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4호] 포스터와 상영일정표가 나왔습니다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1/04/29
영화제 소식
15회 서울인권영화제 포스터와 슬로건을 공개합니다
올해 인권영화제의 포스터입니다. 나와 당신이 바라보고, 숨 쉬고, 말하는 세상의 모습은 다를지라도 결국은 우리가 만날 수 있는 거리임을 한눈에 바라볼 수 있습니다. 올해의 슬로건을 멋지게 표현해주신 소복이 님, 김대중 님께 감사드립니다.
#1. 나와 당신 사이의 거리
당신과 나 사이에는 차이가 있습니다. 우리 개개인은 살아오면서 만든 각자의 생애사를 지니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당신과 내가 서로 다른 생각을 갖게 되는 것은 당연한 귀결입니다.
우리 모두에게는 '차이'를 이유로 차별받지 않을 권리가 있습니다. 그것이 인권입니다. 그래서 올해의 인권영화제는 나와 당신의 '거리'에 주목합니다.
#2. 나와 당신이 만나는 거리
사람과 사람 사이에 거리가 있듯, 사람과 사람이 다니는 거리가 있습니다. 집이 있고 나무가 있고 회사가 있고 차가 다니고 사람이 다니고 꽃이 피고 비가 내리고 햇살이 내리쬐는 그 거리 말입니다.
어떤 사람들은 '나와 당신 사이의 거리'를 이유로 차별받고 이 거리로 밀려납니다. 자신이 설 자리를 잃은 사람들은 거리로 나와 사람들과 마주 보며 자신의 목소리를 냅니다. 그리고 그들은 거리에서 '나와 당신의 거리'를 날것 그대로 내어놓습니다. 당신과 나 사이의 차이가 이 거리에서 생생하게 날 것 그대로 드러납니다.
올해에도 거리에서 수많은 당신들을 만나고 싶습니다. 화창한 5월 마로니에 공원이 자리 잡고 있는 거리에서, 나와 당신의 거리를 마주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개막작, 폐막작 소개
개막작
종로의 기적 Miracle on Jongno Street
이혁상 Hyuk-sang LEE
한국 Korea | 2010 | 다큐 | 117분 | HD | 컬러 | 16:9
서울 종로구 낙원동은 게이들의 고단한 삶과 유쾌한 용기가 살아 날뛴다 한다. 궁금하다면 을 보시라. 네 명 게이들의 삶을 기록한 이 영화는 동성애자의 기적 같은 커밍아웃을 담았다. 그러나 기적은 이성애자에게도 일어날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타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차별 없는 '낙원'에 도착하는 당당한 자신을 발견할 것이므로.
5월 19일(목) 20:00
폐막작
파이프 The Pipe
리드테아드 오 돔네일 Risteard Ó Domhnaill
아일랜드 Ireland | 2010 | 다큐 | 83분 | HD | 컬러
96년 아일랜드 서쪽 해변에 가스가 발견된다. 가스를 운반하기 위한 파이프라인은 아일랜드 로스포트라는 지역의 어촌을 통과하게 된다. 송유관 건설로 생태계가 파괴되고 생계 수단을 상실하게 것을 예상한 주민들은 이에 반발하지만, 아일랜드 정부는 경찰을 앞세워 석유개발기업인 로얄 더치 쉘의 편을 든다. 영화는 돈과 권력으로 무장한 골리앗을 상대로 싸우는 주민들의 모습을 보여준다.
5월 22일(일) 18:30
거리홍보전 일정
15회 서울인권영화제를 알리기 위한 거리홍보전이 다음과 같은 일정으로 열립니다. 상영작 사진과 간단한 작품소개를 전시하고 작은 공연도 할 예정입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5월 1일 (일) 오후 2시~5시 서울시청 광장 노동자대회 집회
5월 9일 (월) 낮 12시~3시 이화여대
5월 10일 (화) 낮 12시~3시 광화문 교보문고 앞, 4시~5시 '건널목프로젝트'
5월 12일 (목) 오후 3시~6시 성균관대
5월 13일 (금) 낮 12시~3시 고려대
5월 14일 (토) 오후 3시~6시 홍대 앞 걷고 싶은 거리 야외무대
5월 15일 (일) 오후 3시~6시 혜화역 4번 출구 앞
국내작 소개
잔인한 계절 Cruel Season
박배일 Park Bae-il
한국 Korea | 2010 | 다큐 | 60분 | HDV | 컬러 | 16:9
해가 지고 번쩍거리는 불빛과 소음이 잦아들면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도시가 토해놓은 오물들을 치우는 문전수거 환경미화원. 그들은 쓰레기를 뒤져 살아가는 '너구리'라 자조하지만, 이들은 땀 흘리며 노동하는 우리 자신이다.
