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째 날 데일리 울림] <딩동> 관객과의 대화 스케치

[넷째 날 데일리 울림] <딩동> 관객과의 대화 스케치

[그림1 : 관객과의 대화 현장. 무대 쪽에 작게 여러 명이 보이고, 관객들이 군데군데 무대를 둘러싸고 수십 명 앉아있다. 스크린에서는 문자통역이 진행 중이다]

 

모든 축제가 그러하듯 아쉽게도 서울인권영화제가 6월 9일 오늘 폐막을 했습니다. 우리의 축제는 적막을 부수고 소란의 파동을 일으키는 데 그치지 않았으리라고 믿습니다. 세상에 옳음과 그름, 참과 거짓의 이분법 논리로 서로를 찌르고 찔리고 그 상처들로 아파하는 우리.



4일간에 축제에서 우리는 서로의 고민을 이야기했고, 현장에서 미쳐 못다 한 이야기들은 집으로 데려가지 않았을까? 하고 미루어 짐작해 봅니다. 이런저런 궤를 조금 더 이어가면 6월 9일 오늘도 영화제가 열렸던 마로니에공원 한쪽에서는 서울인권영화제와 지향이 다른 단체의 집회도, 다른 한쪽에서는 노들야학 주차장에서 평등한 밥상(야학 학생분들에게 무료 급식을 제공하기 위한 일일주점)이, 다른 한 쪽에서는 각가지 거리공연에 혼란스러움이 얼키설키한 영화제 마지막 날이었습니다.



이 모든 소란? 혼란? 을 아랑곳없이 저는 영화 <딩동>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했답니다. -혐오에 저항하다- 섹션에 묶인 <내 몸은 정치적이다> <딩동> <시국페미>는 누군가가 내 정체성을 혐오의 대상으로 바라보면 아랑곳 말고 그 정체성으로 나에게 향한 혐오에 맞서자. 내 일상을 되레 소란스럽게 해서 강요받은 '적막'을 벗어내자는 내용을 담은 영화들입니다.

 

[그림 2 : 관객과의 대화 진행 모습. 자원활동가 가비 옆에 승이 종이를 들고 있다. 양 옆에 수어통역사 선생님이 있고, 자원활동가 기윤, 정태회 감독님, 장애여성공감 장은희 활동가님이 무대에 서 있다]

 

저는 정태회 감독님께 "그저 사회적 약자들의 윙윙대는 소리로만 치부되는 이야기들에 귀 기울여야 하는 당위 같은 게 있을까요? 지금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하고 있는 제 발음처럼 잘 들리지 않잖아요. 또 영화에 나오는 분들의 장애를 명시하지 않고 얼굴만 클로즈업으로 찍으셨는데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라고 질문드렸습니다.



"장애인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여야 하는 당위는 많습니디. 예를 하나 들면 지하철역에 엘리베이터를 만들어 내면 장애인들만 이용하지 않죠. 오히려 비장애인이 더 많이 이용합니다. 할머니 할아버지 같은 분들 혹은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 아빠들도 이용할 수 있습니다. 클로즈업으로만 촬영한 이유는 우리가 상대와 이야기할 때 상대의 눈을 보며 이야기하죠. 이유는 서로 공감하면서 좀 더 깊은 이야기를 하려는 것일 겁니다. 하지만 장애인들과 이야기할 때는 그들의 몸과 몸짓에 더 집중합니다."라고 감독님은 대답해주셨어요.



장애여성공감에 장은희 활동가님은 우리의 집단이기주의에 관해 이야기 나누어 주셨습니다.



"발달장애인들이 다니게 될 특수학교 같은 혐오시설은 우리 동네에는 절대 들어오면 안 된다"하는 이야기들을 나누어주었습니다. 하나의 예로 작년에 발달장애인 부모들이 무릎까지 꿇은 일과 관련된 이런저런 이야기도 하셨지요.

 

미숙한 진행으로 정해진 시간이 다 되어 후다닥 마무리 해야 했던게못내 아쉬운 시간이었습니다.



저들의 이해관계에 있는 영화들을 '틀어라 틀지 말아라'하는 입김에서 자유롭기 위해, 서울인권영화제는 23년간 정부와 기업의 후원을 받지 않고 있지요. 4일간에 축제 동안 각자 마음에 와닿는 영화 한두 편과 손잡고 찾아와 함께해주시고, 저희 자원활동가들의 수고가 묻어있는 기념품들과 일시-정기 후원으로 힘보태주신 후원활동가분들. 그 마음에 힘 얻어 서울인권영화제는 지속할 수 있는 파동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겠지요.



보편적인 가치를 바라보며 서울인권영화제를 믿어주시는 관객 여러분이 있어, 내년도 자원활동가들은 늘 있던 바로 그 자리에 있을 겁니다. 각자의 자리에서 치열히 살아낸 우리는 웃으며 반갑게 서로를 맞이하겠지요. 서울인권영화제가 잠 들기 전에 관객 여러분이 먼저 잠 들지 않도록 서울인권영화제와 저희 자원활동가들도 목마르지 않게 축여가며 선의 그리고 열의적인 활동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가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