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87호] 인권영화제, 2MB 정치사찰에 흔들리지 않습니다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09/07/28
인권영화제는 2000년부터 2008년까지 영화진흥위원회(이하 영진위)의 '영화단체사업지원'의 자유공모사업에 공모하여 심사 후 '영화단체사업'으로 선정되어 지원금을 받아왔습니다.
인권영화제는 지원금을 처음 받은 2000년부터 영진위에 지원금에 대해 △재정적 지원뿐 아니라 기자재 및 장소 등 영화진흥위원회가 보유하고 있는 부대시설을 사용할 수 있는 지원도 필요하다 △지원사업 선정에 있어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선정과정을 공개하고 선정이유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 △기금을 보다 광범위한 대중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기금에 대한 정보를 다양한 경로를 통해 홍보해 주길 바란다 △장애인 접근권 확보를 위한 지원확대 등 영진위가 마땅히 해야 할 몫을 요구하기도 하였습니다.
그러나 올해 3월 25일 접수 후 공표가 계획보다 늦어지더니 공표 결과 공모 신청 이후 처음으로 지원대상에서 제외되었습니다. 담당부서인 영진위 영상문화조성팀은 자유공모사업 예비심사 심사평에서 "영화진흥위원회가 시행하는 공모사업의 지원대상이 '영화단체사업'으로 적시되어 있고, 영화진흥위원회의 설립목적 또한 한국영화의 진흥에 있으므로 비영화기관이나 단체는 제외되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되었다"며 이후에도 "'영화단체사업지원'인지 '영화관련 행사라면 단체 불문하는 사업지원'인지, 목적과 기준을 명확히 하고, 공고 내용 또한 이에 맞춰 내야 한다는 점도 거론되어 건의사항으로 남기기로 했다"고 공표하였습니다.
예비심사 후 이어지는 최종 결정심사(2009년 7월 14일)가 있기 며칠 전 영진위 영상문화조성팀 김OO 팀장은 "인권영화제가 작년 촛불 집회에 나간 적이 있느냐?"라는 질문을 전화 통화로 물었습니다. 인권영화제는 이를 정치사찰로 보고 메일로 묻고 싶은 사안을 공식적으로 보내 달라고 했으나 "메일로 보낼 내용이 아니다"라며 또다시 "광우병대책위에 소속되었느냐?"는 질문을 했습니다. 두 차례 통화이후 나온 최종심사결과입니다.
인권영화제는 최종심사 결과에 대해 화가 치솟습니다. 그러나 활동가들의 내부 논의 끝에 본 심사 결과에 대해 대응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현재 민중운동 전반에 걸쳐 정치사찰을 자행하고, 기금을 삭감하여 운동진영의 주체들을 종이호랑이로 만들려고 작정한 정권입니다. 우리는 정치사찰을 비롯한 어떠한 방해에도 흔들림없이 하던 활동을 이어가고, 스스로 재정 자립도를 높이기 위해 단련하는 것이 더욱 강경한 저항이라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2009년에도 인권영화제는 인권영화제 개최를 막으려는 서울시에 맞서 인권영화제를 지지하는 많은 사람들과 단체의 힘을 모아 청계광장에서 당당하게 개최하여 보장받고 확대되어야 할 '표현의 자유'의 가치를 널리 알렸습니다. 규제와 통제로 위축하려는 시도에 맞서 일궈낸 쾌거입니다.
앞으로도 인권영화제는 인권영화제가 가졌던 초심을 지키며 열심히 싸우며 정진하겠습니다. 이명박 정권에 맞서 싸우는 동안 인권영화제가 마땅히 가야 할 길을 탄탄하게 다지며 나아 갈 것입니다. 더 많은 자원활동가들이 참여할 수 있도록, 더 많은 지지자와 후원인들을 만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가 왜 '표현의 자유'를 지키기 위해 싸웠는지, 그 싸움이 우리를 얼마나 강인하게 만들었는지 온 몸의 전율로 확인할 것입니다. 이명박 정권이 몰락할 때 지난 싸움은 가슴 벅차게 떠오를 것입니다.
지금 분노에 몸 상하지 마시고 건강 잘 챙기시길 간절히 또, 간절히 바랍니다. 싸움이 끝나기 전, 적진에서 쓰러질 수는 없습니다.
