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회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1호] 새로 개편된 14회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0/03/11
영화제 소식
새로 개편된 14회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이번 호는 새롭게 개편된 14회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1호(전체 95호)입니다. 본격적으로 영화제 준비를 시작하면서 울림도 새로운 기획을 준비했습니다.
영화제 소식 : 지금 인권영화제에서 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활동을 하고 있는지 알려드립니다.
국내작 소개 : 작품 소개와 함께 국내작 감독들의 생생한 목소리를 들어볼 수 있는 인터뷰 기사와 영상을 기획했습니다.
해외작 소개 : 자원활동가들이 직접 제작한 예고편 영상을 통해 해외작을 미리 만나보세요.
어! 울림 : 영화제 활동가들이 어떻게 활동하고 있는지 친근하고 재미있게 전달해 드리는 네 컷 만화입니다.
일상 속의 : 일상 속에서 느꼈던 감시와 검열의 시선을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풀어내보고자 합니다.
자원활동가 편지 : 자원활동가들이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지난 호 독자의견 : 울림을 받아보신 독자 여러분의 의견을 울림에 실어드립니다.
편집후기 : 울림팀 활동가들이 편집을 마친 소감을 이야기합니다.
아직 국내작과 해외작 선정이 끝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 호에는 국내작 소개와 해외작 소개가 실리지 않습니다. 앞으로 격 주 수요일에 발행될 울림, 많이 기대해주세요!
청계광장 사용 불가 통보
14회 인권영화제를 개최하기 위해 지난 3월 2일 오전 9시경, 서울특별시시설관리공단 청계광장담당자에게 광장 사용신청서를 보냈습니다. 5월과 6월은 일정이 모두 잡혀있다고 하여, 4월 30일로 바짝 당겨서 신청서를 냈 습니다. 그러나 3월 4일, 광장관리팀은 당일특급 공문서를 통해 "승인된 행사일정과 중복되어, 사용승인이 불가함을 통보하오니 널리 이해하여 주시기 바랍니다"라는 답변을 보내왔습니다. 인권영화제는 빠른 시일 내에 광장 사용 일정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할 예정입니다. 국가가 독점하다시피 하고 있는 광장 사용 내용을 확인하고 대응 방법을 짤 계획입니다. 동시에 영화제 개막 장소를 물색해야 합니다. 다른 광장을 찾아야 할텐데요, 서울이 갖출 것 다 갖춘 그럴싸한 도시처럼 보이지만, 실제로 사람들이 자유롭게 모일만한 '공터'도 몇 개 없는 변변찮은 수도라는 현실. `14회'는 더 힘들겠지만 '개막'은 비상하게 열 것!
국내작 최종 발표 일정
국내작 공모 마감을 일주일 연장한 관계로 3월 초 예정이던 국내작 발표가 늦어지게 된 점 양해 부탁드립니다. 14회 인권영화제 국내작 발표는 3월 15일 또는 16일 인권영화제 홈페이지를 통해 공지할 예정입니다.
새로운 자원활동가, 활동 시작!
자원활동가 오리엔테이션 이후, 20여명의 자원활동가들이 새로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각각 해외팀, 국내팀, 울림팀, 홍보팀, 자막팀에 배치되어 올해 영화제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14회 인권영화제 준비가 더 활기차게 진행되는 느낌이네요. 올해도 멋진 자원활동가들의 활약을 기대해주세요.
어! 울림
일상 속의
기획의도
조지 오웰은 소설 에서 소수의 목적에 의해 대중이 통제되는 전체주의 사회를 그렸습니다. 감시 장치인 '텔레스크린'과 '마이크로폰' 아래 개인의 자유와 사생활은 없었죠. 국민은 오로지 당을 위해 존재하는 꼭두각시가 되어야 했습니다. 정치적 독재를 경고하는, 속에 그려진 세계는 다른 형태로 우리 주위를 둘러쌉니다. 그것은 꼭 CCTV나 정보요원과 같은 물리적인 힘만은 아닙니다. 문화 속에 내재된 편견과 고정관념들도 어쩌면 자유를 가리는 벽일지도 모르지요. 그렇다면 우리의 일상 속에서는 어떤 감시와 검열이 존재할까요? 울림은 주위에서 느낄 수 있는 억압된 자유의 문제를 되돌아보는 기회를 가지려 합니다. 우리를 알게 모르게 지배하는, 일상 속의 1984는 어디에 있을까요?
