며 만들어낸 관계가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를 가져오는지 직접 경험한다면 어떨까요. 연대체 내 반성폭력 관련 탄탄한 매뉴얼 구축과 함께 끝없이 수행해나가야 할 새 문화, 우리 모두 함께 만들어나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