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나눠요] 오늘, 우리의 존재는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

[함께나눠요] 오늘, 우리의 존재는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

[일하는 여자들 스틸컷1.방송작가유니온 박지혜 전 사무차장이 검정색 큰 가방을 메고 이미지 지부장을 바라보며 웃고있다. 이미지 지부장은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다.  이들 옆으로는 은색 차들이 놓여져 있고 그 옆으로는 숲이 있다.]

[일하는 여자들 스틸컷1.방송작가유니온 박지혜 전 사무차장이 검정색 큰 가방을 메고 이미지 지부장을 바라보며 웃고있다. 이미지 지부장은 웃으며 고개를 살짝 숙이고 있다.  이들 옆으로는 은색 차들이 놓여져 있고 그 옆으로는 숲이 있다.]

 

당신의 주변에는 ‘일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있나요? 제 주변의 거의 모든 여성들은 ‘일하는 여자’이거나, ‘일했던 여자’입니다. 저는 가끔은 그 여자들의 이야기 곁에 있고, 가끔은 그 이야기 안에 있습니다. ‘여자는 계약직만 뽑는다.’, ‘여자는 본원에 갈 수 없다.’, ‘여자는 잘 안 뽑는다.’, ‘네가 여자니까 손님들에게 좀 웃어줘라.’ ••• 모두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는 비슷합니다.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른 설명 없이도 공감되는 마음이 조금은 씁쓸하기도 합니다. 24회 서울인권영화제 상영작 <일하는 여자들>은 그 공감의 마음을 엮어 만든 연대의 힘을 느낄 수 있는 영화입니다.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에, 우리는 ‘일하는 여자들’을 생각했습니다.     

 

<일하는 여자들>은 일터와 삶터의 이야기인 만큼 지금 여기와 단단하게 연결되어 있습니다. 여성 노동자가 대부분인 방송계 노동 현장은 불안정합니다. 프리랜서의 열악한 환경을 ‘자유’라는 거대한 이름으로 감추고 있습니다. 방송현장에서는 프리랜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대상으로 하는 임금 기준이나 노동 조건에 대한 원칙이 없습니다. 불평등한 현실 뿐 아니라 그 현실에 문제 제기를 할 수 있는 제도마저 없는 것입니다. 

 

타인의 말 한마디로 없어질 수 있는 ‘나의’ 일자리가 불안하지 않을 수 있을까요. 계절의 변화와 함께 체감하는 불안한 현실에 ‘자유’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요. <일하는 여자들>의 방송작가 유니온은 불평등의 시간이 농축된 방송현장을 변화 시키기 위한 노동운동을 하며 전에 없던 원칙과 기준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권력이 붙인 이름이 아닌, 스스로가 붙인 이름으로 살아내고 있습니다.

 

일하는 여자들의 노동은 쉽게 가려집니다. 그야말로 먹고 사는 ‘일’이지만, 당연시 되는 노동은 명명되지 않습니다. 직장에 다니는 ‘엄마’의 노동만 보아도 그렇습니다. 남편은 요리가 취미인 남자이지만, 아내는 요리가 숙제인 ‘엄마’입니다. 아이들을 챙기지 못하는 미안함은 엄마의 몫입니다. ‘아이도 챙기라’는 말과, ‘아이만 챙기냐’는 말 사이에서 ‘노동’의 이름이 지워져 갑니다. ‘일하는 여자들’은 최소한의 권리도 보장받지 못하는 환경이 낯선 것이 되도록, 차별적인 언어에 문제를 제기할 수 있도록 한 걸음씩 나아가고 있습니다. 

 

오늘도 살고 있는 우리의 존재는 이곳과 그곳에 있는 것만으로도 용기가 됩니다. 우리의 이야기가 엮이며 자라날 때 ‘완전한 척’하는 세상에 균열을 낼 수 있을 거라 믿습니다. 어떤 힘 앞에서도 끊이지 않는 연대로 살아가는 일을 계속해서 해낼 것 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은긍
 
<일하는 여자들>은 "24회 서울인권영화제: 우리의 거리를 마주하라" [자본의 균열] 섹션의 상영작입니다. 상영지원은 서울인권영화제 이메일 hrffseoul@gmail.com 또는 전화 02-313-2407로 문의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