박배일 감독 인터뷰
(활동가들이 부산으로 박배일 감독님을 직접 만나러 갈 수 없는 상황이어서 이메일로 인터뷰를 진행했습니다. -편집자)
감독님 소개 부탁드립니다.
저는 부산의 오지필름이라는 곳에서 미디어 활동가로 살아가고 있는 박배일입니다. 대학 들어와서 쭉 극영화 감독을 꿈꾸며 단편영화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제가 26살 때 '극'을 잘 만드는 다른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자신감을 잃고, 스스로 재능이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카메라를 들 이유가 사라졌습니다. 그러한 좌절과 절망에 빠져 있을 때, 제가 마지막이라고 생각하며 제작한 첫 다큐멘터리가 가난이 대물림되는 현실을 다룬 이었습니다. 혹독한 현실을 살아가는 분들의 삶을 카메라에 담으면서, 제가 기존에 세상을 보던 방식과 다르게 세상을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제 카메라를 통해 베일이 드리워진 세상의 참모습을 담아낼 수 있다면 이 일을 계속할 가치가 존재한다는 생각을 갖고 지금껏 다큐멘터리를 제작하고 있습니다.
이라는 제목이 인상적입니다.
이란 제목은 '브로콜리너마저'의 음악인 에서 착안한 것입니다. 은 문전 수거원들의 삶의 궤적을 따라가는 내용이 주를 이루지만, 결국 영화를 통해 말하고자 하는 바는 '가치'에 대해 묻는 것입니다. 이 사회가 중요시하는 가치는 경쟁과 그것에서의 승리라고 생각합니다. 지속적인 경쟁과 승자만이 그 가치를 인정받는 세상이 지속되면 될수록 우리는 잔인한 계절로 빠진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렇게 제목을 붙였습니다.
영화에서 눈에 띄는 장면이나 소리들이 있었습니다. 일단 노래를 부르는 장면이 많이, 또 다양하게 나옵니다. 중간 중간 라디오 소리도 삽입되어 있고요. 동물들이라거나 농촌에서의 포클레인 등을 보여주는 데에 시간을 할애하시기도 했는데 이런 장면이나 소리들을 통해서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으셨는지 궁금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은 가치에 대해 묻는 영화입니다. 사라지고, 새겨진 것들은 어떤 이가 어떠한 가치 판단에 의해서 선택 것이냐? 환경미화원들처럼 왜 그들은 스스로의 삶과 노동의 의미를 정면으로 내세우지 못하고, 없는 이들처럼 살아갈 수밖에 없는가에 대한 물음입니다. 포클레인이 삽질하는 곳은 4대강 사업 현장입니다. 지구를 든 동상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조형물이죠. 그 외에 우리 곁에서 사라진 존재들, 은근슬쩍 새겨진 것들이 왜 그렇게 되어야만 하는지 툭 던져놓은 겁니다. 그 의미들이 제대로 전달됐는지 모르겠지만요.
환경미화원은 어두운 밤에 도시가 버려놓은 토사물을 치워 깨끗한 아침을 만드는 사람들입니다. 그런데 대다수의 사람들은 그분들에게서 나는 냄새에 코를 막고, 경멸의 눈총을 보냅니다. 환경미화원들은 우리와 공존하지만 드러나선 안 될 존재들로 전락했습니다. 전 거리를 아름답게 만드는 사람들의 노동이 가치가 있는지, 아름다운 거리가 가치가 있는지를 처음으로 생각해봤습니다. 우리가 말하는 삐까번쩍에 대한 가치를 한 번 더 생각해보자는 거죠. 그런 의미에서 잡아먹혔을 고양이, 이젠 철거 된 영도다리, BIFF거리의 페이스페인팅, 4대강 사업으로 할 일을 잃은 골재채취 선박 등을 삽입한 겁니다.
구청을 상대로 투쟁하시던 분들의 뒷이야기가 궁금합니다. 노동조합은 어떻게 유지되고 있고, 실제로 개선된 것들이 있는지요?
