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날 데일리 울림] <맞서다: 마주하다, 저항하다> 광장에서 말하다 스케치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7/06/04
영화제 마지막 날에는 <박근혜정권퇴진행동 옴니버스 프로젝트 ‘광장’>(이하 광장)과 <섹스, 설교 그리고 정치>를 상영하고 곧바로 <맞서다: 마주하다, 저항하다> 섹션의 ‘광장에서 말하다’를 진행했습니다. 오늘 ‘광장에서 말하다’는 이야기 손님 수도 참여하는 관객 수도 굉장히 많았는데요. 찾는 분들이 많았던 이번 ‘광장에서 말하다’의 사회는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레고가 맡아 진행하셨습니다. 이야기 손님에는 <광장> 인권해설을 써주신 박진 님(다산인권센터), <섹스, 설교 그리고 정치> 인권해설을 써주신 나영 님(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와 함께 <광장>의 감독님들 중 4분이 참여해주셨습니다. (<함성들> 이창민 감독님, <광장의 닭> 황윤 감독님, <시국페미> 강유가람 감독님, <천개의 바람이 되어> 김상패 감독님) 프로그램 진행상 모든 감독님을 모시지는 못했지만 4분의 감독님이 함께 해주셔서 이번 ‘광장에서 말하다’에서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사회를 보던 레고는 ‘광장에서 말하다’를 진행하면서 광장에서, 광장이라는 작품을 들고, 광장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것은 처음이라며 뜻 깊은 마음을 표현했습니다. 여러 이야기 손님들 중에서 나영 님(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이 <광장>과 <섹스, 설교 그리고 정치>의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을 짚어주셨는데요. 먼저 비슷한 점으로는 <섹스, 설교 그리고 정치>의 배경이 되는 브라질에서도 쿤하 의원의 탄핵이 일어나고, 낙태를 금지하는 법안에 반대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는 점이 한국의 박근혜정권의 탄핵과 2016년의 낙태금지법 철폐를 주장했던 검은시위와 비슷하다고 말해주셨습니다. 그러면서도 브라질과 한국의 상황은 결이 다르다고 하셨는데요. 한국과 달리 브라질에서는 좌파 정권이 교체되면서 여성혐오, 경제위기, 보수우파와 복음주의 기독교도들의 결합으로 정책의 우경화가 진행됐습니다. 이러한 양상은 굉장히 복합적이라고 언급하시면서 브라질에서는 한국과 달리 2013년에 동성결혼 합법화가 이루어졌다고 하셨습니다. 이런 사실로 미루어보면 브라질이 굉장히 진보적이고 인권친화적인 것 같으나 성소수자 혐오는 날로 늘어나 작년 한 해만 트랜스젠더가 150명이 넘게 살해됐다고 합니다. 브라질에서 일어났던 일들의 설명과 함께 나영님은 변화와 차별에 대한 생각이 같이 가지 않으면 인정된 권리 안으로 누군가는 계속해서 뒤로 밀리게 된다고 하셨습니다.
이 외에도 굉장히 많은 이야기가 나왔는데요. 박진님(다산인권센터)이 하셨던 말을 언급하며 이번 마무리 하겠습니다.
박근혜정권퇴진 운동을 하던 사람들을 찍은 1장의 사진을 보고 이 프로젝트를 진행하기로 마음먹었다. 그 사진에는 촛불집회 1차, 2차를 담은 사진이었는데 그 사진 속에서 60~70대 남성분들이 모여 있었다. 이 말을 한다고 그 분들을 비하하고 비난하는 것은 아니다. 단지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 대표들은 왜 항상 남성인가라는 질문이 생겼다. 그러면서 그동안 정치의 장이, 광장이, 누구의 장이였나 생각하게 되었다 기본적으로 대의정치의 장소, 저항의 장소가 됐던 곳들은 기본적으로 남성들의 목소리로 채워지게 되었음을 깨닫게 되었다. 이러한 모습을 바꾸고 싶어 ‘박근혜정권퇴진운동’을 진행하게 되었다.
22회 서울인권영화제가 진행했던 <맞서다: 마주하다, 저항하다>의 ‘광장에서 말하다’를 좀 더 자세히, 풍부하게 서술하지 못해 아쉽습니다. 이번 ‘광장에서 말하다’는 답변을 찾아가기 보다는 우리 모두에게 질문을 던지는 시간이었습니다. 그동안의 문제를 말할 때, 문제의 당사자가 아니라면 이기적이라고 시선을 보내는 사람들은 혹 내가 아니었는지, 목소리를 내고자 할 때 혹 낙인이 찍히진 않을까 노심초사하며 나에게 또는 타인에게 검열을 하진 않았는지, 말입니다. 우리는 광장에서 좀 더 평등하고, 정의로운 사회를 열망했습니다. 그 열망은 이전의 정권을 퇴진시켰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우리의 열망이 완성되었을까요? 22회 서울인권영화제는 말합니다. 승리의 완성은 없다고요. 우리는 뒤로 밀려난 사람들의 이야기로 가득 찬, 또 다른 광장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그 시작을 뒤로 밀려난 사람들의 이야기에 다가가는 것으로 시작하겠습니다. 22회 서울인권영화제는 오늘로 막을 내리지만, 서울인권영화제는 계속해서 뒤로 밀려나고, 앞으로 나아가기 힘들어하는 이들과 함께 계속해서 문제를 마주하고, 문제에 저항하겠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윤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