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째 날 데일리 울림] <투쟁의 파동> 섹션, 관객과의 대화 후기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7/06/01
6월 1일 목요일, 22회 서울인권영화제가 열린 첫 날, 마로니에 공원의 광장에서는 ‘투쟁의 파동’ 섹션 영화의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가졌습니다.
먼저 영화제의 첫 영화인 <플레이온>의 관객과의 대화 시간은 자원 활동가 정현님과 변규리 감독님, 비정규직없는세상만들기네트워크의 오진호 활동가님의 사회, 그리고 장진석 선생님의 수화 통역과 자원 활동가 나현님의 문자 통역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라디오 방송을 통해 노동운동을 전개하는 SK브로드밴드 노동자들의 생활을 그린 영화 <플레이온>,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평일 낮 시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객 분들이 와주셔서 함께 다양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오갔던 여러 이야기 가운데, “이들의 노동 운동은 단순한 경제적 삶의 개선이 아니라 스스로를 존엄한 존재라고 느끼며 자신의 이야기를 할 수 있게 되는, 그리하여 개별화 되어있던 구성원들이 서로를 이해해가는 과정이다”라는 오진호 활동가님의 말이 기억에 남았습니다.
잠시 쉬는 시간을 가진 뒤 <안녕 히어로>가 상영되었습니다. <안녕 히어로>는 쌍용 자동차의 부당 해고노동자인 김정운씨의 자식인 김현우 학생의 삶과 아버지 김정운씨와의 관계를 그린 영화입니다. 자원 활동가 나현님과 한영희 감독님, 쌍용차범대위의 임용현 활동가님의 사회와, 장진석 선생님의 수화 통역, 자원 활동가 심지님의 문자 토역으로 관객과의 대화 시간이 진행되었습니다. 대화 속에서 비슷한 경험을 가진 관객 분의 공감 어린 감상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섹션 이름인 ‘투쟁의 파동’의 의미, 나의 투쟁이 커다란 파동이 되어 새로운 관계를 맺고, 그렇게 우리의 투쟁이 된다는 말이 더욱 와 닿는 대화였습니다.
작은 움직임이 만들어내는 큰 변화를 종종 잊을 때가 있습니다. ‘나 하나 움직여서 되겠어?’ ‘무슨 소용이 있겠어.’ 온갖 회의가 물밀듯이 들어차는 날들을 돌이켜보니 오히려 부정하며 살았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나 저는 오늘 ‘투쟁의 파동’ 섹션 영화들의 관객과의 대화 시간을 통해 생각이 많이 바뀐 것 같습니다. 수차례의 라디오 방송이 연대를 만들고 누군가의 우직한 움직임이 주변 사람들에게 영향을 미치듯, 작다고 여길 수 있는 움직임이 우리의 삶에 큰 울림을 준다는 것을 깊이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거든요. 잔잔한 물결이 만들어낸 커다란 변화를, 우리들의 투쟁의 파동을 기억해야겠습니다. 저는 벌써부터 다음 관객과의 대화가 기다려지네요! 여러분도 그렇다면 다음 후기를 기대해주세요! :)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이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