이분들의 문제는 법의 제·개정과 같은 큰 틀에 의하지 않더라도 구청이 의지를 가지고 변화시키려 하면 해결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작년 6.2 지방 선거 당시 진보당 구의원이(부산에서 진보당이라면 민주당까지 포함되는 겁니다.) 당선된 곳에서는 개선이 조금씩 진행되고 있습니다. 사업장이 노동 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만 아니라 구청이 청소업을 직영으로 전환하려는 노력까지 보이고 있지만, 이러한 긍정적인 개선은 극히 일부분에서만 나타나고 있습니다. 실제로 자신들을 너구리라고 소개하신 분이 고용된 사업장은 노동자들의 파업을 이유로 구청을 통해 계약해지를 통보하고, 노동자들을 길거리로 내몰았습니다.
미화원 출신이자 노동조합 위원장을 맡으셨던 홍희덕 국회의원이 국회에 입성한 뒤 달라진 점이 있나요?
환경미화원 관련된 사안을 보면 몇 년 전의 내용이나 현재의 내용이나 별반 달라진 게 없습니다. 총체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법을 개정해야 하는데, 이는 오랜 시간이 소요되므로 노동조합도 구청의 조례제정을 통한 해결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영화에 담은 문제에 특별히 관심을 가지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전 노동자, 여성, 장애인이 자기 권리를 누리며 사는 세상이 그나마 괜찮은 세상이라 믿고, 그 맥락에서 다큐멘터리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에는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이 다른 지역에 비해 활성화되어 있습니다. 제 활동 중에 시민들이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에 쉽게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활동이 있습니다. 그중에 라디오시민세상이라는 프로그램에 문전수거 노동자들이 자신의 이야기를 하고 싶다며 찾아오셨습니다. 아무리 열악한 노동환경이라도 노동자가 씻을 권리조차 없는 현실에 대한 사연을 듣고 저는 충격에 빠졌습니다.
그 순간 저는 그분들의 이야기를 어떤 식으로든 사람들에게 알리는 작업을 하겠다고 그 자리서 약속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활용 할 수 있는 매체인 퍼블릭액세스 프로그램을 활용하게 되었습니다. 영상을 만들어서 인터넷에 올리기도 했습니다. 알릴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영화작업이었고, 이분들의 투쟁에 도움 되는 영화를 만들자 싶어 급하게 영화를 만들었던 것입니다.(퍼블릭액세스는 미디어에 대한 대중의 참여를 주장하는 운동이다. 방송국 등의 언론사에 의하여 일방적으로 제공되는 미디어에서 탈피하여, 수동적인 시청자에서 능동적인 생산자로 변모하자는 운동이다.-편집자)
최근 몇몇 대학교들에서 청소 노동자 문제에 관한 교섭이 타결되었습니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런 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궁금합니다.
분명 근본적인 해결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이는 비단 청소 노동자들만의 문제가 아닌 비정규직 노동자 전체의 문제이고 이 문제의 근본적인 해결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비정규직 고용 문제가 홍대 청소노동자들처럼 이슈화되지 않는다면 노동자들은 일자리를 잃고 거리로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홍대 청소노동자 문제 해결 과정을 들여다보면 연대의 힘이 얼마나 소중한지 느끼지만 '연대'라는 말은 너무 불안정한 것 같습니다. 연대하지 못한 사람들이 느끼는 미안함도 서로를 가르는 것 같고....... 실질적인 변화를 위한 행동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방법이 뭔지 잘 모르겠습니다. 다큐멘터리로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활동하고 있지만 그 믿음에 살짝 금이 가기도 하고....... 일단 저는 이런 고민들을 하는 사람들과 대화부터 해야 할 것 같습니다.
감독님이 하고 계시는 활동이 지역 미디어 운동의 일환이기도 한데요, 지역 미디어 운동에 대해서 한마디 해주신다면요?
