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회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6호] 13회 인권영화제 상영일정표를 확인하세요~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09/05/30
1. 13회 인권영화제 상영일정표
2. 두둥! 인권영화제 재정마련을 위한 벼룩시장이 열립니다!
3. 13회 인권영화제 블로그 개설
4. 작품소개
5. 인터뷰 영상- 조세영 감독
6. 작품소개
7. 인터뷰 영상- 안창규 감독
8. 작품소개
9. 이메일 인터뷰 - 김태일 감독
10.Who killed Chea Vichea?> 작품 소개
11.Who killed Chea Vichea?>알고보면 더 잘보이는 영화
12. 하나의 목표를 위해 달려온 잊을 수 없는 시간
13. 어느 빠순이의 일코해제에 대한 소고
14.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 조세영 감독
15.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들 - 안창규 감독
6월 5일(금) - 7일(일), 청계 광장
(K)한글자막 (E)영어자막 (화)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 상영일정은 당일 현장 상황에 따라 변경될 수 있습니다.
[ 6월 5일 금요일 (Fri) 빈곤/국가의 날 ]
12:00 헤어 인디아 Hair India (K) (E) 75분
13:30 형장의 문 앞에서 At the death house door (K) 96분
15:20 누가 치아비치아를 죽였나? Who killed Chea Vichea? (K) 81분
17:00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들
The Necessary Things Around School (K) 33분 44초
17:35 작은 새의 날개 짓 (K) (화) 14분
18:00 저널리스트 Journalists (K) 52분
19:00 개막식 50분
20:00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개발에 맞선 그들의 이야기
People who can not leave (K) 60분
21:10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The Fool Doesn't Catch a Cold (K) 18분 45초
21:30 버마 VJ Burma VJ - Reporting from a closed country (K) (E) 84분
[ 6월 6일 토요일 (Sat) 평화/여성의 날 ]
12:00 2008 인권선언"얼어붙은 세상을 녹이자" (K) 16분
12:20 올리브의 색: 팔레스타인의 일상
The Color of Olives : A story of everyday life in palestine (K) (E) 97분
14:30 악마의 거래 Devil's Bargain (K) (E) 88분
16:10 백인 여러분 You white people (K) 52분
17:20 국경은 없다 Borderless (K) 64분
18:40 고양이들 Cats (K) 62분
19:50 효순씨 윤경씨 노동자로 만나다 (K) 39분
20:40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Variety Survival Talkshow (K) 80분
22:10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The time of our lives (K) 117분
[ 6월 7일 일요일 (Sun) 아동/노동의 날 ]
12:00 또 다른 행성 Another Planet (K) (E) 96분
13:50 우리는 쓰다 버리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다! (E) 22분 37초
14:15 촛불다큐_우리 집회할까요?
Shall we protest?_Chotbul documentary (K) 41분 50초
15:00 어린 광부 Child Miners (K) 45분
15:45 노예 Slaves_An Animated Documentary (K) (E) 15분
16:00 당신이 고용주라면 시각장애인을 고용하시겠습니까? (K) (화) 13분 20초
16:30 소년마부 A Young Stallman (K) 44분 30초
17:15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시즌2'320프로젝트' (K) 35분
18:00 기타(其他/Guitar) 이야기 Other Guitar Story (K) 67분
19:20 콜트콜텍 투쟁 특별공연 "잠들어 있는 기타를 깨우다!" 40분
20:00 폐막식 30분
20:30 브루크만 여성노동자 The women of Brukman (K) (E) 88분
앙코르 상영회
6월 11일(목) - 14일(일), 성미산 마을극장
(K)한글자막 (E)영어자막 (화)시각장애인을 위한 화면해설 (T)감독·관객과의 대화
[6월 11일 목요일 (Thu)]
13:00 형장의 문 앞에서 At the death house door (K) 96분
14:50 고양이들 Cats (K) (T) 62분
