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24회 서울인권영화제를 준비하는 교실④: 읽기쉬운자료만들기 교실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20/02/26
장애인접근권팀은 나날이 자라나는중(*▽*)-'읽기쉬운 자료'만들기 교실
안녕하세요 저는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요다예요.
사무실은 점점 더 익숙한 공간이 되어가고 있어요. 이제는 길을 한번도 잃지 않고 초가집이 있는 가파른 언덕까지 올 수 있답니다. 팀 활동이 본격적으로 시작된 2월의 사무실에는 늘 활동가들이 북적였습니다. 제가 속해 있는 장애인접근권팀은 묘한 매력이 있는 팀이에요. 무언가 어려운 일들을 잔뜩 하는 것 같지만 자꾸자꾸 일을 더 벌리고 싶어지는 팀이랄까요. 이것도 하고싶고, 저것도 하고싶은 와중에 저희는 차근차근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영화제를 위한 일들을 준비하고 있어요. 그동안 자막교실, 화면해설 교실을 진행했는데요, 이번에는 ‘이지리딩(읽기 쉬운 자료)’ 교실을 진행했습니다. 선재님께서 이지리딩에 대해 친절하고 재미나게 알려주셨어요. 이지리딩이란! 저도 이번 교실을 통해서 처음 알게되었는데요. 자료를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드는 작업입니다.
선재님께서
1. 당사자에게 친숙하고 쉬운 말
2. 이용을 돕는 삽화
3. 내용의 이해를 돕는 추가정보
4. 내용의 이해를 돕는 디자인
으로 쉽게 정리해주셨는데요, 예를 들면 “취업을 준비하는 청년에게 면접에 꼭 필요한 정장을 무료로 빌려주는 서비스입니다.”라는 문장을 “직장을 구하기 위해 면접을 볼 때 필요한 옷을 무료로 빌려줍니다”로 바꾸면 이해하기 더욱 쉽겠지요. 또 “밖에 나갈 때는 두꺼운 옷, 모자, 장갑,신발을 준비합니다”라는 문장을 이렇게 그림으로 표현할 수도 있겠죠?
[그림1: 미소를 띈 사람이 두꺼운 옷을 입고 모자를 쓰며, 장갑을 끼고 신발을 신고 서있다.“밖에 나갈 때는 두꺼운 옷, 모자, 장갑,신발을 준비합니다” 라는 문장을 이미지로 전달하기 위해 자원활동가 요다님이 직접 그렸다.]
또 읽기 쉽고 이해하기 쉬우려면 문단을 어떻게 나누어야 하는지, 글을 어떻게 구성해야 하는지도 배웠습니다. 원래 읽기 쉬운 자료를 만드는 과정에는 발달장애인 당사자들도 함께 참여한다고 해요. 저희도 읽기 쉬운 자료를 최종적으로 만들기 전에 발달장애인에게 감수받는 과정을 거칠 예정이에요.
저희가 직접 23회 서울인권영화제 브로셔 중 일부를 읽기 쉬운 자료로 바꾸어 보는 실습시간도 가졌는데요, 선재님의 설명을 들을 때는 이해가 잘 되었지만 막상 해보니 생각보다 어려운 작업이었어요. 어떻게 표현해야 우리의 의도를 잘 전달할 수 있을지, 누구나 쉽게 이해할 수 있을지 고민이 많아지는 작업이었어요. 또 각자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점이 달라서 우리가 평화롭게 이지리딩 자료를 만드려면 팀원들과 서로 잘 합의하는 과정도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물론 이번 실습은 아주 평화롭게 진행되었답니다.
저는 ‘읽기 쉬운 자료 만들기 수업’ 이후로 제가 일상에서 접하는 정보를 다시 보게 되었어요. 꼭 이렇게 어렵게 말해야 할까? 다른 표현이 있지 않을까? 하지만 동시에 좋은 글을 보면서 이런 고민을 하기도 한답니다. “좀 어려워 보이지만 너무나 좋은 표현인걸? ㅠㅠ”, “평소에 잘 쓰는 말은 아니지만 멋진 표현인걸?ㅠㅠ”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인권영화는 누구나 만날 수 있어야 하고 서울인권영화제는 누구나 함께할 수 있는 영화제가 되어야 한다는 것, 그러기 위해서 고민을 멈추지 않을 것이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아직 공부해야 할 것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고 회의를 하다가 막막함에 머리를 싸매기도 하지만 서울인권영화제가 6월의 광장에서 서로 다른 모두에게 가 닿을 생각을 하면 두근두근합니다. 저희는 더 고민하고 더 준비해 볼게요. 어서 따뜻해지고 시간이 후루룩 가서 여러분과 만날 수 있길!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