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8일, 10월 정기상영회 화기애애가 열립니다!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7/10/16
서울인권영화제 10월 정기상영회 화기애애
오래된 가게가 있던 자리에는 사람들의 삶이 있었습니다.
가게 바닥을 와르르 굴러다니던 웃음소리나 울음소리가 있었고, 내일은 괜찮을까 근심하던 한숨과 이웃의 수다로 근심을 지우던 저녁이 있었습니다.
수많은 가게들이 사라집니다. 치솟는 임대료, 원치 않던 도시계획, 부유한 이들의 변덕에 따라 이리저리 부서지는 공간. 그 안에서도 끊임 없이 살아가기 위해 맞서는 사람들.
10월 정기상영회에서는 '삶의 공간'을 주제로 두 편의 작품을 상영합니다.
<시장이 있던 자리>
마를렌 판데르버르프 / 53분 / 네덜란드 / 다큐 / 2016 / 한글자막, 수화통역
네덜란드 로테르담 시에는 700년의 전통을 가진 시장이 있다. 많은 상인들이 그 시장에서 태어났고 자랐다. 그런 시장에 도시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주상복합 '마켓홀'이 들어선다. 시의회는 시장과 주거시설이 합쳐진 마켓홀이 로테르담의 아이콘이 될 것이라 자부하는데, 상인들은 누구도 마켓홀을 원하지 않는다. 하지만 공무원들은 시장의 규모가 축소될 것이니 마켓홀에 입점할 것인지를 결정하라고 일방적으로 통보한다. 몇 년을 장사했어도 시청의 공문 한 장에 상인들은 점포의 소유권과 함께 존재할 권리를 빼앗긴다. 시의 부당한 요구에도 상인들에겐 점포를 지키는 것이 곧 생존이기에 쉽사리 연대하기 힘들다. 상인들은 각자의 복잡한 마음을 뒤로한 채 입점 추첨장에 모인다. 그렇게 마켓홀은 완공된다.
<우리는 오늘도>
김은석 / 60분 / 한국 / 다큐 / 2017 / 배리어프리 상영
“설마설마했다.”, “상식적인 게 지켜졌으면 좋겠다.” 그지없이 순박하다. 자본을 가진 자들은 감사납게 이 순박함을 파먹으며 배를 불려왔고 불리고 있다. 애초 사유화돼선 안 될 온갖 공공재와 정보를 틀어쥐고, 마치 자신들이 취득한 것처럼 휘두르며 그 속성을 드러내는 것에 거리낌이 없어 보인다. 참으로 죄악감을 지니고 있지 않은 듯하다. 그래서 더욱 흉측하다. <우리는 오늘도> 이 영화는 수십 년간 꾸려온 우리 삶의 터전과 일상이 어느 날 송두리째 벌목 당하는 아픔과 눈물을 보여준다. 법을 휘두르는 자들과 음흉함을 덮어쓴 선한 얼굴의 건물주는 이렇게 말한다. “미관을 해친다.”, “임대계약이 만료됐다.” 그렇게 법을 볼모로 잡고 민원접수라는 미명 하에, 30여 년 넘게 지역 명소로 자리 잡아 온 서대문구 아현동 포장마차와 강남구 신사동 곱창집이 삽시간에 헐려버린다. 혹은 일상을 살아내고 있는 곳곳이 헐림을 강요받는다.
일시: 2017년 10월 28일 토요일 오후 3시 30분
장소: 해방촌이야기 (서울시 용산구 소월로20길 27)
서울인권영화제의 상영원칙에 따라 무료상영합니다. 인권영화는 누구나 볼 수 있어야 합니다.
배리어프리 상영본은 화면해설, 수화통역, 자막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사운드플렉스스튜디오(http://www. soundplex.org)에서 함께 만들어 주셨습니다 :)
상영이 끝난 뒤에 <우리는 오늘도>의 김은석 감독님과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합니다.
내몰리고 초라한 시절입니다. 그럼에도 어깨를 내어주는 이들을 만나는, '삶의 공간'을 만들며 버티어가는, 인권영화 상영회에 모두를 초대합니다.
상영회가 있는 날 저녁에는 광화문에서 촛불 1주년 대회가 열립니다. 마음의 열기를 이어 촛불로 만나뵐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문의:
서울인권영화제 / hrffseoul@gmail.com / 02-313-24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