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원활동가 편지] 지금까지도 계속하고 있는 이유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7/08/02
서울인권영화제가 끝난 지 벌써 두 달이나 지났어요. 영화제가 끝나고는 한참을 쉬고, 여행도 다녀왔어요. 요즘은 자원 활동을 시작하기 전의 일상을 찾고 있습니다. 사실 영화제에 빠져 산 지 너무 오래되어서 기억하느라 시간이 좀 걸렸어요.
저를 처음 사무실에 계속 가게 만든 건, 자막작업이었어요. 컴퓨터 앞에 몇 시간씩 앉아서 자막을 붙이면서 서로 이야기하고 밥도 나눠 먹어요. 솔직히, 자막 작업한 시간보다 그렇게 중간중간 서로 이야기 나누던 시간이 더 기억이 남는 것 같아요.
그리고 마음을 가장 많이 쓴 부분은 시놉시스와 프로그램 노트를 쓰는 일이었습니다. 몇 주 동안 글쓰기 캠프를 온 것처럼, 계속해서 글을 쓰고 고치고 다른 사람의 글을 읽고 고민하며 '우리의 글'을 만드는 시간이었어요. 나중에 상임 활동가 친구가 '이렇게 비효율적인 방식을 따라줘서 고맙다'고 말했지만, 저는 이 과정이 비효율적이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더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거든요.
그리고 솔직히 이 모든 것보다도 그냥 이 공간이 좋았어요. 지난주에는 정말 오랜만에 사무실에 들어갔는데, 사무실 냄새가 너무 좋더라고요. (오랜만에 맡아야 좋습니다♡) 영화제 준비하며 솔직히 도망가고 싶을 때도 있고 몇 번 도망도 갔지만, 그래도 계속 가게되더라고요. 아마 저와 사람 그리고 서울인권영화제와의 관계로 만들어지는 감정인 것 같아요ㅎㅎ 그 매력에서 빠져나오지 못해서! 이렇게 하반기에도 울림을 쓰고! 정기적으로 사무실을 가고 있습니다!
혹시 내년도 자원활동을 고민하고 계신 분이 계신다면, 함께해요. 솔직히 영화제 준비하면서는 그만두고 싶겠지만, 끝나고 나면 하길 잘했다고 생각할 거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