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별기획) BDS, 분홍빛 점령에 맞서는 평화와 문화의 연대 (1)

(특별기획) BDS, 분홍빛 점령에 맞서는 평화와 문화의 연대 (1)

팔레스타인연대문화보이콧네트워크(서울인권영화제X팔레스타인평화연대)

 

(1) 들어가는 말

(2) 핑크워싱이란?

(3) 서울인권영화제와 핑크워싱(1): 핑크 세탁기를 마주치다!

(4) 서울인권영화제와 핑크워싱(2): 핑크 세탁기를 부수다!

(5) BDS란?: 문화보이콧운동을 중심으로

(6) 세계가 마주친 핑크워싱, 그리고 BDS

(7) 우리도 마주친 핑크워싱, 그리고 BDS

(8) BDS, 나두 할 수 있어!

 

 2020년, 자동차가 날고 해저도시에서 피자를 먹을 줄 알았던 지금에도, 점령은 사라지지 않았다. 21세기의 점령은 보다 교묘하고 치밀해진다. 점령의 모습은 너무나도 명백하고 뚜렷하지만, 점령에 동원되는 장면은 점점 정교해지고 있다. 점령국은 자신의 점령을 덮는 “분쟁”의 이름을, “정당한 싸움”의 이름을 빌려온다.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이 그러하다. 잔인한 공습만으로는, 정교한 차별 체제만으로는 점령에 성공할 수 없다는 것을 이스라엘은 잘 알고 있다. 핏빛 점령을 가리기 위해 이스라엘은 스스로를 핑크빛으로, 무지개색으로, 알록달록하게 덮는다. 점령의 모습은 분명하더라도, 점령을 덮는 알록달록한 그림자를 알아차리기는 쉽지 않을 수 있다. 그러나 이 장면들은 분명 반복되고 있다. 먼저 목격한 이들이 있고, 저항하고 있는 이들이 있다.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2012년부터, 서울인권영화제는 이스라엘의 국가 홍보 전략인 핑크워싱(Pinkwashing; 성소수자를 뜻하는 색깔인 ’핑크‘와 세탁을 뜻하는 ’워싱‘의 합성어)을 2016년 직접 겪은 뒤부터 BDS운동에 동참하고 있다(공동성명“서울인권영화제의 <제3의 성(Third Person)>(2015) 작품 상영 취소와 함께 우리는 이스라엘에 대한 BDS운동을 선언합니다.”: http://hrffseoul.org/ko/article/2112). BDS란 이스라엘에 대한 보이콧・투자철회・경제재재의 약어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에 어떤 식으로든 동참하는 기업과 기관을 거부하는 운동이다. BDS의 대상에는 문화행사와 문화생산물 역시 포함되기 때문에 서울인권영화제도 많은 고민을 해왔고 이 고민을 나누고자 노력해왔다.

 

[그림1. 해가 점점 기울어가는 늦은 오후, 도심 한 복판의 아스팔트 도로에서 서울인권영화제와 팔레스타인평화연대가 함께 BDS운동 행진에 참여하고 있다. 사람들은 한쪽 차선을 가득 메워 각기 다른 단체의 깃발을 들고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 차선의 중앙에는 주황색 고깔과 함께 형광 노란색 조끼를 입은 경찰들이 서서 질서를 유지하고 있다.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레고와 자원활동가 환윤이 “퀴어 해방도, 팔레스타인 해방도 지금 당장!”이라고 크게 적힌 분홍색 현수막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현수막 하단에는 서울인권영화제와 팔레스타인평화연대의 로고가 나란히 적혀있다.]

 

 수 년 간의 활동 속에서 점차 많은 영화제와 인권/시민사회단체가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불법 점령에 대해, BDS운동에 대해 알아가고 있고 동참의 마음을 비치고 있다. 그러나 핑크워싱이 무엇인지, BDS운동이 무엇인지, 실제로 어떤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이야기하기 어려울 수 있다. 잘 안다고 해도 이에 동참하기 위해서는 어떤 고민을 거쳐야 할지, 실제로 어떤 실천을 해야 할지는 막막할 수 있다.

 

 서울인권영화제와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이러한 이야기와 고민들을 모아 BDS운동에 동참할 수 있는 길을 닦아보기로 했다. 길을 닦으려면 지금 우리가 어디에 와 있는지를 보아야 한다. 어떤 길을 지나며, 어떤 장면들을 마주했는지, 앞으로 어떤 방향을 바라보고 있는지를 8주에 걸쳐 나누고자 한다. 우리의 길이 팔레스타인 해방의 길로 맞닿을 수 있기를, 그 길에 많은 이들이 함께 할 수 있기를 바라본다.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고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