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회 서울인권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된 <옥상 위에 버마> 상영 취소 알림

22회 서울인권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된 <옥상 위에 버마> 상영 취소 알림

 

[22회 서울인권영화제 “불온하라, 세상을 바꿀 때까지"

상영작으로 선정된 <옥상 위에 버마> 상영 취소 알림]

 

지난 2017년 3월 24일, <옥상 위에 버마>는 국내작 공모를 통해 22회 서울인권영화제 상영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하지만 서울인권영화제는 다음과 같은 이유로 22회 서울인권영화제 “불온하라, 세상을 바꿀 때까지"에서 <옥상 위에 버마>를 상영하지 않기로 결정하였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2017년 4월 25일, <옥상 위에 버마> 작품의 감독 중 오현진 감독과 관련한 사건을 인지하였고 그 즉시, 해당 작품의 감독 및 사건의 피해당사자/대리인과 소통하며 논의를 이어왔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아래의 이유에 따라 <옥상 위에 버마>를 상영을 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1. 현재 해당 작품의 감독 중 오현진 감독이 가해자로 지목되어 ‘진행중’인 사건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22회 서울인권영화제에서 해당 작품을 상영하는 것이 사건의 피해당사자들에게 다시금 피해경험을 떠올리게 하는 것이 되기를 원하지 않습니다. 또한 이에 진행중인 사건과 연관하여 해당 감독이 당장의 영화 상영보다는 사건 해결에 더욱 힘을 기울였으면 합니다.

  2. 사건들은 <옥상 위에 버마> 감독 중 오현진 감독과 관련된, 젠더위계에 기반하여 발생한 사건들입니다. 모든 사건들은 아직 종결되지 않았습니다. 그 사건들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본 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창작자가 젠더위계를 이용한 행위를 하더라도 그 창작자의 작품이 수용될 수 있도록 하는 기존의 구조를 서울인권영화제가 승인하고 동조하는 것이라 판단하였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영화제’이기 이전에 ‘인권단체’ 입니다. 그래서 서울인권영화제가 ‘인권영화’를 ‘상영’하는 것은 인권 감수성 확산을 위한 인권운동의 한 방법이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서울인권영화제는 단지 영화가 담고 있는 내용만이 아니라, 그 작품을 ‘상영’하는 것이 어떤 창작자에게, 어떤 구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항상 성찰하고자 합니다. 어떤 영화를 상영함으로써 그것이 누구에게, 어떤 방식으로, 어떠한 힘을 실어줄 수 있는지를 심사숙고하여 상영작을 결정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인권단체’로서 사회적 소수자의 이야기를 담은 작품이 더 많이 상영되도록, 또 영화제가 그러한 제작 및 상영구조를 만들고자 합니다. 이에 상영작으로 선정하여 상영 계획 중에 있던 작품이, 서울인권영화제가 지켜나가고자 하는 가치와 대립하는 구조에 기여하고 있다고 판단하여 선정을 취소하기도 했습니다.

 

2016년 3월, 서울인권영화제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과 관련된 기관으로부터 제작을 지원받은 작품으로 확인된 영화를 선정 취소했습니다. 이를 계기로 서울인권영화제는 국내·외 19개 영화제와 인권·문화예술 단체들과 함께 이스라엘에 대한 BDS(보이콧(Boycott), 투자철회(Divestment), 제재(Sanctions)) 운동에 동참할 것임을 선언했습니다. ‘이스라엘에 대한 BDS 운동’으로서의 ‘보이콧’은 창작자 개인의 정체성이나 창작물의 예술적 가치에 대한 보이콧이 아닙니다. 이는 특정 창작물이 ‘생산되고 지원받는 권력 구조’에 대한 저항이며, 그것에 주목하여 보이콧에 동참할 것을 요청하는 활동입니다. 이번 <옥상 위에 버마> 상영확정 취소의 경우도 그러합니다. 젠더위계에 기반한 행위를 한 창작자의 작품을 ‘무비판적으로 상영하는 구조’에 기여하지 않기 위함입니다. 따라서 작품의 예술적 가치와 그 내용과는 무관하게, 상영확정을 취소하게 되었습니다.

([공동성명] 서울인권영화제의 <제3의 성(Third Person)>(2015) 작품 상영 취소와 함께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BDS운동을 선언합니다. http://hrffseoul.org/ko/article/2112)

 

<젠더위계 없는 독립영화 제작 및 상영구조를 함께 만들어나가겠다는 서울인권영화제의 약속>

이에 서울인권영화제는 <옥상 위에 버마>의 상영을 취소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해당 작품이 서울’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지 않기를 바라는 피해당사자들의 요청에 적극 공감하고 이들의 문제제기를 지지하며 연대의 마음을 보냅니다. 앞으로 이와 관련된 사건에 있어 서울인권영화제는, ‘영화제’가 할 수 있는 활동의 방법으로 연대할 것을 약속합니다. 또한, 본 결정이 독립영화 제작 및 상영에 있어서 창작자와 창작물 그리고 창작물을 둘러싼 구조의 관계에 대해 함께 고민할 수 있는 계기가 되기를 바랍니다. 나아가 서울인권영화제는 그 어떤 사회적 소수자도 차별받거나 배제되지 않으며 이들의 이야기를 풍부하게 전할 수 있는 독립영화 제작 및 상영구조를 함께 만들어 나갈 것임을 약속합니다.

 

2017년 5월 8일

서울인권영화제

 

* 본 문서는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가 작성하여, 사건의 피해당사자와 그 대리인, <옥상 위에 버마> 감독 모두의 확인을 거쳐 게시합니다. 관련 사건의 피해당사자들은 각 사건들이 회자되는 것을 원하지 않기 때문에 본 문서에 구체적 사실을 표현하지 않았습니다. 본 문서와 관련한 문의가 있다면 hrffseoul@gmail.com으로 연락주세요. 어떠한 의견도 귀담아 듣겠습니다.

 

* 선정작 공지 글: 2017년 22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선정을 마치며,  http://hrffseoul.org/ko/article/2184, 2017.03.24.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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