16:40 기타(其他/Guitar) 이야기 Other Guitar Story (K) (T) 67분
18:30 어린 광부 Child Miners (K) 45분
19:30 학교를 다니기 위해 필요한 것들
The Necessary Things Around School (K) (T) 33분 44초
20:50 브루크만 여성노동자 The women of Brukman (K) (E) 88분
[6월 12일 금요일 (Fri)]
13:00 올리브의 색: 팔레스타인의 일상
The Color of Olives : A story of everyday life in palestine (K) (E) 97분
15:00 레즈비언 정치도전기 The time of our lives (K) (T) 117분
17:40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 개발에 맞선 그들의 이야기
People who can not leave (K) (T) 60분
19:20 헤어 인디아 Hair India (K) (E) 75분
20:50 효순씨 윤경씨 노동자로 만나다 (K) 39분
21:50 우리는 쓰다 버리는 일회용 소모품이 아니다 (E) 22분 37초
[6월 13일 토요일 (Sat)]
12:00 악마의 거래 Devil's Bargain (K) (E) 88분
13:40 당신이 고용주라면 시각장애인을 고용하시겠습니까? (K) (화) 13분 20초
13:55 작은 새의 날개 짓 (K) (화) (T) 14분
14:50 백인 여러분 You white people (K) 52분
16:00 노예 Slaves_An Animated Documentary (K) (E) 15분
16:15 소년마부 A Young Stallman (K) (T) 44분 30초
17:40 2008 인권선언"얼어붙은 세상을 녹이자" (K) 16분
18:00 바보는 감기에 걸리지 않는다
The Fool Doesn't Catch a Cold (K) (T) 18분 45초
19:00 국경은 없다 Borderless (K) (T) 64분
20:50 또 다른 행성 Another Planet (K) (E) 96분
[6월 14일 일요일 (Sun)] 집중 ! "표현의 자유"
12:00 누가 치아비치아를 죽였나? Who killed Chea Vichea? (K) 81분
13:40 버라이어티 생존토크쇼 Variety Survival Talkshow (K) (T) 80분
15:40 저널리스트 Journalists (K) 52분
16:50 촛불다큐_우리 집회할까요?
Shall we protest?_Chotbul documentary (K) 42분 25초
17:35 불타는 필름의 연대기 시즌2 '320프로젝트' (K) (T) 35분
18:50 버마 VJ Burma VJ -Reporting from a closed country (K) (E) 84분
정부와 자본 등 모든 권력으로부터 독립을 지키는 인권영화제, 6월5일부터 7일까지 인권영화제가 열리는 청계광장에서 벼룩시장 부스를 운영합니다. 벼룩시장에 오셔서 물품을 구매해주셔도 되고, 인권영화제를 지지하는 많은 분들의 관심과 참여로 함께 만들어가는 인권영화제를 기대합니다! (문의: 담당- 민선 02-365-5363, 011-9915-5799) |
13회 인권영화제 블로그가 개설되었습니다. 네이버(blog.naver.com/hrfilms)와 진보넷(blog.jinbo.net/hrfilms)에 개설된 블로그에서는 상영일정과 상영작 소개 및 영화제 소식들을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많은 관심과 방문 부탁드립니다.
- (조세영/2009/다큐/80분)성폭력 피해를 경험한 여성들이 '작은말하기'라는 모임에서 '성폭력 피해 드러내기'를 시작한다. 다른 사람들과의 대화 속에 자신을 열어 사람을 발견하고 성장시킨다. 외부와 충돌을 겪으며 더 강해지는 그녀들. 피해자라는 고정관념을 깨준 용감한 그녀들의 '생존토크'는 위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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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창규/2008/다큐/33분 44초)대학 등록금은 매년 오르고 있다. 등록금 대출 이자를 내지 못해 젊은 나이에 신용불량자가 될 판이다. 영화는 고액의 등록금으로 고통 받는 대학생들의 경제적 고통에 집중하면서 '교육'이라는 공공의 권리를 강조한다. (인터뷰 전문 내용은 울림 제일 밑단에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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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태일/2009/다큐/39분)가난에서 벗어나기 위해 서울로 올라와 영등포산업선교회를 통해 노동운동에 참여한 70년대 여성노동자 송효순씨와 이랜드일반노조 사무국장인 홍윤경씨. 두 사람의 만남으로 한국에서 살아가는 여성 노동자들의 삶과 한국노동현실의 역사가 이어지고 있다. '연대(連帶)'란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 (이 인터뷰는 이메일로 진행되었습니다.)
