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째날 울림] 코로나19 인권영화제 “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 라이브 토크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20/07/08
코로나19 인권영화제 “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가 개막했습니다. 사방이 열려있는 마로니에 공원에서 오고 가는 사람들의 웅성거림과 발걸음 소리, 나뭇잎이 바람에 흔들리는 소리, 자동차 소리로 소란스러웠던 개막과 달리 적막한 천연동 사무실에서 맞은 개막이었습니다. 사무실에 앉아 개막을 하니 실감이 잘 나지 않는다던 한 활동가의 말이 낯선 온라인 영화제의 감상을 잘 전달해주는 것 같습니다. 영화제는 2일(목) <문밖으로: 자유를 위한 투쟁>을 시작으로 한 주 동안 하루에 한편씩 상영작을 공개합니다. 영화제 웹페이지를 통해 감상하실 수 있고, 10-11일(금-토)에는 영화를 보며 못다한 이야기를 나누는 라이브 토크가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라이브 토크는 ‘관객과의 대화’를 진행할 수 없는 상황에서 영화와 지금/여기/우리의 이야기를 이어줄, 코로나19 인권영화제의 하이라이트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가 한 사람의 힘으로 만들어지지 않듯, 코로나19 인권영화제의 라이브 토크 역시 여러 인권활동가들과 함께 합니다. 특히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와 함께 토크의 구성과 내용을 고민했습니다.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이하 코인넷)는 24개의 인권단체가 모여 코로나19 위기에서도 인간의 존엄과 평등에 기초하여 대응하고자 하는 네트워크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도 함께 활동하고 있는데요, 코인넷에서 나누었던 고민들과 이야기가 코로나19 인권영화제의 고민들과 이야기와 맞닿아있기 때문에 라이브 토크 공동주최를 제안하게 되었지요.서울인권영화제가 코로나19 인권영화제를 기획하며 나누었던 고민들, 코인넷 활동 속에서 나누었던 이야기가 만나 라이브 토크의 얼개를 짰습니다.
곧바로 인권의 현장에서 바쁘게 활동 중인 인권활동가들을 섭외했습니다. 다들 일정만 맞으면 꼭 하고 싶다며 흔쾌히 대답을 주셨죠. 출연진 섭외가 끝나고,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로 각 단체의 활동가들이 처음 모였던 순간을 기억합니다. 당면한 문제들 앞에서 어떻게 라이브 토크를 이어갈 수 있을지 막막했지만 각자의 영역에서 맞닥뜨리는 고민을 나누며 점차 실마리를 잡아갔습니다. 한 활동가의 이야기는 생생한 투쟁의 현장으로 우리를 안내했고, 또 다른 활동가의 이야기는 상상해보지 못했던 방식의 운동을 소개해주기도 했습니다. 머리를 맞대어 ‘전면금지’가 아닌 새로운 방식의 운동을 고민했습니다.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의 활동을 기사와 성명으로만 접하다가 활동가들과 직접 대면하니 같은 고민을 하고 있는 동지들을 만난 것 같아 힘이 났습니다.
이번 라이브 토크는 연분홍TV의 지원을 받아 유튜브로 생중계 됩니다. 라이브 토크는 1부 “우리는 멈출 수 없다”와 2부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1부에서는 국가 권력이 위기 상황에서 어떻게 극대화되는지, 방역 시스템 안에서 드러난 감시 체제를 들여다봅니다. 2부에서는 이러한 시스템 자체가 차별이 되는 사람들의 존재와 권리를 말합니다. 코로나19로 세상이 ‘망해버렸다’고 이야기들하지만, 이미 수많은 사회적 소수자는 ‘망해버린’ 세상에서 살아야 했죠. 하지만 다른 세상은 가능합니다. 어떻게 다른 세상을 만들어갈지에 대한 이야기가 풀어질 거예요.
사진1. 라이브 토크 1부의 패널들과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이 온라인 화상 회의를 하고 있다. 맨윗줄 왼쪽부터 진보네트워크센터 희우, 서울인권영화제 레고, 인권운동공간 활 랑희. 두번째줄 왼쪽부터 희망을만드는법 박한희, 서울인권영화제 고운, 장애여성공감 이진희, 맨아래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명.