비판을 용납하지 않는 사람들
타인의 생각을 인정한다는 것은 어쩌면 커다란 정신적 소모를 요구하는 일일지도 모릅니다. 그것은 지금껏 자신을 구성해왔던 어떤 이념이나 사상을 뒤집어야 한다는 뜻이기도 하니까요. 그렇지만 영국의 역사학자 액튼 경이 "민주주의란 자신이 가장 싫어하는 의견을 인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듯이, 반대되는 이들의 의견을 존중하고 이해하려는 자세가 성숙한 민주주의의 모습일 것입니다. 하지만 요즘은 상대방을 인정하지 않은 채 권력으 로 억압하려고만 하는 교양 없는 사람들이 자주 눈에 보이는 것 같아 참으로 씁쓸합니다.
2010년 2월, 중앙대학교 교지 와 가 폐간될 위기에 처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가 대학 재단과 총장을 비판한 기사를 쓴 것이 사건의 발단이라지요. 두산그룹이 중앙대학교를 인수한 뒤, 학교는 학문의 전당인 상아탑을 기업인 양성소로 만들려는 의도를 보여 왔습니다. 그러자 는 '학생은 기업의 직원이 아니'라며 재단과 총장을 비판하는 내용의 글과 만화를 교지에 실었습니다. 그 대가로 돌아온 건 교지 전량회수조치와 교지지원금 전액 삭감이라는 학교 측의 통보였지요. 따로 재정을 마련하기 힘든 학생들이기에 사실상의 폐간이나 마찬가지인 것입니다. 더 황당한 것은 이에 항의하는 학생들에게 총장이 던진 한 마디 말이었습니다. "촌스럽게 바보짓을 하고 있다." 자기를 비판하는 사람들은 모두 바보로 보이는 걸까요. 촌스럽게도 말입니 다.
이 사건은 타인을 인정하지 않고 자신의 기준으로만 남을 재단하려는 편협한 지도층의 자세를 그대로 드러내줍니다. '내가 이렇게 정했으니 아무 말 말고 따라오기나 해라'라는 독단주의적인 생각이죠. 학생들의 비판에 직면했다면, 함께 토론하며 정당한 방법으로 반박하는 것이 발전을 위한 길일 것입니다. 이를 무시한 일방적인 태도는 사회적 지위가 높다고 스스로 생각하는 사람들의 어떤 우월감이겠지요. 중앙대 측이 학생들의 지원금을 막았듯이, 권력과 자본을 가진 이들은 지극히 현실적인 수단으로 비판자들의 생각을 차단하고 억압합니다. 2010년, 여전히 유효한 현대 속의 1984의 모습이 아닐까요?
자원활동가 편지
멈추는 법을 배워가고 있습니다
서울역 맞은편에 있는 서울광장 앞. 제가 버스 안에서 멍하니 앉아 거대한 광장건물의 네온사인을 보고 있네요. 네온사인에서는 거대한 그래픽 사람들 몇 명이 걷고 있어요. 어떤 이는 양복을 입고 어떤 이는 작업복을 입고 어떤 이는 짧은 미니스커트를 입고 경쟁하듯 어디론가 걸어가요. 모두들 남들보다 앞서 가려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앞만 보고 걷고 또 걸어가네요. 제 삶을 1분 안에 요약하라고 한다면 저 네온사인만큼 잘 표현하는 것 이 없는 것 같습니다. 저는 걷고 또 걸었습니다. 목표요?? 있었죠. 하지만 실체가 없는 목표였어요. 남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목표들 있잖아요. 하지만 남들보다 뒤처지기 싫었고 마냥 걸었지요. 누군가 나보다 앞서 나가면 '최후에 웃는 자가 웃는다'라는 말을 곱씹으며 이를 갈며 그렇게 걸었어요. 걷다 보니 20살이 훌쩍 넘어 버렸네요. 문득 이런 생각이 든 것 같아요. 누가 1등이지? 이렇게 걷다 보면 끝은 있을까? 최후에는 누가 웃지? 그 때 남들은 어떡하고 있나 슬쩍 양옆을 보고 하늘도 쳐다보았지요. 제 주변에는 얼굴을 찌푸린 채 저처럼 걷는 사람도 있었지만 지쳐서 걷기를 포기한 사람들, 걷고 있던 누군가의 팔에 맞아 서럽게 울고 있는 사람들, 그리 고 그 사람들을 위로하며 걷고 있는 사람들에게 주위를 좀 보라고 서글프게 외치는 사람들을 보았어요. 태어나서 처음 본 모습에 가슴 한구석이 총에 맞은 듯 뜨겁고 아팠지요. 하지만 알면서도 생각은 하면서도 예전처럼 걸어야 했어요. 멈추는 법을 몰랐으니까요. 그때 슬쩍 제 손을 잡았던 게 인권영화제 같아요. 그리고 지금 인권영화제가 조금씩 조금씩 제게 멈추는 법을, 제 주변을 살펴보는 법을, 하늘과 땅을 바라보는 법을 가르쳐주고 있어요. 지금은 조금 이기적이라도 제가 먼저 배워야 할 것 같아요. 그래야 언젠가 제가 걷고 있는 누군가의 손을 잡는 날이 올 수 있지 않을까요. 네온사인의 사람들이 아직도 걷고 있네요. 그리고 그 앞을 지나는 진짜 사람들도 똑같은 모습으로 걷고 있어요. 지금은 다들 저렇게 걷고 있지만 언젠가는 우리 '진짜 사람들' 모두 서로의 어깨에 어깨를 걸고 웃으며 걸을 수 있는 그런 날이 올 것 같지요?