산업선교회(이하 산선)와 특별한 인연이 있었던 것은 아니에요. 산선에서 활동했던 분의 제안을 받고 작업하게 되었습니다. 2008년이 산선 50주년이여서 행사 때 상영할 텐데 당신 하고 싶은 대로 만들라고 해서 함께 하게 되었죠. 감독님께서 2003년도에 만드신 에서는 비공식 여성노동자의 현실을 다루셨습니다. 는 그 연장선상에 있는 작품으로 여겨지는데, 특별히 여성노동자에 초점을 맞춘 이유가 있으신가요? 작업 전부터 여성노동자에게 초점을 맞춘 것은 아니었어요. 비공식노동자에 대한 작품을 하다 보니 대다수 비공식노동자가 여성들이 대부분이었어요. 산선과 관련한 작업에서도 비정규직 노동자 중에서 여성노동자가 차지하는 비중이 크다보니 그리 되었던 것 같아요. 영등포 산업선교회의 노동운동에 대한 역할에 있어서 예전과 지금이 어떻게 다를까요? 사실 산선은 한국노동운동사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에요. 초창기 어려운 시절 산선을 통해 한국노동운동이 뿌리를 내렸다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90년대 접어들면서 노동조합이 많이 생겨나면서 산선의 역할이 줄어들게 되면서 지금은 아시아연대로 확장하고 있는 중인 것 같습니다. 윤경씨가 노동현장을 지킬 수 있었던 것은 남편과 자식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그만큼 가정의 역할이 참 소중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감독님에게 있어서 가정이란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어려운 질문인데요. 늘 함께 생활하는 사람들이라 서로를 너무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신뢰를 유지하는게 어려운 부분입니다. 평등한 관계를 만들고 서로를 지지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장이라고 봅니다. 영화에서 조지송 목사님이 사람은 몸으로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육체노동의 귀함을 설명해주셨습니다. 그런데 정작 노동자에 대한 인식은 그리 좋지 않습니다. 부모세대는 자식을 노동자로 살지 않게 하려고 하고, 자식들도 노동자로 살지 않으려고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자본주의 사회에서 가장 중요한 게 돈이죠.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힘들게 일해서 버는 게 아니라 편하게 버는 것은 세상 사람들이 다 선호하죠. 노동의 소중함 보다는 돈과 권위를 가지고 살아갔으면 하는 기성세대의 바람이 왜곡되어 나타나는 예라고 봅니다. 물질이 가치의 기준이 되는 이상 어쩌면 당연한 현상이라고 봅니다. 영화 중간에 노중기 교수님이 노동운동의 단결이 어려운 이유는 자본가가 고용을 매개로 노동자를 분할 지배하려고 하기 때문이라고 말하셨습니다. 이런 분할 지배가 정규직과 비정규직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듭니다. 그렇다면 정규직/비정규직 노동자가 하나로 단결할 수 있는 방안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요? 노동연대가 기본적으로 노동하는 사람들의 연대에서 시작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은 누구보다 힘들고 어려운 부분을 몸으로 느끼기에 정규직은 비정규직의 아픔을 가장 많이 알고 있다고 봅니다. 연대하기 위해서는 내가 가진 것을 나누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즉 내가 손해 보겠다는 마음이 있어야 하는 것이죠. 그러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는데 말입니다. 영화에서 영등포 산업선교회라는 곳이 집회 장소로도 사용되어 '광장'의 역할을 했었고 노동자들의 의식을 깨우는 역할을 했을 뿐만 아니라 노동조합을 만드는데 그루터기 같은 역할을 했었다고 나타납니다. 감독님에게 있어서 영등포 산업선교회와 같이 감독님을 지지해주며 소통의 공간의 역할을 해주는 곳은 어디인가요? 현재 한국독립영화협회 다큐분과에서 게으르게 활동하는데요. 이곳이 지지와 연대의 공간입니다. 