그렇다면 1부에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는 패널들을 소개해보겠습니다! 공익인권변호사모임 희망을만드는법의 박한희님이 토크를 진행하면서 자가격리 등 행정강제조치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 합니다. 인권운동공간 활의 랑희님이 코로나19 상황에서 전면금지된 집회의 자유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실 예정입니다. 이에 더해 장애여성공감의 이진희님이 코호트 격리 조치와 탈시설에 대해, 진보네트워크센터의 희우님이 확진자 정보 공개와 관련해 정보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시려고 합니다.
2부에서는 코로나19 성소수자 긴급대책본부의 타리/나영정님이 사회자 겸 성소수자에 대한 이야기를 맡으셨고, 이주민방송MWTV와 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정혜실님께서 이주민들이 마주한 코로나19에 대한 이야기를 전해주실 예정입니다. 이어 인권운동공간 활의 기선님이 노동과 코로나19, 건강과대안/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최규진님이 공공의료, 기후위기 비상행동의 김현우님이 기후위기와 코로나19를 주제로 라이브 토크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모든 라이브 토크에는 한국수어통역과 한국어문자통역이 있습니다. 재난안내방송에서조차 장애인접근권이 제대로 실현되지 않는 현실에서 어떤 방식의 한국수어통역이 더 나은 것일지 고민했습니다. 한국농인LGBT의 보석님, 연분홍TV의 넝쿨님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현장감이 잘 전달되는 통역과 화면송출방식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만큼 부족한 점이 있을까 걱정되지만 이번에도, 앞으로도 비판적인 평가를 통해 더욱 노력해보려고 합니다.
사진2. 집회금지 규탄 기자회견 현장. 사람들이 현수막의 양 끝 모서리를 잡고 이어져있다. 여러 구호가 적힌 현수막 중에 “우리에게는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더 많은 집회가 필요하다"와 “집회금지 고시 철회하라"가 눈에 띈다.
“모두가 힘든 순간을 견디고 있다. 함께 힘내자.”는 말을 뉴스에서, 방송에서 자주 듣는 요즘입니다. 모두가 잠시 멈춰있는데, 그새 참지 못하고 밖에 나와 감염되었냐는, 확진자들을 비난하는 말도 곧잘 들려옵니다. 지난 2일, 전국 지자체의 집회금지 조치 철회를 주장하기 하기 위해 공공운수노조 및 13개 시민사회단체가 서울시청 앞에 모였습니다. 기자회견에 나선 사람들은 “집회와 안전은 대립하지 않는다”, “집회는 민주주의다” 등의 문구가 적인 플랜카드의 양 모서리를 나눠 잡고 간격을 유지했습니다. 그 사진을 보며 지금 필요한 것은 확진자를 향한 비난이 아니라, “누가 잠시 멈출 수 있는가”, 그리고 “잠시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질문하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결코 ‘잠시 멈춤’ 할 수 없는 권리와 사람들이 있으니까요. 잠시 멈출 수 없는 권리와 사람들에게 뒤로 물러서라며,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다라고 말하는 대신 잠시 멈출 수 없는 것들에 대해서 ‘어떻게 이야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싶습니다. 의료 전문가들이 말하는 것처럼 이 상황이 얼마 후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면, 보다 고심해야 할 것은 잠시 멈추는 방법이 아니라 멈출 수 없는 사람들의 안전을 보호하는 것일 테니 까요. 그러한 논의를 코로나19 인권영화제 “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 라이브 토크에서 이어가고자 합니다. 10일(금) 오후 8시와 11일(토) 오후 3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명
-
1부 라이브 토크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CVSHqlM4LZs
-
2부 라이브 토크 유튜브 링크 https://youtu.be/_hXwEi6NPRc
-
코로나19 인권대응네트워크는 코로나19 위기에서 인권을 돌아보고 인권으로 대응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시대의 인권 실천, 그 길을 비추며 함께 하겠습니다. '코로나19와 인권 - 인간의 존엄과 평등을 위한 사회적 가이드라인' 자료집은 다음 링크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https://www.sarangbang.or.kr/writing/733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