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그냥, 여기로 와주세요- [삶의 공간: 살다]

[현장스케치] 그냥, 여기로 와주세요- [삶의 공간: 살다]

12월 2일 저녁 7시 섹션 [삶의 공간: 살다]의 관객과의 대화가 있었습니다. 핵발전소에서 나오는 방사능으로 인해 건강과 삶의 터전에 위협을 받고 있는 월성 나아리 주민들의 투쟁을 담은 <월성>과 한국 정부의 주도하에 일을 하러 한국에 입국한 이주노동자들의 생활 환경 실태를 보여주는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이 두 영화를 통해 다수의 삶을 지탱시키기 위해 희생되고 있는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는 자리였습니다.

 

이날의 관객과의 대화에는 역대 가장 많은 수의 출연자가 자리했습니다. <월성>의 감독 남태제, 김성환님, <월성>의 인권해설을 써주신 에너지정의행동의 이영경활동가님, 영화의 주인공이시자 월성원전인접지역 이주대책위원회에서 활동하고 계신 황분희님과, 월성 주민들과 함께 투쟁 중이신 환경운동연합의 이상홍 님,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의 감독 섹 알 마문님, 정소희 님. 인권해설을 써주신 지구인의 정류장의 김이찬 님까지. 총 일곱 분이나 참석을 해주셨습니다. 40분 정도의 짧은 시간 동안 이분들의 얘기를 충분히 담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되고 시간을 충분히 드리지 못해서 죄송스럽기도 했어요.

 

정말 감사하게도, 짧은 시간 동안 모든 분이 정성스럽고 열정적인 답변을 주셨습니다. 그래서 저는 방송이 끝나고 뒤늦게 친구들에게 꼭 보라고 신신당부를 했어요. 이날 따라 접속자 수가 꽤 적었거든요. 소수의 인원만이 알고 끝내기엔 너무너무 아까운 관객과의 대화였습니다.

 

많은 이야기가 오갔는데요, 월성 주민들은 현재 어떤 상황이고 어떻게 싸움을 지속하고 계시는지. 건강은 어떠신지 나눴어요. 정부의 무책임함은 월성 주민들을 포함해 핵발전소 주변 주민들의 건강과 삶을 망가뜨리고 있습니다. 국민의 안전을 보장하지 않는 정부는 역할을 제대로 한다고 할 수 있는 걸까요!? 핵폐기물 모형을 들고 청와대 앞에서 집회하기 위해 모인 주민들을 “위험하다”며 내쫓았다는 정부. 그게 할 소린가요!? 하.. 다시 화가 나네요. 나아리 주민 중 많은 분이 갑상샘암을 진단받고 투병 중이시거나 사망하셨대요. 어린아이의 몸에서 삼중수소가 나오기도 하고 식수에서도 검출되었죠. 그런데 이런 것에 대해 정부기관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습니다. 답답하죠.

 

그거 아시나요. 한국에서 생산되는 전력의 대부분은 대도시나 공장 즉 기업이 사용하고 있다는 것. 그런데 전기 생산은 주로 지방에서, 그중에서도 농촌 마을 근처 같은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진 곳에서 이뤄지죠. 대도시의 불야성 같은 밤을 위해 수많은 농촌이 희생되고 있는 것입니다. 황분희 활동가님께서는 신신당부와 부탁을 하셨어요. 제발 나아리 주민들과 함께해달라고. 경주에 오면 꼭 월성에 들려서 우리의 현실을 봐달라고. 사회적 거리두기가 필요한 때라지만, 연대가 절실한 곳을 외면할 수는 없는 것 같습니다. 방역은 철저히. 연대는 확실히. 가능하겠죠!? ‘맥스터 자재 설치’ ‘맥스터 운반’ ‘핵페기물’ 이런 키워드들을 검색해보시길 추천해 드려요. 정부의 편의를 위해 생산된 미디어 지식 말고 ‘진짜’를 찾아보시길 바라요. 가장 좋은 방법은 영화 <월성>의 재생버튼을 누르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월성> 감독님의 마지막 말씀에 매우 동의하는 바입니다.

“핵발전소를 서울에 지읍시다! 청와대 옆에 하나, 국회의사당 옆에 하나!”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라>는 영화만으로도 그 처참한 현실에 입을 다물 수 없었는데요, 감독님들은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없어 아쉬웠다고 하셔요. 한국 정부가 만든 ‘고용허가제’를 그분들은 ‘노예제’라고 부른다 하시더라구요. 이 표현은 과장이 아닙니다. 한국에 들어온 이주노동자들은 회사를 옮길 자유도, 주거시설을 선택할 자유도, 자신의 건강을 지킬 자유도, 신변을 보호받을 권리도 주어지지 않은 환경에서 노동하고 있습니다. 한국 정부는 이주노동자들에게 직업을 알선해주는 유일한 ‘브로커’라고 합니다. 그리고 노동자들은 업주가 계약을 원해야만 한국으로 입국할 수가 있어요. 이주노동자들의 노동 기회 자체가 업주의 손에 맡겨진 현실이지요. 게다가 사업장 이동 신청을 하려면 여러 사유를 들어야 한다고 합니다. 그것도 신청하고 기다려야 한대요. 그런데 생각해보세요. 이 사업장에 이런 문제가 있어서 나는 직장을 옮기고 싶다! 라고 사업장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노동자를 어떤 업주가 옳다구나 하고 받아줄까요? 그러니 이주노동자들은 불편도 위험도 억울함도 차별도 최대한 견디면서 한국에서의 생활을 견디고 있는 것입니다.

 

한국 사람들의 큰 착각이 있는데요. 이주노동자들을 무조건 한국 사람보다 ‘부족하다’고 여기는 것이지요. 하지만 한국에 들어오기 위해 이주노동자들이 거쳐야 하는 절차는 아주 복잡합니다. 한국어 시험을 보고 기술시험도 보는 등 여러 절차와 시험을 통과한 사람만이 한국에서 일할 기회를 신청할 기회가 주어져요. 이게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나요? 그 시험들을 다 통과하면 겨우 ‘한국에 일할 기회를 주세요~’라고 신청할 기회가 주어진다는 거죠. 너무 속상하지 않나요!!!

 

이 추운 겨울. 코로나로 인해 더 고립되어야 했을 이주노동자들의 요즘은 어떤 모습일까요..?

마스크 공급 대상이 되지도 못했던 이주노동자들의 노동은 우리 생활 곳곳에 스며있습니다. 우리가 먹는 농수산물, 육가공품, 가구 등. 셀 수 없어요. 한국인이 3D라며 피하는 곳을 채우는 것이 바로 이주노동자들입니다. 이 현실을 겸허히 직시해야 할 것 같습니다.

 

한국에 들어오는 이주노동자들을 우리와 똑같은 인간으로 대우해주지 않는 것. 이 합리적이지 않은 한국의 태도가 많은 사람의 인권을 침해하고 착취하고 있습니다.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를 통해서만 알 수 있는 정보도 많답니다. 그러니 꼭 앙코르 기간을 놓치지 말고 찾아주세요!

 

서울인권영화제 온라인 상영관 http://hrffseoul24.org 

상영작->삶의 공간: 살다-> <월성> 또는 <비닐하우스는 집이 아니다> 재생하기! 

 

채영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