운동으로서 영화가 가진 힘에 대해 감독님의 생각을 듣고 싶습니다.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이 진짜배기라고 하시는 말씀처럼 노동하는 사람들 일하며 성실하게 살아가려는 사람들의 연대의 손길, 함께 평화롭게 살아가고 싶은 소망을 나누는 것, 이것이 기본이고 제가 영화 속에 담으려는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인권영화제의 거리 상영에 대한 지지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지금 시기에 거리에서 인권영화제를 한다는 것은 아직도 한국의 인권 현실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봅니다. (표현의 자유는) 당연한 것이라는 생각이 들어요. 좋은 공간이 아니라 거리에서 광장에서 많은 이들과 연대의 장으로 함께하는 것이 더 아름답고 소중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만 진행하고 만들어가는 분들의 고생을 생각하면 마음이 흔들립니다. - 인터뷰: 준식, 인선, 화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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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인권영화제 개막이 한 달도 채 안 남았고, 제가 자원활동을 한 지도 두 달이 넘어갑니다. 사실 저는 작년부터 인권운동사랑방에서 여러 활동들을 해왔었는데, 영화제 활동은 다른 일보다 더 특별한 의미로 제게 다가왔습니다. 처음 만난 많은 사람들과 함께 일을 하는 것도 아주 새로운 경험이었고, 몇 달이라는 긴 시간 동안 하나의 목표를 위해 열심히 달려온 것도 정말 뜻 깊은 일이었습니다. 제가 대전에 사는 바람에 매주 회의와 팀별 모임에 오는 게 사실 쉽진 않았지만 저는 돈과 시간 이상의 기대와 뿌듯함을 얻어갔습니다. 그리고 영화제 활동가 중 어린 축에 속하는 저로서는 만나는 모든 분들에게서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특히 해외팀 분들과는 함께 한 활동이 많아 잊을 수 없을 것 같네요. 작품에 대한 번역 및 감수 같이 영어가 필요한 일이 많아 해외팀이 뜻하지 않게 동떨어진 감이 있어서 조금 아쉽긴 했지만, 이제부터라도 영화제 준비를 같이 해나가며 더 많은 분들과 일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얼마 안 남았는데, 다들 열심히, 그리고 즐겁게 참여해서 잊을 수 없는 영화제를 한 번 만들어 봅시다!
- 재원
'아, 내가 왜 그 때, 그 표현을 하지 못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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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빠순이의 일코해제에 대한 소고
몇 년 전 가을, 나는 한 대학의 학부 수시모집에 지원하여 자기소개서를 쓰고 있었다. 진실함이 자기소개서를 쓰는 데에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한 나는 내 생각을 가감 없이 써나갔고, 그렇게 나온 결과물을 주위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 그런데 내 자기소개서를 본 거의 대부분의 사람들이 한 부분을 뺄 것을 권유했었다. 그들이 했던 말을 요약하면 이거다. '일코해제 하지 마라.'
'일코'란, 일반인과 코스튬플레이(어떠한 대상의 복장과 행동을 모방하는 놀이)의 합성어로 일반인을 흉내내어 행동한다는 의미를 지니고 있다. 그러므로 '일코해제'란, 일반인을 흉내내는 상태를 해제시킨다는 의미를 지닌다. 이 단어가 아이돌 세계에서 쓰일 때 '나 사실 오빠들의 열혈 빠순이오!'라고 자신의 정체성을 밝히는 것을 뜻하게 된다. 즉, 일반인으로의 나를 포기하고 열심히 대놓고 빠순질할테니 배 째라는 태도인 것이다. 일코해제는 빠순이들의 일종의 이상향이다. 그럼 일코해제 하면 되지 않느냐고? 말은 쉽다. 휴대폰 배경화면을 오빠들의 사진으로 바꿔놓는 순간, 타인에게 나는 '철 없고 수준 낮은 애'로 인식된다. 빠순이라는 것이 하나의 낙인인 셈이다.