지방자치 시대에도 미디어 의제 대부분은 수도권 아니, 서울에 국한되어 있습니다. 미디어의 의제가 수도권과 서울에 집중되다 보니, 지역에 살고 있는 사람들은 미디어를 통해 나와 내 주변 삶의 의미를 생각해 볼 겨를이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지역 미디어 운동은 굉장히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서울의 변화가 대안이 될 수 없는 대한민국이 된 것 같습니다. 나와 내 주변에서 그리고 지역에서 대안을 찾고, 실험하고, 실천하는 게 궁극적으론 변화를 위한 답인 것 같아요. 그 촉매 역할을 하는 것이 미디어고, 저는 그런 이야기를 담을 수 있는 그릇을 부산에서 미디어 운동하시는 분들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감독님이 이 작품을 통해서 사람들의 인식이 바뀌기를, 나아가 정치적인 해결을 원하시는 것으로 느꼈습니다. 만약 문제가 잘 해결되지 않을 경우에 다음 작품의 제작은 어떤 방향으로 하고 싶으신지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이 문제는 환경미화원들만의 문제가 아닌, 결국 대한민국에 살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의 문제입니다. 비정규직 문제는 결코 쉽게 해결되지 않겠죠. 계속해서 이 문제들을 다룰 예정이고, 최종적으로 하고 싶은 이야기는 결국 구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왜 이렇게 살아갈 수밖에 없는가? 무엇 때문에 이렇게 살고 있는가? 노동의 가치에 대한 국가와 자본의 폭력에 대해 보여주고 싶습니다.
인권영화제와 소식지 에 지지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인권영화제에 꼭 가고 싶었어요. 다른 영화제보다 삶에 대해, 세상에 대해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자리니까요. 당연히 많은 자극과 가르침을 받을 거라 예상됩니다. 잔인한 사월이 지나 훈훈한 바람이 부는 대학로에서, 잔인한 계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는 게 슬픈 일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함께 있다, 함께 한다, 결국 변할 것이라는 믿음을 안고 있기 때문에 희망의 자리가 될 것 같아요. 인권영화제가 외부의 압박이 아닌, 자발적인 선택에 의해 사라지는 그날까지 많은 사람들과 함께하길 빌어봅니다. 그 통로로 이 있겠죠. 늘 응원하고 지지합니다!! 청춘의 거리 대학로에서 삶과 영화를 곱씹으며 소주 한 잔 합시다~
해외작 소개
시민 마틴 루터 킹 Citizen King
노랜드 왈커, 올란도 바그웰 Noland Walker, Orlando Bagwell
미국 USA | 2004 | 다큐 | 120분 | Video | 컬러+흑백
마틴 루터 킹과 인종차별 반대운동의 발자취를 담은 영화. 역사학자, 인권운동가, 친구, 가족 등 마틴 루터 킹과 함께 했던 사람들의 생생한 증언을 모은 인터뷰와 역사적 자료들이 이어진다. 인종차별에 반대했던 한 개인에 대한 영웅주의적 시각을 뛰어넘어 '흑인 인권운동'의 역사와 가치에 집중한다.
명장면 감상평
언제나 혼자가 아닌 많은 사람과 연대하고 꿈꾸기를 바랐던 킹의 모습을 영화 속에서 만날 수 있다. (소라)
당시 흑인들이 받았던 대우의 일면을 보여주는 장면. 이 경찰들에게는 시위하던 사람이 인간으로 보이지 않는 것 같다. (민지)
"나에게는 꿈이 있습니다(I have a dream)!" 너무나 유명한 말, 하지만 항상 책 속에서만 읽었던 말. 영상을 통해서 만나는 그의 카리스마와 진정성이 소름 끼칠 정도로 감동적이다. (소라)
킹 목사는 쓰러졌지만 흑인 인권운동은 끝나지 않았다. 그와 함께 꿈꿨던 많은 사람들이 운동을 이어나갔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민지)
어! 울림
"저처럼 올해도 많은 분들이 인권영화제를 만날 수 있길"
어! 울림 열세 번째 이야기
1.
"공연 안 보실래요?"
"지금 그럴 때가 아니라구요!"
지하철 혜화역 2번 출구 그곳으로 나오면,
2.
서울, 그 어디에서라도 버스 한 번이면
"이번 정류장은 혜화역 마로니에 공원입니다."
140번: 강남
160번: 여의도
150번: 용산
273번: 신촌, 홍대
301번: 압구정
... Anywhere!
3.
바로 여기에요.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으로 오세요.
기다리고 있을게요!
같이 손잡고~
"아니, 이런 어메이징한 공원!"
4.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함께 모여 위로받는 시간. ♬
제 15회 인권영화제
"모두에게 열린 야외 무료상영-100%
당신이 보고 싶던 바로 그 영화들이 찾아옵니다.
자세한 상영작 소개는 앞으로 "울림"을 통해 전해드릴게요.
기대해주세요!"
쵝오! Fantastic - 이다 -
만든 이 : 다운
"작년 5월 마로니에 공원에서 만난 인권영화제!
저처럼 올해도 많은 분들이 인권영화제를 만날 수 있게 되길 바랍니다.
