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변희수 하사, 김기홍 활동가, 은용 작가의 삶과 뜻을 기억하고, 혐오와 차별 없는 우리의 내일을 이어가기로 다짐합니다. 우리는 끊임없이 서로의 안녕을 묻고 지금, 여기 우리의 존재를 드러낼 것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한 달 간의 추모 상영회를 준비하고 있으며, 그에 앞서 두 편의 영화에 대한 글을 함께 나눕니다.
함께 나눠요
내 이름은 '마리아나'입니다
나의 이름은 마리아나입니다. 나는 마리아나로 불리고 싶습니다. 여자이고 싶습니다. 길 가다 마주치는 사람들이 나를 그냥 ‘평범한’ 키 큰 여자로 봐줬으면 좋겠습니다. 그래서 소개합니다. 설명합니다. 부탁합니다. 나를 ‘마리아나’라고 불러 달라고요. 나를 여자로 대해 달라고요. 안타깝게도 그 부탁은 종종 튕겨져 나옵니다. 사람들은 자꾸 나를 우즈텍이라고 부릅니다. 엄마는 ‘아들’처럼 이야기하라고 말합니다. 어떤 사람들은 나를 보고 ‘또라이 같다’고 생각합니다. 나는 묻고 싶습니다. 나는 정말 ‘오류’에 불과한 것일까요?
[사진1. 영화 <내 이름은 마리아나> 스틸컷. 자동차들 사이로 치마를 입은 마리아나의 뒷모습.]
함께 나눠요
존재가 저항이 되어버린
이들에게
[사진2. 영화 <승리의 날> 스틸컷. 레즈비언 커플이 편안한 자세로 이불 위에 앉아 인터뷰를 하고 있다.]
(...) 축제의 소란 속에서 변함없이 이어지는 일상. 그것은 폭력과 위협 사이를 지나며 이어지는 누군가의 일상을 닮았다. 정치인의 입을 막을 수도 없고, 법을 없앨 수도 없고, 위협을 피할 수도 없는 그들은 침묵 대신 '나'의 모습대로 살기를 선택한다. 무지개 깃발을 무기 삼아 평등과 자유를 외치고 날아오는 돌을 같이 맞는다. 눈치 보지 않고 외출하기 위해서, 마음껏 사랑하기 위해서, 주어진 삶을 힘껏 살아내기 위해서 굳이 거리에 나가 돌을 맞고 혐오의 말을 마주하고 노래를 부른다.
◼︎ 여성의 날을 맞아, 서울인권영화제를 지지하는 소중한 후원활동가들과 함께 3월 7일로 넘어가는 자정부터 3월 8일 자정까지 <일하는 여자들>을 함께 보았습니다. 영화의 링크는 후원활동가들께 별도의 이메일로 전해드렸습니다.
◼︎ 김한별 감독님께서 이번 작은 상영회의 상영료를 언론노조 방송작가지부에 후원해주셨습니다. 영화 속 방송작가유니온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세요! (www.writersunion.kr)
함께 나눠요
오늘, 우리의 존재는
서로에게 용기가 되어
당신의 주변에는 ‘일하는 여자들’이 얼마나 있나요? 제 주변의 거의 모든 여성들은 ‘일하는 여자’이거나, ‘일했던 여자’입니다. 저는 가끔은 그 여자들의 이야기 곁에 있고, 가끔은 그 이야기 안에 있습니다. ‘여자는 계약직만 뽑는다.’, ‘여자는 본원에 갈 수 없다.’, ‘여자는 잘 안 뽑는다.’, ‘네가 여자니까 손님들에게 좀 웃어줘라.’ ••• 모두 다른 곳에서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들려오는 이야기는 비슷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