여기서 하나 의문점이 나온다. 낙인은 불명예스럽고 욕된 판정이나 평판을 이르는 말이 아니던가? 즉 시비(是非)의 문제에서 비(非)의 판정을 말하는 것이다. 그런데 나는 '아이돌이 좋다, 싫다.'라는 말은 들어봤어도, '아이돌이 옳다, 그르다.'라는 말은 들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아이돌 팬에 대한 단어는 시비의 관점에서 접근한 단어들 투성이다. 부정적인 행위를 뜻할 때 쓰이는 접미사 -질이 들어간 '빠순질(=빠질=팬질)' 이라는 단어가 그렇고, 아이돌을 좋아하면 일반인이 아니라는 인식이 밑바탕에 깔려있는 '일코해제'라는 단어 또한 그렇다. 그리고 이러한 교묘한 접근방식 탓에 아이돌 팬들은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고 다니는 것이다.
단순한 기호(嗜好)의 문제에 시비(是非)의 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비겁한 짓이다. 정당하지 않은 방법으로 다른 이의 외침을 가로막기 때문이다. 이것은 비단 나처럼 아이돌을 신주단지 모시듯 살아가는 이들에게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다. 이 교묘한 잣대 속에 눌려서 자신의 기호나 생각을 표현하지 못한 채 '일반인 코스프레'를 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의 사례가 주변에 얼마나 많던가?
몇 년 전 가을, 그 자기소개서의 문제의 질문은 인생에 가장 영향을 끼친 사건이 무엇인지에 대한 것이었고 당시 나는 모 아이돌 그룹의 신실한 빠순이였다. 진지하게 어떤 대상에 깊이 빠져본 적이 없었던 나는 단조로웠던 내 삶에 휘몰아친 그들을 도저히 무시할 수 없었다. 그래서 당당히 일코해제했다. 몇 년이 흐른 지금 나는 아직도 일코해제 상태로 정신줄 놓고 아이돌 그룹 팬질하면서 산다. 내가 좋은데 어떡하라고.
- 연주
-'말하기'를 통해 서로 공감하고 지지하는 그녀들 이 영화를 만들게 된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사실 전에는 뉴스나 미디어에 성폭력, 강간에 대한 얘기를 들으면 굉장히 불편했었다. 2005년 말에 말하기 대회에 가게 된 것이 계기가 되었다. 거기서 피해생존자들이 말하는 것을 듣고 뉴스나 미디어에서 얘기되는 것과 또 다른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그 때 이 소재로 영화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2006년에는 데이트 성폭력에 관한 영화를 만들어 보고 싶어서 진행을 좀 하다가 2007년에 에 관한 본격적인 작업을 하게 되었다. 작은 말하기 모임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합니다. 성폭력 상담소에서 주최하는 '큰 말하기 대회'가 있다. 큰 홀에서 무대위로 성폭력 피해생존자 몇 분이 나와 자기 경험을 얘기하고 들으면서 공감을 나누는 자리이다. 그런 일회적인 행사로만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일상적으로도 소통할 수 있는 통로가 작은 말하기라는 모임이다.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평소에 말할 수 없었던 것들을 얘기하고 공감하면서 서로 지지해주는 모임이다. 가장 감추고 싶은 아픈 상처들을 드러내어 말하는 과정을 통해 스스로 치료해나가는 과정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카메라 앞에서 자신들의 상처를 이야기하기가 쉬운 결정은 아니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어떻게 그녀들은 카메라 앞에 설 수 있었나요? 일단 영화에 출연하신 분들은 따로 설득할 필요가 없었다. 