대학로 좋아요 >_
자원활동가 편지
함께 '인권'을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는 곳
어느새 만개했던 벚꽃이 지고 연둣빛 잎들이 하루가 다르게 돋아나는 철이 되어 손을 뻗으면 그 연둣빛을 두 손에 함뿍 담을 수 있을 것만 같은 나날입니다. 하늘에 웅크리고 있던 봄기운이 드디어 제가 발 디디고 있는 이 땅에까지 내려와 모두를 어루만지고 있음을 실감합니다. 처음 중림동 사랑방에 들릴 때에는 앙상한 나뭇가지들과 주홍빛 나트륨등을 마주치곤 했었는데 이제는 푸른 잎들의 향연과 뉘엿뉘엿 저물어 가는 금빛 햇살과 조우하게 되었는걸요. 시간이 제법 흐른 셈이지요. 세상이 누가 시키지 않아도 자신의 시간을 스스로 묵묵히 피워 올리고 있음에 새삼 놀라는 나날들입니다.
학내에서 비정규직 문제 해결을 위한 활동을 하며 학교 본부의 치사함에 분노하고, 反성폭력 운동도 해 보고, 과 학생들을 위해 일한다는 과학생회 활동도 해보고, 쓰레기를 최대한 줄이고 생산자와 직거래한 안줏거리와 술을 파는 생태장터도 해 보고, 등록금 차등액에 대한 의견을 듣기 위한 학장과의 면담도 하고, 공학교육 인증제의 부당함에 대한 세미나 발제도 해 보고, 지긋지긋한 이성애중심주의 사회를 까발리는 문화제도 하고, 수없는 사람들이 무심히 지나치는 홍대 앞의 철거투쟁 중인 칼국수집 에 머뭇머뭇 찾아가도 보았지만, '도대체 내가 하고 싶은 활동이 무엇일까. 나는 그것을 다른 이들에게 어떻게 설명해야 하나' 하는 고민이 저를 붙잡고 놓아주지를 않았습니다. 항상 머릿속에서 수많은 생각들이 실시간으로 끊임없이 스쳐 지나가지만 그 조각들을 관통하는 하나의 주제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이었겠지요.
그 모든 이야기들이 '인권'이라는 단어로 귀결될 수 있다는 것을 인권영화제를 빌미로 사랑방에 들락날락하면서부터 어렴풋하게나마 깨닫게 되었습니다. 너무나 쉽게 '인권'을 이야기 하는 세상에서, 지금 이 시간을 살아가는 이들에게 인권을 이야기하는 것은 마음 단단히 먹고 해야 한다는 사실을 나날이 더더욱 그리고 절절히 느낍니다. 하지만 '인권'을 이야기하기 위해 모인 빛나는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 함께 만들어온 시간에 제가 함께할 수 있어 저는 마냥 슬프고 화가 나지만은 않아요. 외려 기쁘다고 하는 것이 더 맞을 거예요. 따뜻한 차를 한 잔 떠다놓고 영화도 볼 수 있고, 책도 읽을 수 있고, 함께 맛난 밥도(!) 먹을 수 있는 이 '공간'이 얼마나 소중한지....... 글을 쓰는 지금, 이런 기회를 저에게 안겨준 인권영화제에 저는 다시금 고마움을 느낍니다. 비단 공간이 있어서만이 아니라, 이곳에서 함께 '인권'에 대해 이야기할 수 있는 '사람'들이 있어서 더욱 인권영화제가 아름다운 거겠죠?
지금보다도 더 따사로운 햇살이 내리쬘 눈부신 오월에, 인권영화제가 열리는 마로니에공원에서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을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행여 마로니에 공원에 들렀을 때에, 스쳐 지나가지 마시고 꼭 들러주세요. 몸과 마음이 자본의 논리에 너무도 손쉽게 미혹 당하는 이 세상에서,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이렇게 풍성하게 펼쳐놓을 수 있는 자리는 드문데다가, 당신과 한 마디라도 더 '인권'에 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싶기 때문입니다. 푸른 하늘 사이로 눈부시게 흩어지는 햇살만큼이나 이채롭고 찬란한 5월에, 부디 당신을 만나게 되기를 바랍니다.
편집후기
울림 독자 여러분께
울림 독자 여러분, 이번 울림은 어땠나요? 기사에 대한 의견, 읽고 난 감상, 울림을 위한 조언 등이 있으면 메일(hrfilmfestival@empal.com)로 보내주세요. 독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