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92호] 서울, 2009년 겨울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09/12/17
송년인사
서울, 2009년 겨울
죽음의 2009년이 저물고 있습니다. 인권위 조직이 축소되었습니다. 평택의 공장 안에서 어느 해보다 질기고 뜨거운 여름을 보낸 이들이 있습니다. 불법 사람이라는 주홍글씨를 가슴에 새기고 쫓겨난 노동자가 있습니다. 각종 악법이 날치기로 통과됩니다. 그리고 무참하게 죽어간 우리의 용산이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1월 이후 매일매일 죽음이, 그 악몽 같은 현실이 반복됩니다.
한 해 만에 이렇게 많이 죽을 수 있을까요. 이토록 많이 죽일 수 있을까요. 역사는 2009년을 죽음과 어둠으로 기억할 것이 분명합니다. 그러나 죽음은 곧 새로운 희망의 탄생을 알립니다. 역사는 의로운 죽음을 헛되이 한 적이 없습니다. 전태일에게서 노동자인권이 시작되었고 80년 광주에서 민주주의가 싹텄습니다. 그동안 죽어간 우리의 진리와 신념은 희망과 정의의 이름으로 다시 피어나고 있습니다. 별이 바람에 스치우는 이 밤에도 모든 죽어가는 것들을 사랑해야할 이유입니다. 그리고 이 죽음위에 분노하고 투쟁하며 소중하게 지켜온 우리의 인권이 바로 설 것을 믿습니다.
지금 여기 황폐한 시대의 어둠속에서 인권을 노래하는 당신과 나의 목소리는 소중합니다. 희망을 바라보는 그대와 나의 두 눈은 말갛게 빛나고 있습니다. 2009년 한 해 울림이 우리가 모여 생명의 숲을 이루는 연대의 끈이 되었다면 좋겠습니다. 새해에도 인권영화제가 우리의 인권 감수성에 잔잔한 메아리로 울려 퍼지기를 바랍니다.
2009년, 걸어온 길 나아갈 길
거리로 나선 13회 인권영화제, 청계광장을 열다
13회 인권영화제의 가장 큰 사건은 영화제 개막 이틀 전에 청계광장 사용을 불허한다는 공문이 날아온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인권영화제는 예정대로 청계광장에서 개막식을 열기로 결정했고, 언론과 사람들의 수많은 지탄 속에 압박을 느낀 정부는 결국 청계광장을 열었습니다. 이 사건을 통해 현재 한국의 인권의 현주소를, 그리고 인권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깨달을 수 있었습니다.
인권은 돈으로 검열할 수 없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의 2009년 영화단체사업지원 사업은 아직도 종료되지 않았습니다. 기금 결정 보류 중이라고 하고 현재도 최종 결정심사는 예정되지 않았다고 합니다. 결국 현 정권의 입맛에 맞지 않는 단체들을 기금 선정 대상에서 배제하겠다는 것입니다. 인권영화제는 이 사업의 집행과정과 이후 일정에 대한 정보공개청구를 하고, 영진위가 마땅히 해야 할 역할을 촉구할 것입니다.
인권영화제 활동은 계속됩니다
반딧불팀
찾아가는 인권영화제 반딧불은 한 해 동안 인디스페이스 매삼화 기획과 연대하여 세 차례의 상영을 진행했습니다. 어두운 밤길을 비추는 반딧불은 농성장, 집회현장, 장애인 자립센터 등 인권을 이야기하는 현장을 찾아 언제나 함께 연대하며 영화를 상영하고 함께 간담회를 하는 등의 프로그램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홍보팀
홍보팀은 인권영화제를 널리 알리기 위해 주로 블로그를 활용한 인터넷 홍보방법을 모색해왔습니다. 아직 완성이 아닌 진행형이지만, 멈추지 않는 생각으로 보다 창의적인 홍보팀이 되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후원활동가 조직팀
후원활동가 신청 카드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내년 1월 말 인권영화제를 지지하고 후원해주시는 분들,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모든 영화제 활동가들과 만나는 "하라 파티"를 기획하고 있습니다.
해외팀
독일 뉘른베르크 국제인권영화제 출장 이후 감독들에게 프리뷰를 요청하고 있습니다. 또한 암스테르담국제다큐페스티발 상영작 시놉시스를 검토, 번역하여 인권 관련 작품을 가려내는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울림팀
2009년 하반기, 울림은 7월부터 12월까지 총 6회(87호~92호) 발송되었습니다. '영화제 소식'을 통해 영진위 기금의 편파적 선정에 대한 입장, 하반기 영화제 정기회의 시작, 독일뉘른베르크인권영화제 참석, 반딧불 상영회, 지역 인권영화제 소식 등을 전했습니다. 그리고 88호부터 하반기 기획으로 새롭게 선보인 '인권영화 다시보기'라는 꼭지와 함께 독자들을 찾아뵈었습니다. 작품 소개, 배경 설명, 영화 리뷰로 구성하여 다양한 인권영화를 살펴보았습니다. '활동가 인터뷰'와 '자원활동가 편지'에서는 자유활동가, 후원활동가, 자원활동가 등 영화제에서 활동하고 있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함께 나눴습니다.
울림 독자 여러분께
울림 독자 여러분, 이번 울림은 어땠나요? 기사에 대한 의견, 읽고 난 감상, 울림을 위한 조언 등이 있으면 메일( hrfilmfestival@empal.com)로 보내주세요. 독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