영화에 출연하기에 앞서 말하기 대회에 나오셨던 것 자체가 대단한 용기를 가진 분들이기 때문에 그 용기를 조금 더 확장시킨 것에 불과하다. 자발적으로 출연을 하신 분들도 많았다. 물론 그렇지 않으신 분들도 있었다. 대회에 나오셨던 분들이지만 카메라가 다가가는 것조차 힘들어 하셨던 분들도 있었다. 영화를 촬영하면서 나도 성폭력에 대해서 또 그 분들을 대하는 방법에 대해서 많이 배웠다. 영화를 보면 가족과 같은 가까운 사람들의 말에 피해생존자들이 더 상처를 받는 장면이 나오는데(2차가해), 감독님이 말하기 모임에서 피해생존자들을 대하는데 조심스러웠던 부분은 어떤 부분이셨나요? 그 공간에 나가다 보면 사람에 대한 배려를 좀 더 생각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내 자신이 2차 가해를 준 구체적인 경험은 없었던 것 같다. 가까운 사람들의 '살았으니 된 것 아니냐', '너 같은 애한테 그런 맘이 생길까' 등의 말로 생기는 2차피해는 생존자들에게 그 사건이 있었다는 것을 굉장히 후회하게 만드는 지점들이다. 친하고 가깝다고 느껴서 말하기 힘든 것 들을 얘기했더니 그런 반응을 보이면 생존자들의 자존감을 낮게 만들고 세상에서 절대 일어나면 안 되는 일을 자기가 당한 것처럼 사건을 재해석하게 되면서 생존자들이 사건을 다시는 말할 수 없게 만드는 요인이다. 여자 스스로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까요? 밤에 일찍 다니고 운동을 하고 이런 것들이 의미 없다고 생각한다. 성폭력에도 무수한 스펙트럼이 있다. 야한 옷을 안 입고 일찍 다닌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인식의 전환, 구조나 문화가 바뀌지 않는 이상 방법이 없다고 생각한다.
말하기를 통해 여성들의 연대하는 모습을 봤습니다. 영화에서 미경이 범인의 재판하는데 참석하기 위해 군부대를 방문할 때 다른 피해생존자들이 같이 가는 모습들이 인상적입니다. 사실 같이 가서 실질적으로 도움을 준 것은 없다. 같이 가는 것으로 미경이한테 정서적으로 힘이 되어준 것 같다. 엄마나 친한 언니로부터도 지지를 받지 못했는데 같이 지지를 해주고 공감해주는 사람들이 있어 힘을 낼 수 있었던 것 같다. 보짱의 에피소드에서 보듯 운동 내에서의 성폭력도 매우 심각합니다. 얼마 전 민주노총에서 일어났던 성폭력 사건이나 레디앙에서 목수정씨의 글에 달린 댓글들을 보아도 실망스러운데 이러한 진보적 운동내의 성폭력 문제를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보짱의 경험을 듣고 사실 충격을 받았었다. 운동 사회뿐만 아니라 진보적이라는 곳에서 교묘하게 자신들의 정치적인 색깔을 드러내면서 여성을 이용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 대놓고 마초라고 하는 것보다 더 나쁘다고 생각한다. 대의를 말하면서 성폭력 피해자가 희생되는 경우가 많다. 권력의 문제인 것 같다. 결국 한국의 남성들도 직간접적으로 똑같이 피해를 보게 된다. 권력과 관계 등이 맞물려 성폭력 피해를 말할 수 없는 구조로 만드는 것 같다. 영화에서 얘기하고자 하는 것은 이러한 문제를 일단 솔직히 말해보자는 것이다. 일단 얘기가 되어야 이에 대한 대처나 방향이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영화를 시작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운동으로서 영화가 가지는 힘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아는 선배가 '돌 속에 갇힌 말'이라는 87년 부정선거에 대한 영화에 조연출을 구한다고 해서 시작하게 되었다. 대학 때 인권영화제에서 인권영화를 처음 접하고 충격을 받았었다. 특히 '난민캠프'라는 영화를 보고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무엇을 해야 할지에 대해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이 영화가 감독님에게는 개인적으로 어떤 의미를 남긴 작품이었는지 궁금합니다. 