이번 반딧불에서는 "시설 밖으로, 세상을 향해"라는 제목으로 장애인 수용시설의 문제점, 그리고 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생활을 주제로 한 세 편의 영화를 상영하였습니다. 현재 장애인 탈시설을 위한 투쟁과 노숙농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사람들의 주목을 별로 받지 못하고 있습니다. 인권영화제에서는 이 문제에 대해 알리고 투쟁에 연대해야 한다고 생각하여, 장애인 탈시설을 주제로 반딧불 상영회를 기획했습니다. 우리는 '시설'이라는 이름으로 장애인을 집단 격리 수용하여 이 사회의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한 죽음을 맞게 하는 현실에 살고 있습니다. 수용의 의미는 '사회방위' 즉, 사회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 위험세력을 격리시켜야한다는 발상에서 나온 것입니다. 장애인을 수용시설에 입소시키는 것 자체로 이미 인권침해가 시작되는 것이지요. 따라서 사회복지시설 문제의 근본적인 대안은 그것의 '폐기'입니다. 현재 인천 계양구에는 70인 규모의 대규모 수용시설 신축이 강행되고 있습니다. 인천장애인차별연대에서는 '시설확충 예산을 자립생활 지원예산으로 전환하라'고 요구하고 있지만 행정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할 뿐입니다. 서울시를 비롯한 행정부처는 장애인의 인권을 가진 주체가 아닌 정비의 대상으로만 여기는 듯합니다. 지역사회와 완벽하게 격리된 수용형 시설은 장애인들에게 계속되는 죽음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 동안의 척박한 환경과 사회적 차별, 수용시설의 각종 인권유린 그리고 자립과 탈시설 패러다임을 무시한 행정편의적 정책은 끝나지 않는 죽음의 연속인 것입니다. 상영작인 는 96년 시작된 에바다학교의 투쟁을 다루고 있습니다. 은 장애인 수용시설의 인권유린과 장애인들이 사회로부터 배제되는 현실을 폭로합니다. 는 김봉조 씨의 자립생활 도전기를 담은 작품입니다. 영화 상영 후에는 최용기 님(서울 장애인 차별철폐연대 공동대표)과 방상연 님(석암재단생활인권쟁취를 위한 비대위 활동가)의 발언을 들었습니다. 관객들과 다른 활동가들도 적극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자신의 의견을 이야기해 주셨습니다. 이번 반딧불을 통해 장애인의 탈시설과 자립생활, 나아가 생존권 전반에 대한 진지한 고민과 논의가 진행되길 바랍니다. 격리되어왔던 이들이 어떤 차별도 받지 않고 자연스럽게 어울려 살 수 있는 사회를 위해 이번 상영이 작은 힘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더불어 앞으로 이어질 '찾아가는 인권영화제 반딧불'에도 많은 관심 가져주시길 부탁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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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 싶은 영화제 자원활동가들에게
날씨가 참 덥죠? 하지만 지금의 더위보다 훨~씬 더 뜨거웠던 6월의 청계광장, 그날의 기억들이 더위를 견디게 해주고 있는 요즘입니다.
6월의 그날 이후 당신들은 어떻게들 지내고 있나요?
저는 어떻게 지냈냐고요? 음...
청계에서의 뜨거웠던 3일과 재상영회를 마치고 잠시 여행을 다녀왔어요. 처음 보는 나라를 정처 없이 돌아다니며 이것저것 많이 보고 느끼고 돌아왔지요.
갔다 와서는... 영화제 팀 엠티를 다녀왔어요.(이거 뭐 놀러 다니기만 한 것 같네요.^^;) 좀 더 많은 사람들이 함께 할 수 있었다면 좋았겠지만, 뭐 함께 한 사람들과 신나고 또 뜻 깊은 시간을 보낸 듯해요.
그리고 투쟁의 현장에서 열심히(?) 싸웠어요.(진짜 열심히 싸운 분들한테는 부끄럽지만, 내가 할 수 있는 곳에서는 힘닿는 데까지 했으니까 열심히 한 거 맞죠?^^;;) 용산의 싸움에서, 범국민 대회에서, 새 인권위원장(듣보잡이란 말이 이렇게 잘 어울리는 사람도 없을 거예요ㅡ,.ㅡ) 저지투쟁에서 작은 힘이나마 보태려고 노력했어요. 아마도 그곳에서 내가 흘린 눈물과 땀들은 청계에서의 기억만큼이나 가슴에 남아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얼마 전 드디어 찾아가는 인권영화제 '반딧불' 첫 시작을 매삼화와 함께 해냈어요.^^
비록 시간이 촉박해 급하게 준비하느라 미흡한 점도 많고, 보러온 사람들도 많지는 않았지만 여러 가지 큰 이슈에 가려져서 사람들의 관심으로부터 멀어진 탈시설 장애인들의 이야기를 그들과 함께 연대하는 마음으로 해냈어요.
우리 참 기특하지 않아요?ㅎㅎㅎ^^
이런 시간들을 보내며 나의 맘속을 떠나지 않았던, 아니 우리 영화제 활동가들 맘을 떠나지 않았던 건 아마도 당신들에 대한 그리움일 거예요. 어딘가에서 각자 자신의 일들을 열심히 하고 있을 당신들이지만, 그래도 '이런 자리에 함께 했으면 참 좋겠다, 참 많이 보고 싶다'라는 생각을 계속 했습니다.
잘들 살고 있나요? 우리가 보고 싶지 않나요? 함께 술 한 잔 기울이며 이야기를 나누고 싶지 않나요? 다시 한 번 웃고 떠들며 멋진 시간들을 함께 하고 싶지 않나요? 만약 그러고 싶다면 언제든 사랑방으로 오세요. 우린 여기서 항상 당신들을 그리워하며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성기
울림을 만드는 사람들 : 인권영화제 울림팀
-성기
울림을 만드는 사람들 : 인권영화제 울림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