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회 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5호] 영화제 D-10, 서울 마로니에 공원에서 만나뵙겠습니다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1/05/09
영화제 소식
국내작 소개
미국의 바람과 불 An Escalator in World Order
김경만 KIM Kyungman
한국 Korea | 2011 | 다큐 | 118분 | DVCam | 컬러+흑백
미국 중심의 세계질서에 대한 믿음은 마치 기독교와도 같았다.
김경만 감독 인터뷰
김경만 감독님(오른쪽)
감독님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을 만든 김경만입니다.
제목의 의미를 알고 싶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통해 제시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으시다면?
영화가 처음 시작할 때 장면은 하늘에서 폭탄이 떨어지는 이미지입니다. 그것과 더불어 차이코프스키의 곡이 사운드로 나오죠. 그런 면에서 이라는 제목이 어떤 뜻인지 연상하셔도 될 것 같아요. 또 한 측면은 영화에서 보시면 아시겠지만, 기독교가 커다란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데 성경에서는 성령의 상징으로 바람과 불을 이야기하는 부분들이 있더라고요. 한국이라는 곳이 처음 시작부터 지금까지 미국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곳이었다라고 할 수 있으니까, 그런 면에서 마치 기독교에서 얘기하는 그런 신의 영향력과 같은 것을 미국에 대입해 생각해볼 수도 있는 거겠죠.
'바람과 불'이라는 건 그냥 편하게 떠올리시면 됩니다. 의미를 여러 가지로 생각을 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다큐멘터리는 보통 명확하게 정리가 되곤 하잖아요. 노근리면 노근리, 용산이면 용산, 근데 이 영화는 바람이 달랐습니다. 어느 하나로 요약되는 것이 불가능할 정도로 많은 것들이 중층적으로 받아들여지길 바랐던 것 같아요. 어떤 고정된 의미는 없습니다. 여러 가지로 이것을 보는 사람들에게 다층적인 의미로 보였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기 때문에 메시지를 제가 요약을 하는 건 사실은 적절하지 않은 것 같아요. 보여주려고 했던 것들을 많이 차곡차곡 쌓아놨던 것 같습니다.
영화에는 옛 자료들이 많이 사용되었는데, 어디서 어떻게 구하셨는지요?
영화진흥위원회 제작 지원을 통해 얻었습니다.
영상은 폭력적인데 음악은 아름다운 장면이 자주 등장합니다. 대비되는 음악을 사용한 의도가 있으시다면?
감정을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 기쁜 장면이면 기쁜 음악, 슬픈 음악이면 슬픈 음악을 배치하는 것에만 있지는 않습니다. 어떤 장면과 사운드가 충돌을 할 때 역시 전달하고자 하는 감성이 효과적으로 전달될 수 있습니다. 장면과 소리가 왜 일치하지 않는지 사람들이 생각할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것을 통해서 관객들이 다시 한 번 장면의 의미를 되새기는 기회를 가지길 바란 겁니다.
영화에는 기독교에 대한 비판의식이 담겨 있습니다. 조금은 민감한 부분이 아닐까요?
그냥 '이것이 지금 풍경이다.'라는 것입니다. 영화가 보여주고 싶은 건 실제로 이러한 사실이 있었다는 건데, 기독교가 한국에서 워낙 안 좋은 일을 많이 해서 좋지 않은 장면이 나올 수밖에 없었던 것이죠. 사실인 걸 어쩌겠어요. 정권과 결탁하는 등 성경과는 너무 다른 일을 했잖아요. 월드컵 경기장이 나오는 장면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성가대 나오는 장면이 있는데, 그 장면은 기독교에서 보여줄 수 있는 종교적 고양감을 표현하기 위해서였어요. 미국에 대한 우상숭배의 현장인 것이죠.
사실 미국에 대해서 한국 사람들이 가지고 있는 인식 자체가 기독교 자체랑 유사한 거거든요. 창세기에서 신이 천지창조를 한 것처럼 한국도 미국이 만들었다는 그런 인식에서 출발을 하는 것이고요. 미국이 등장해서 사람들을 전쟁으로부터, 그리고 경제적 낙후로부터 구원하는 역할을 하잖아요. 마지막 부분에 부시 같은 경우는 신적 존재로 등장하는 거죠. 부시 장면에서 사람들은 조그맣게 등장하고 각 개인이라기보다는 하나의 무리로 등장하잖아요. 부시는 큰 화면에서 신과 같은 전지전능한 존재로 등장하는 거죠. 부시 한 마디에 사람들이 경배하고 사랑하고 예찬하는, 그것 자체가 하나의 예배처럼 생각이 됐어요. 기독교 교리로 보아도 모순적인 일이죠.
