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우리가 지워지지 않는 충분한 방법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9/12/04
안녕하세요 새싹활동가 스입니다.
11월 28일 목요일에 이루어졌던 여섯 번째 세미나의 주제는 ‘팔레스타인연대활동’이었습니다. 우리는 <잇다, 팔레스타인>, <핑크워싱>, <점령의 그림자>를 보고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그리고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새라 활동가님께서 강의를 진행해주셔서 대유잼, 대유익한 시간을 보낼 수 있었습니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서는 팔레스타인에 관한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어요.
우리는 사실 어제 점심에 먹은 메뉴도 까먹기 일쑤인데, 팔레스타인이 정확히 어디에 위치하는지는 알기 쉽지 않은 것 같아요. 그리고 실제 팔레스타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지지 않고서야 전혀 알 길이 없습니다. 어쩌면 관심을 가져도 진짜 실상은 모를지도 모르니까요. 그래서 저는 제가 전혀 관심 가지고 있지 않던 분야라서 이번 세미나가 더 많이 마음을 기울이게 되고, 새로운 것들을 배워가는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그림1. 세미나가 진행 중이다. 자원활동가들은 스크린을 향해 길게 뻗은 책상 주위에 모여 앉아있다. 스크린 왼편 가장 앞쪽 자리에 앉은 팔레스타인 평화연대 새라 활동가가 스크린을 보며 왼손에 주먹을 쥐고 설명하고 있다. 활동가들은 각자 노트북과 아이패드 등으로 세미나 자료를 보고 있거나 파워포인트 자료가 영사되고 있는 앞쪽 스크린을 보고 있다.]
특히 이번 세미나를 통해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이 얼마나 충분한 일인가에 대해 같이 생각해보고 싶었습니다. <잇다, 팔레스타인>에서는 팔레스타인 전통 자수를 통해 그 장소만의 이야기를 계속해서 엮어 나갑니다. 그 안에는 한때 집을 가졌던 사람의 이야기, 그리고 집을 빼앗긴 사람의 이야기, 일상적으로 마주하는 점령, 그리고 존재함을 증명해야만 하는 끊임없는 투쟁에 대한 이야기가 녹아있습니다. 하지만 이스라엘은 너무나도 쉽게 팔레스타인의 이야기를 지우려고 하고 있고, 팔레스타인인들은 그들의 공간에서 지워지고 있습니다. 아래는 <잇다, 팔레스타인>에서 인상적이었던 대사입니다.
“죄송하지만, 당신은 존재하지 않아요”
“난 항상 여기 있었는데 지금 갑자기 내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단지 누군가 날 제명 처리했기 때문에?”
“내가 존재하지 않는 게 그렇게 간단한 일이야?”
또, <핑크워싱>에서는 이스라엘 정부가 이스라엘에서 동성애자가 누리는 권리를 강조하면서 모두가 ‘동성애자의 메카인 이스라엘’ 이야기만 듣게 만들어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에 대한 초점을 흐리고 있다고 말합니다. 영상에서는 시애틀 LGBT 위원회에서 퀴어 팔레스타인인의 이야기를 듣고, 다음날 있을 이스라엘 청소년 LGBT의 핑크워싱 행사를 취소했던 사례를 다루고 있습니다. 안타깝게도 그 뒤로 강력한 반발이 일어 행사 취소에 대한 대대적인 사과를 하게 되었지만, 시애틀의 LGBT 활동가는 이렇게 말합니다.
“비록 결국 사과했지만, 이제는 모두의 기억에 남았다는 것이 큰 의의다.”
“팔레스타인 해방의 희망은 다가오고 있다. 모두가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저는 누군가의 이야기를 들어주는 게 그 사람들의 존재를 인정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고 말씀드리고 싶었어요. 서로가 쉽게 지워지지 않도록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는 것을 느끼게 되는 시간이었습니다. 잘 듣고, 배우고, 같의 논의하고... 그래서 서인영에서의 시간이 더욱 소중하다는 결론^^ 앗, 이 이야기를 들어주셨으니 저는 오늘도 덕분에 존재하는 거네요!
마지막으로 이번 세미나 시간에 팔레스타인 시인인 라피프 지아다를 알게 돼서 함께 나누고 싶어서 열심히 찾아보았어요. 한글로 치면 거의 안 나오고, 구글에 영어로 ‘Rafeef Ziadah’라고 쳐야 자료가 좀 나옵니다. 궁금하신 분들은 검색해보세요:)
라피프 지아다 시인의 시를 보기 전에, 어떤 작가가 사람인지 알고 봐야 더 공감할 수 있을 것 같아서 간략하게 찾았어요. 라피프 지아다는 레바논 베이루트에서 팔레스타인 난민 부모 사이에 태어나 튀니지에서 자랐고, 2004년에는 토론토 요크 대학에서 공부했습니다. 지아다는 어린 나이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는데, 2004년 토론토에서 인종차별을 받은 경험으로 시를 쓰게 된 후 처음으로 대중 공연을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2009년에 첫 번째 스포큰 워드 앨범인 “Hadeel”을 발매했습니다. 라피프 지아다의 시 중에서는 “Shade of Anger”와 “We teach life, sir”로 잘 알려져 있다고 합니다.
아래 링크는 ‘We teach life, sir(선생님, 우리는 삶을 가르칩니다.)’을 낭독하는 영상이에요. 꼭 한번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이 시가 괜히 ‘스포큰 워드’ 앨범에 속해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보면서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럼 모두 라피프 지아다의 이야기를 들으러 고고!
스는 이만 총총. 다음에 또 만나요.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