성폭력이나 강간을 뉴스에서 보게 되면 여전히 편하지 않지만 예전의 불편함과는 다른 감정을 느끼게 된다. 예전에는 언론에서 성폭력을 보도하는 태도에 대해 비판하기 보다는 막연히 불편하기만 했던 것 같다. 지금은 성폭력에 대해 자유롭게 말할 수 있게 된 것 같다. 성폭력에 대한 의미를 차근차근 짚어가고 있는 과정인 것 같다. 작년에 촬영하면서 제일 힘들었다. 하루에 1분도 성폭력을 생각 안 한 적이 없다. 나 자신이 성폭력을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지 또 이에 대해서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할까 이런 저런 고민을 하면서 '사람'에 대한 생각을 하게 되었다. 나의 시각 자체를 많이 바꾸었던 계기가 되었다. 인권영화제가 12회에 이어 올해도 표현의 자유를 위해 거리로 나왔습니다. 거리상영과 표현의 자유에 대한 지지메시지를 부탁드립니다. 올해도 인권영화제가 거리에서 상영하는데 그 용기에 정말 감탄합니다. 저도 인권영화제를 통해서 이만큼 성장하게 되었고 또 누군가가 성장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인권영화제 파이팅! - 인터뷰: 성기, 은진, 호야 /영상 촬영 및 편집: 호야 |
-경쟁만을 강조하는 사회에 맞서,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을 만듭시다! 감독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합니다. 어떤 계기로 이 영화를 만들게 되셨나요? 원래 어렸을 때부터 영화를 좋아해서 영화감독이 되는 것이 꿈이었어요. 그런데 20대를 거치며 사회적인 모순들을 접하고 나서는, 단순히 영화를 만들기보다는 세상에 무언가를 이야기하는 이야기꾼, 세상과 발맞추어 나가는 활동가가 되고 싶다는 생각으로 영상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영화에 등장하는 학생들은 어떻게 섭외하셨나요? 섭외가 쉽지 않았어요. 자기가 어렵다는 것을 카메라 앞에서 공개하는 거잖아요. 주로 지인들에게 소개 받았구요. 학생회 쫓아가서 이야기도 해보고,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을 갖는 사이트에 섭외 공지를 올리기도 했어요. 한 인터뷰이의 말 중, 함께 대응할 수도 있는데 왜 순응하느냐는 말이 있었습니다. 등록금 문제야말로 학생들과 가장 밀접한 사안인데도 관심을 끌기가 쉽지 않습니다. 대학생들이 자신들의 문제에 무관심한 이런 현상은 왜 나타나는 것일까요? 20대들에게도 문제가 있긴 하죠. 그래도 저는 기성세대의 탓이 크다고 봐요. 우리가 10대 때부터 극한 경쟁사회에 내몰렸잖아요. 뭐든지 경쟁, 경쟁... 그래서 어떤 문제를 같이 해결하는 것에 미숙한거에요. 많은 사람들이 적극적으로 문제제기하고 싸워나가야 하는데, 지금 20대들은 그런 경험이 없는거죠. 그래서 등록금이 비싸도 한숨쉬면서 휴학하고 아르바이트하면서 사슬에서 빠져나가지를 못해요. 그런 부분이 정말 안타까워요. 국립대의 경우 사립대보다는 등록금 총액이 상대적으로 적다 보니, 관심을 덜 받고 있습니다. 국립대 등록금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등록금 문제는 국립대, 사립대를 나눌 문제가 아니에요. 국립대 등록금 자체도 만만치 않거든요. 그리고 국립대도 경쟁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현실이구요. 국립대가 경쟁력을 키우겠다고 내실 없는 몸집을 막 키워나가다 보면, 결국 희생양은 학생들이에요. 학생들 공간이 부족하다면서 등록금 받아서 건물을 지어 놓고, 막상 지어놓고 보면 상업시설이 들어서고 있어요. 그런 상업시설은 또 학생들이 자기 주머니를 털어서 이용하고 있구요. 국립대가 사립대를 따라가려고 노력하면서 둘 사이의 경계가 없어지고 있어요. 