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펼치기] 사무실 대청소

[활동펼치기] 사무실 대청소

얼마 전, 서울인권영화제는 새해맞이 사무실 대청소를 했습니다. 케케묵은 먼지를 털어내고 물건들이 복잡하게 쌓여 있는 구석구석을 들어내고 깔끔하게 정리했어요. 넓은 거실은 두 곳으로 분리하여 한 곳은 ‘한국농인LGBT(이하 한농퀴)’ 상임활동가들의 공간으로, 다른 한 곳은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의 공간으로 정했어요. 거창한 구분은 없어요. 그냥 테이블 하나씩을 놓고 여긴 너희 자리, 여긴 우리 자리라고 정한 것일 뿐. 조만간 한농퀴 간판이라도 하나 만들어 드릴까 봐요..!

 

하기 전에는 오래 걸릴 것 같았는데 사람 여럿이 붙으니 순식간에 끝나더군요. 생각 보다 버려야 하는 것이 없어서 놀랐어요. 지저분하게 쌓여 있던 것들을 자세히 보니 많은 것이 필요하거나 의미 있는 자료였어요. 어수선하게 흩어져 있던 자료를 한데 모으고 어긋나있던 물건들을 각 맞춰 세우니 자리가 없던 곳에 자리가 생기고, 놓을 곳 없던 물건이 들어갈 공간이 생겼어요. 정리의 마법!

 

대청소의 묘미는 옛 물건 보며 과거를 추억하기, 라는 거 아시나요? 사무실을 청소하는 과정에서도 아련~ 아련~ 시간이 중간중간 찾아왔어요. 해외 출장 숙박 영수증을 발견하기도 하고, 과거에 활동했던 활동가가 남기고 간 물건을 찾기도 했어요. 옛 영화제의 브로셔와 책자를 구경도 하고 20세기 때의 영화 포스터들을 구경하기도 했어요. 서울인권영화제 사무실은 영화제 박물관이기도 하더군요! 정말 다양한 영화의 흔적들이 사무실 곳곳에 숨겨져 있었답니다.

 

마지막으로 바닥을 쓸고 닦고 나니 광이 나는 것 같았어요. 벌러덩 드러누워서 잠을 자면 딱이겠다, 싶은 생각마저 들었죠. 슬프게도 몇몇 활동가들에게는 청소 끝이 업무 시작을 알리는 신호이기도 했답니다.. 그런 동료의 모습을 보니 이렇게 짬을 내어 같이 청소해준 것이 얼마나 고마웠는지 몰라요.

 

마당을 채운 재활용 쓰레기와 일반쓰레기 봉투들이 퇴근길을 가로막았지만, 상쾌한 마음으로 사무실을 나설 수 있었습니다. 다음 날 깨끗해진 사무실에 들어서니 그 또한 기분이 참 좋더군요!?! 올해는 작년보다 많은 사람이 사무실에 와서 자주 북적였으면 좋겠어요. 사람 없는 사무실은 앙꼬 없는 찐빵 같아라! 보일러 대신 사람의 온기로 따뜻한 사무실을 꿈꾸며 2월도 우리 잘 보내보아요. 곧 봄이 올 테니까요!

 

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채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