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느껴지시나요? 자막공장이 돌아가는 열기가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20/10/06
안녕하세요 자원활동가 채영입니다. 추석이 지나고 나니 날씨가 금방 쌀쌀해져서 겨울이 성큼 다가온 기분마저 드네요.
명절, 날씨 다 상관없이 서울인권영화제는 계속 달리고 달리고 달리는 중입니다. 곧 있을 24회 영화제를 위해서 말이죠..!
오늘 제가 전할 소식은 ‘장애인접근권’팀입니다. 저희끼리의 별칭으로 ‘개구리’팀이라 부르고 있어요. 팀 이름이 개구리가 된 이유는 장애인 접근권 활동 내용에 대한 워크숍 도중 일어난 사건 때문인데요, 때는 화면 해설 대본 작성 연습 숙제를 확인하는 중이었습니다. 한 활동가의 너무나도 자세한 개구리 묘사에 다른 팀원들은 감동을 해버렸지 뭐예요. 그렇게 저희는 개구리팀이 되었습니다.
개구리팀은 매주 일요일 저녁에 모여 온라인 회의를 합니다. 그전까지는 매일, 밤낮없이 곳곳에서 개구리가 활동하고 있습니다. 사부작사부작 멈추지 않고 가동되고 있는 자막 공장, 각자의 집에서, 카페에서 쉼 없이 쓰이고 있는 자막해설 작성, 자막 감수, 화면해설 대본 쓰기 등. 개굴개굴. 하루도 개구리의 울음소리가 들리지 않는 날이 없습니다.
24회 온라인 영화제를 준비하면서 저희는 장애인접근권 면에서 전보다 나아진 환경을 만들려 여러 가지를 시도하고 있습니다.
첫 번째, 소리정보 자막, 즉 자막해설 부분에 조금 변화가 생겼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는 국내작 자막에도 소리정보가 포함됩니다. 감독님들께 해설자막 작성 안내를 보내드렸고 별도로 영화마다 어떤 부분에 주의해서 작성해달라는 도움말도 발송해드렸습니다.
저희가 굳이 감독님들에게 자막해설을 작업을 요청드린 이유가 있습니다. 어떤 소리가 영화 내용전달을 위해 중요한지를 판단하여 작성하는 일은 원작자가 가장 잘 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입니다. 영화를 잘 이해할수록 영화 감상에 방해가 되지 않는 자막해설 작성이 가능하다는 것을, 지금까지의 경험을 통해 알게 됐기 때문이죠. 더불어 저희가 기대하는 것도 있습니다. 자막해설 작성을 경험해 본 감독님이 다음 작업을 하실 때 자막해설에 대한 것을 고려해보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점. 그리고 감독님들의 경험이 주변에 퍼지면 이 모든 게 장애인접근권을 알리고 실천하는 일이 되어갈 거라는 것!
앞으로 더 많은 감독님이 영화 제작 과정에 장애인접근권을 고려하게 되길 바라면서 서울인권영화제는 올해도 이 다음 영화제에서도 감독님들과 함께 자막해설 작업을 해나갈 것입니다. 여기에 동참해주신 감독님들, 감사드립니다.
두 번째 일은 화면해설을 적용한 작품 수를 늘렸다는 것입니다. 올해는 세 개의 작품에 화면해설을 입힐 예정입니다. 온라인으로 상영하기 때문에 화면해설이 필요한 사람만 선택해서 들을 수 있죠. 오프라인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웠던 것이 이번엔 가능할 것 같습니다. 여기엔 숨겨진 슬픈 이야기가 있는데요.. 원래 저희의 목표는 다섯 편을 해내는 것이었어요. 그러나 올해 영화제에 상영되는 영화 수가 많아 그만큼 일이 늘어난 탓에 화면해설 작업에 대한 욕심을 내려놓아야 했습니다.
올해 화면해설이 들어간 영화 세 편중 두 편은 다큐멘터리이고 한 편은 극영화입니다. 화면해설 대본을 쓰는 작가들에게 힘을!! 주세요..! 개굴..
이번 영화제에서 새롭게 시도하는 활동이 있습니다. ‘이지리딩’ 들어보셨나요? 이지리딩은 이해하기 쉬운 단어들을 사용하여 내용을 작성해서 한국어가 서툰 사람과 발달장애인의 정보 접근성을 높이는 작업입니다. 영화제 소개, 단체 소개 등의 정보가 이지리딩으로 제공될 예정입니다. 관심을 두고 지켜봐 주세요. 미흡한 점이 보인다면 언제든 피드백 부탁드립니다.
24회 서울인권영화제가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코로나19 인권영화제를 마친 뒤 바로 준비하느라 모두 숨을 헐떡거리며 달리고 있습니다. 아, 오해는 말아주세요. 코로나 인권19영화제가 활동가들의 과로를 만들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온라인상영을 한 경험이 24회 영화제를 만들어 가는 데에 중요한 밑바탕이 되어주고 있으니까요. 홈페이지 배치와 구성, 대체텍스트 삽입 경험, 온라인이라는 플랫폼에 대한 이해! 코로나19 인권영화제의 장점은 그대로 옮기고 아쉬웠던 점은 보완된 영화제가 되도록 애쓰고 있답니다.
코로나시대에서 살아남기 위한 서울인권영화제의 도전과 노력! 관심 갖고 지켜봐주시고 많은 동참 부탁드려요. 저희 장애인접근권팀은 꾸준히, 성실히, 더욱 다양하고 많은 사람들과 인권 이야기를 할 수 있는 장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