언론은 등록금 문제를 어떻게 보도하고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자극적인 것만 보도되고 본질을 잘 짚어주지 않아요. 등록금이 비싸서 학생들이 힘들어하는 것은 사람들도 다 알아요. 그런데 왜 학생들이 삭발을 했을까에 대한 질문은 없어요. 그냥 '저 친구들이 힘들다'라는 것에서 끝나는 거죠. 파고 들어가면 정말 많은 이야기들이 있는데 말이죠. 많은 대학들이 등록금을 올리는 대신 장학금을 늘리겠다고 이야기합니다. 높은 등록금 문제를 장학금으로 해결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정비 사업에 들어가는 돈이면 등록금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는데요? 정비가 다 되고 나면 보기에는 좋을지도 몰라요. 하지만 강을 파헤치고 자연을 훼손하고, 청계천 때처럼 사람들을 몰아내는 일이 생길거란 말예요. 왜 자꾸 사회적인 분쟁들을 일으키는지 모르겠어요. 지금 산적한 문제도 많은데. 그 돈으로 충분히 많은 학생들이 대학 공부를 할 수 있거든요. 심정 같아서는 정신 차리라고 약이라도 사다주고 싶어요.(웃음) 등록금 문제에 있어서 우리가 도달해야 할 바람직한 최종 상태는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궁극적으로는 무상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지금 현실로 봐서는 대학 당국이나 정부나 그런 의지가 없죠. 프랑스는 대부분 다 무상교육이에요. 68항쟁 때 대학에 들어갈 당사자들인 고등학생들이 나서서 그 문제를 해결했대요. 정부가 의지가 없으면 학생들이 좀 더 문제제기를 해야 할 것 같아요. 일단 등록금 문제가 이슈화는 되었는데, 왜 비싸질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근본적인 물음들을 제시했으면 좋겠어요. 이런 시도들이 계속되다보면 무상교육까지 실현할 수 있지 않을까요. 다음 세대에는 학생들이 돈 걱정 없이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이 왔으면 좋겠어요. 그것이 우리의 몫인 것 같아요. 앞으로의 작업 계획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88만원 세대'에 관련된 작업을 해 볼 생각이에요. 그래서 지금 취업에 대한 작업을 하고 있구요. 이게 끝나면 88만원 세대의 연애와 결혼에 대한 것까지 정리를 할 생각이에요. 그리고 욕심 같아서는 일본과 한국을 비교해서 20대 청년들은 어떻게 살아가는지도 담아보고 싶어요. 이건 얼마 전에 작업을 하다가 확장한 건데요, 재미있을 것 같아요. 운동으로서의 영화가 가질 수 있는 특별한 힘은 무엇일까요? 주류 언론이 다루지 못했던 부분을 본질적으로 접근할 수 있다는 것이 운동 다큐가 갖는 강점이에요. 만드는 과정에서도 찍히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소통하면서 만드는 쪽이 갖는 재미들이 있어요. 제가 항상 성장해 나가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돼요. 표현의 자유에 제약이 가면 그것에 대항해서 인권영화제는 항상 대안적인 상영 방법을 찾고 많이 고민하고 있는 것 같아요. 이번에도 작년에 이어 야외상영을 한다고 들었는데, 원칙들을 지켜나가는 그런 모습이 아름답구요, 저도 원칙을 지켜나가는 것에 대해 강력하게 지지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많은 성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인권영화제 파이팅! - 인터뷰: 민지, 호야 /영상 촬영 및 편집: 호야 |
울림을 만드는 사람들 :
미류, 민지, 준식, 영은, 연주, 호야, 연아, 재원, 성진, 화신, 은진, 성기, 인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