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장애인접근권팀 하반기 활동 스케치- 하다 보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활동펼치기) 장애인접근권팀 하반기 활동 스케치- 하다 보면 되겠지, 라는 마음으로...

안녕하세요.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채영입니다. 오랜만에 울림으로 인사드리게 되네요.

 

혹독하게 느껴질만큼 더웠던 여름이 혹독한 태풍에 쓸려 물러간 것 같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불어오는 선선한 바람이 고맙습니다. 이 글을 읽는 모든 분이 지난 여름 동안, 그리고 태풍으로부터 무사하셨기를 바라봅니다.

 

벌써 23회 서울인권영화제가 끝난 지 두 달이 넘었습니다. 영화제가 끝나면 서울인권영화제의 활동은 인권영화를 통한 ‘인권단체’로서의 활동들이 메인이 됩니다. 이 기간에 곳곳에 연대 상영을 다니며, 더 나은 영화제가 되기 위한 고민과 활동들을 쌓아 가지요.

물론 영화제를 준비하는 과정에서도 인권단체로서 영화를 매개로 어떤 인권 이야기를 전할지 고민하며 그 영화가 전달되는 방식에서 있을 수 있는 차별의 벽 또한 없애려는 고민과 시도는 끊이지 않습니다. 저희 영화제를 꾸준히 지켜봐주신 분들이라면 충분히 알아주실 거라고 믿습니다..!

 

더 나은 영화제가 되기 위해서, 그리고 영화제의 행동이 곳곳에 전염되어 더 나은 사회가 되기를 바라며 하는 많은 활동 중 하나를 소개하려 합니다. ‘장애인접근권’팀입니다. 상반기에 울림에서 진행했던 장애인접근권 시리즈를 읽으셨던 분이라면 이미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장애인접근권팀(이하 장접팀)은 올해 처음 만들어진 팀으로 서울인권영화제가 배리어프리(Barrier free)에 더욱더 가까이 가고자 모이게 되었습니다. 상반기에는 영화제 장소 오시는 길 안내를 위한 현장 답사, 자막의 소리정보와 이미지 대체텍스트 작성 기준 만들기 등의 활동을 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 23회에서 진행한 장애인접근권 관련 활동들

-       ‘오시는 길’ 안내를 위한 현장 답사

-       영화 자막 소리정보 삽입

-       이미지 대체텍스트

-       큰 글씨 리플렛

-       점자 브로셔

-       화면해설 삽입 상영작

-       모든 상영작 수어통역 영상 촬영 및 삽입

-       모든 상영작 한글자막

-       현장 문자통역

-       수어 만들기(성차별적, 비하적 수어 표현 바꾸기 또는 없는 수어 만들기)

 

그리고 지난 8월 8일부터 하반기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장접팀은 상반기의 활동을 정리하고 부족했던 점을 보완하면서 거기에 공공성을 더해 하나의 책자로 만들어보기로 했습니다. ‘장애인접근권을 실천하는 행사 만들기 안내 책자’랄까요. (책자가 나올 때는 이렇게 재미없는 제목으로 출간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너무 거대한 프로젝트여서 막막하기만 하더군요. 정리해야 할 것도 많고 수많은 정보(대부분 외국 자료) 중에서 ‘행사 준비’에 필요한 정보만을 갈무리해야 하니까요. 그래서 우선은 저희가 아는 곳에서 출발하기로 했습니다. 그렇게 상반기 활동을 주제별로 정리하고 거기에 덧붙일 정보를 모으는 일이 시작되었습니다. 길고 큰 프로젝트니까 긴 호흡으로 천천히 정리해 나가보려 합니다. 그 첫발로 오시는 길 안내를 위해 행사 장소 답사했던 과정 정리와 대체 텍스트 작성 기준을 만들기 위해 회의한 내용을 정리하고 관련 정보를 수집했습니다.

 

이러한 프로젝트가 시작된 이유를 “필요한데 없어서”라고 해도 될지 모르겠지만, 솔직한 심정은 그렇습니다.

 

“필요한데 없다.” 이 문장은 상반기 장접팀이 반복해서 맞닥뜨린 어려움이었습니다. 대체텍스트에 대한 가이드도, 소리정보에 대한 가이드도, 행사장소의 장애인접근성을 책정하기 위한 기준도 필요한데 없거나 필요한 만큼 있지 않았습니다. 또는 기준은 있으나 현실에서의 실효성은 부족해 보였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외국의 정보들을 모으고 주변 사람들의, 당사자들의 의견을 모으고, 또 현장에서의 경험으로 나름의 기준을 쌓아갔습니다. 어렵지만 재밌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리고 복장 터지는 순간이 참 많았던 시간이었습니다. 장애인접근성을 중심으로 바라본 한국 사회는 부족함이 많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원래 장애인접근권에 무지한 사람이었습니다. 이따금 장애인 인권에 관한 기사를 읽고 ‘빻은 현실’에 대해 냉소하기만 했을 뿐 구체적인 내용에 관심 두지는 않았었습니다. 장애인접근권팀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영화제 활동을 하면서 ‘대체텍스트’와 ‘소리정보’에 대해 배우면서였습니다. 저에겐 단순한 오락거리였던 사진과 소리를 ‘정보’로 접근하고 언어로 표현하는 과정에서 이 세상을 다른 방식으로 재현하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장애인접근권팀을 하면서,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만나는 경험을 더 여러 번 하게 되었고 그때마다 다양한 감정을 느꼈습니다.

 

이 재밌고 속 터지는 시간을 더 많은 분과 나누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이, 더 많은 단체가 장애인접근권을 기준으로 한국사회를 바라보고, 느끼면서 같이 “속 터져!” 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날을 위해 장접팀은 성실하게 배우겠습니다..!

 

*추신 : 서울인권영화제 장애인접근권팀은 한국에 마련되지 않았거나, 있지만 잘 알려지지 못한 대체텍스트, 소리정보, 수어 등 장애인 접근권 관련 정보를 앞으로 열심히 찾을 겁니다. (찾아야 합니다.) 관련된 제보나 도움을 언제든지 환영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