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활동가 편지] 해피 버스데이

[활동가 편지] 해피 버스데이

안녕하세요, 생일을 맞은 은긍입니다. 태어난 걸 축하받는다는 건 참 좋은 일이기도 하면서 부담스러운 일이기도 한 것 같아요. 영문도 모르고 태어났는데 몇 십 년을 살아왔으니 대견하기도 한 걸까요. 매일 먹는 약을 받아오자마자 7월 13일 분에 해피 버스데이를 적어놨는데 그게 오늘의 미소가 되기도 하더군요. 어디든 작은 메시지 하나 적어놓아 보아요. 어느 날에 미소가 될 지도 모르니까요! ㅋㅋ 

 

저는 요즘 스트레칭을 하면서 살아요. 기지개와 요가 그 중간이라고 하면 될 것 같습니다. 몸을 펴보고 구부려보고 접어보고 늘려보고 하는 게 재미있어요. 그리고 즉각적으로 오는 몸의 반응도 왠지 뿌듯합니다. ㅎㅎ 저는 생각을 멈추려고 또 생각을 하는 사람인데 몸을 길게 늘여뜨릴 때 만큼은 그저 빈 곳을 껴안고 숨만 쉴 수 있는 것 같아요. 

 

숨만 쉬는 데도 쌓이는 게 잔뜩인 세상에 가끔 이 편지가 미소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굳이 꺼내보지 않더라도요. 너무 큰 욕심일지도 모르겠어요. 아무튼 생일 축하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은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