이제 두꺼운 껍질을 깨트리고 밖으로!
사람들이 제게 삶의 목적이 무엇인지 물어볼 때면, 어김없이 이렇게 대답하곤 하였습니다. 첫째는 나 자신이 행복해지는 것이고, 둘째는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 셋째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해지는 것이라 고요. 인권영화제 팀에 자원활동을 신청한 것도 이런 까닭에서였겠지요. 하지만 누군가가 인권영화제 팀에서 자원활동을 하고 있는 지금 행복하냐고 물어온다면 선뜻 대답하지 못할 것만 같습니다. 때때로 슬프고 두려운 마음이 드는 이유에서입니다.
항상 사랑방을 방문할 때마다 마주치는 독특한 공기가 있습니다. 따뜻하고 포근하지만 슬픔을 머금은 공기, 고요하지만 무겁지는 않은 알 수 없는 적막감. 이들은 제 주위를 감고 돌다가 어느새 마음 깊은 곳까지 손을 뻗어 버립니다. 다른 이들에게 들키기 싫어서, 또는 제 스스로가 외면해버리고 싶어서 마음 속 깊은 곳에 숨겨둔 분노의 감정들. 이제는 돌처럼 단단해져 수면 아래로 가라앉은 감정들이 눈 녹듯 녹아 연기가 되어 버립니다. 언제나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면 마음의 문을 닫고 외톨이가 되어버리든, 슬픈 감정을 숨기고 가면을 쓴 익살꾼이 되어버리는 저입니다. 이런 저를 사랑방의 공기가 다른 사람으로 만들어 버리려는 것만 같아 조금은 두렵습니다.
지금 저는 광대의 얼굴을 하고 거울 앞에 섰습니다. 자꾸 제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과 도망치고 싶은 마음이 부딪혀 분열증을 일으키는 게지요. 거대한 타조알 속에서 혼자 자기분열을 반복하는 겁쟁이, 이제 두꺼운 껍질을 깨트리고 밖으로 나가야만 할 시간인 것 같아요. 저는 우리 영화제 팀 사람들이 너무도 마음에 들거든요.
그럼 지금 만나러 갑니다. 가겠습니다. 갈게요!!!!
지난 호 독자의견
김병현 님
안녕하세요. 울림을 꼬박꼬박 챙겨보는 열혈독자입니다.
하라파티 소식은 영상을 함께 볼 수 있어서 인상적이었어요. 다만 영상 링크를 클릭하면 다른 창으로 전환되어 버리는 것이 조금 불편하기도 했어요.
자원활동가 편지는 인권영화제 활동가들이 우리와 별로 다르지 않은 고민을 안고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것을 알게 해 주었고, 자원활동가 출동은 마치 제가 모란공원에 다녀온 듯 생생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저도 꼭 가보아야겠어요. ^^
늘 수고하시는 인권영화제와 울림 활동가 여러분 힘내시고 항상 지지하겠습니다.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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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림 독자 여러 분, 이번 울림은 어땠나요? 기사에 대한 의견, 읽고 난 감상, 울림을 위한 조언 등이 있으면 메일로 보내주세요. 독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
인권영화제 블로그입니다 http://blog.naver.com/hrfilms/
편집후기
새로 단장하는 울림의 첫걸음에 함께할 수 있어 즐거웠어요. 그리고 이런 편집 후기도 꼭 한번쯤 써 보고 싶었는데 소원 성취(?)해서 기뻐요. 히히. (소라)
울림 개편과 함께 처음으로 참여하 게 되어서 그런지 느낌이 남다르네요.^^ 앞으로 울림에서 글로 찾아뵐 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려요~~ (정윤)
울림으로 이행시 만들기 - 울: 울림 역시 재미있네요 림: 림..림...;; 이행시 못 지어도 즐거운 울림 포에버~ (재영)
14회 인권영화제 울림 1호가 나온다니 설레요! 같이 고민할 수 있는 소식지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은주)
울림 발송하는 날은 항상 정신이 없어요. 하지만 지금은 14회 인권영화제 울림 1호가 예쁘게 나올지 두근두근! (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