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스케치] 기억의 힘, 분노의 힘, 함께 하는 힘

[현장스케치] 기억의 힘, 분노의 힘, 함께 하는 힘

안녕하세요 여러분, 어제는 바로 관객과의 대화 세 번째 날이었답니다! ‘기억의 문을 열다’ 섹션의 관객과의 대화 진행은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요다님이 맡아주셨고 <기억의 전쟁>의 이길보라 감독님, <해미를 찾아서>의 이경호 감독님과 허지은 감독님, 제주다크투어의 백가윤님,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앎님이 대화에 함께 해주셨습니다. 수어통역은 한국농인 LGBT의 진영 님, 보석 님이 맡아주셨고 문자통역은 AUD 협동조합의 장정수 속기사님이, 기술후원은 창작집단3355활동가님이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사진1. 노트북에 띄어져 있는 [기억의 문을 열다]이야기손님들의 줌 화면. 2열 3행으로, 왼쪽 위부터 사회자 요다, 옆에 <기억의 전쟁> 이길보라 감독, <해미를 찾아서>의 이경호, 허지은 감독, 제주다크투어 백가윤 활동가, 한국성폭력상담소 앎활동가가 있다. 앎님 옆에는 24회 서울인권영화제 포스터가 있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는 이전과는 조금 다르게 대화에 참여한 분들이 서로를 소개하는 시간에 박수 대신 귀 옆에 반짝이는 손 모양으로 서로를 반겨주셨는데요, 덕분에 마음도 가득해지던 반짝이는 시작이었답니다.

이번 관객과의 대화는 감독님들의 화면 해설 경험과 장애인 접근권에 대한 이야기들로 시작되었습니다. 이번 영화제에서 상영된 영화들은 감독님들이 직접! 화면 해설을 해주셨는데요. 이길보라 감독님과 이경호 감독님, 허지은 감독님 모두 화면 해설 작업이 다른 사람의 위치에 서서 새롭게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작품이 확장되는 경험이었고 앞으로 영화를 제작하는 데에 있어서 좀 더 장애인 접근권을 고려할 수 있게 된 경험이었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가 감독님들과 장애인 접근권에 대하여 함께 고민하여 영상문화 자체를 바꿔보고자 하는 시도의 중요한 첫걸음이 된 것 같아 뿌듯한 대화였답니다.

대화의 두 번째 꼭지는 바로 ‘피해자’였습니다. 백가윤님은 4.3 사건의 피해자들을, <해미를 찾아서>의 감독님들과 앎 님은 미투 사건과 수많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들을, 이길보라 감독님은 베트남 전쟁의 피해자들을 중심으로 피해자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그리고 이 피해자들의 수많은 기억은 분절된 기억이 될 수 없다는 것을 절감했죠. 특히 이길보라 감독님은 우리는 피해자의 말을 듣고 있는가? 피해자의 말을 듣는다는 것은 무엇인가? 라는 질문을 해주셨습니다.

위 질문의 연장선으로 대화의 세 번째 꼭지는 ‘기억의 문을 열다’라는 섹션 명과 걸맞은 ‘기억’이었습니다. 앎 님은 미투 사건 후에, 시간이 꽤 흘렀는데도 한국은 무엇이 바뀌었고 미투 사건 중에 결과를 알고 있고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사건은 얼마나 되는지를 질문하셨습니다. 우리가 끊임없이 기억하고 질문하지 않는다면 베트남 전쟁이나 일본군 성노예 사건에 관련한 시위 같은 수십 년의 투쟁이 반복될 것이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관객 중 한 분이신 욜님은 우리가 어떻게 기억할 것인지는 시기와 상황에 따라서 파행되고 떠오르는 질문을 일단 붙잡아보고 들여다보는 것이 시작이 아닐까 생각한다는 댓글을 남겨주시기도 하셨습니다.

마지막으로, 가장 인상깊었던 가윤님의 말을 전하고자 합니다. 가윤님은 “4.3의 피해자, 생존자들은 50년 동안 목소리를 내지 못했고 4.3 사건도 베트남 전쟁과 같이 그들에게 반대하는 목소리가 있었다. 지금은 국가 차원의 진상규명과 노력으로 그러한 목소리가 소수가 되었지만 그렇지 못했던 시절이 존재했다. 이처럼 기억으로 투쟁을 하는 것은 고통스럽지만 분명히 언젠가 세상은 변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기억의 전쟁과 투쟁의 필요성을 절실하게 보여주는, 그리고 우리에게 정말 힘이 되는 한 마디였어요.

[사진2. [기억의 문을 열다] 라이브 방송 채팅창 캡쳐 사진. 이길보라 감독이 채팅창에 ‘수어통역 너무 최고네요. 자막통역도 최고’ 라고 올렸다. ]

이번 ‘관객과의 대화는 zoom을 통해 온라인으로 이루어졌음에도 기억과 연대를 중심으로 한 대화였던 만큼 함께하고 있다는 마음을 한껏 느끼게 해준 대화였습니다. 우리는 기억하기 위해서, 또 이 기억들을 토대로 연대하기 위해서 코로나19로 흉흉해진 시대에서도 이렇게 온라인으로 함께 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함께 기억하고 함께 분노할 때 세상은 비로소 다음 단계를 향해 나아갈 수 있을 것이에요. 그러한 여정에 여러분이 내일도, 모레도, 서울인권영화제 관객과의 대화로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언택트 시대에 걸맞게 음소거 상태에서도 서로를 반길 수 있는 귀 옆으로 반짝이는 박수를 함께 보여주면서요~~~

 

서울인권영화제 온라인광장 : https://www.youtube.com/channel/UCfKDOGfOCMX-vT0R4VF3ivA?view_as=subscriber 

관객과의 대화 다시 만나기 : https://youtu.be/oLGDYtsHdEk 

뀨뀨(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