영화 후반부에 영어마을을 느리게 조명하는 부분이 인상적입니다.
후반부에 고정된 카메라를 사용한 이유는, 보통 일상적으로는 영어가 필요 없는 한국이 왜 그러한 큰 공간(영어마을)을 만들고 프로그램을 돌리면서 운영을 하고 있는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는 생각에서였어요. 영화에선 처음에 등장하는 말이 영어입니다. 이승만이 영어로 연설하는 부분, 김대중이 영어로 연설하는 부분, 중간 중간에 들어간 영어내레이션 등등. 영어내레이션을 말씀드리면 옛날에 한국 정부가 영어를 사용하는 사람들에게 뭔가를 홍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만든 것인데, 꽤 많이 만들었어요. 영어 내레이션을 활용한 선전영화라고 할 수 있겠죠. 한국 사람을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들을 위해서 정부가 왜 그런 영화를 만들었는지 생각해볼 수 있는 거고, 같은 맥락에서 한국의 대통령들이 왜 영어로 연설을 할까도 생각해볼 수 있는 것이죠.
현 이명박 정권에서의 미국과의 관계를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사실은 이 영화에서는 이명박이 나오지 않는데, 사실 영화 자체가 과거 대통령들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대통령은 그냥 50~90년대까지 시대를 표현하기 위한 등장인물에 불과한 것이죠. 이명박 정권에서의 미국관계라는 것도 그저 과거의 관계의 연장선상인 것 같아요 그래서 크게 다르다고 생각되지는 않습니다. 이명박 정권에서의 미국관계는 과거와 똑같이 주인과 머슴의 관계죠. 다만 다른 점은 부끄러움이 없다는 겁니다.
영화 자체가 한미 관계를 보여주려 하고 있긴 하지만, 가장 중심을 두고 있는 부분은 한국 사람들이 미국을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겁니다. 그리고 미국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믿음이 실제와 얼마나 큰 괴리가 있는지도.
인권운동으로서의 영상 제작 및 그 의의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저는 인권운동으로서의 영화 제작은 생각하지 않아요. 단지 제가 만들고 싶은 영화를 만들뿐입니다. 하지만 인권영화제에 상영을 하는 이유는 제가 말하는 것이 겹쳐지는 부분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어떤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는 것이죠. 그리고 영화를 보고 사람들이 실제 세계가 어떤지 생각하게 되길 바라는 것도 있고요.
감독님의 앞으로의 차기작 계획이 궁금합니다.
곧 말이 없는(필요 없는) 영화를 찍을 계획입니다. 그리고 곧 말이 많은 영화를 만들 계획이고요.
마지막으로 인권영화제에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시다면?
별 것 없습니다. 내년에도 또 다른 영화를 만들어서 상영하고 싶네요.
해외작 소개
8: 모르몬 발의안 8: The Mormon Proposition
리드 코완 Reed Cowan
미국 USA | 2010 | 다큐 | 78분 | Video | 컬러+흑백
2008년 11월 캘리포니아. 모르몬 교는 결혼을 이성간의 결합으로 정의하는 주민 발의안을 52%의 지지율로 통과시켰고 이 발의안으로 인해 합법이었던 동성 결혼이 무효화 되었다. 영화는 종교 지도자들과 정치인, 게이 젊은이들의 증언을 번갈아 보여주며 모르몬 교회가 이 발의안을 통과시키기 위해 어떻게 대규모의 자금과 인력, 미디어를 동원하는지를 보여준다.
명장면 감상평
서로 사랑하는 사람과 영원을 약속하는 순간의 기쁨이 오롯이 전해지는 장면, 어떠한 모습의 사랑이라도 누구에게나 같은 것 아닐까? (다운)
빛과 어둠의 극명한 대비를 통해 발의안 8의 숨겨진 더러운 이면을 효과적으로 표현하고 있다. (경혁)
법안의 통과를 위해, 신도들에게 돈과 시간을 헌신('헌신'이라 쓰고 '내 놔!'라고 읽는)하라는 모르몬교 지도자를 보면 '저거 뭐 순 날강도 아니여.'라는 생각을 불러일으킨다. (경혁)
사람들의 비논리적 대화, 이미 마음을 닫고 들으려하지 않는 사람들에게 상처받는 그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동하는 그들을 함께 지지하고 싶다. (다운)
어! 울림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인권영화제가 되어 보아요"
어! 울림 열네 번째 이야기
5월 1일 제121회 세계 노동절 기념대회가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렸습니다. 수많은 깃발이 보입니다. 깃발의 수만큼 다양한 인권문제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중요한 자리입니다. 노동권, 주거권, 건강권 등 인간의 권리를 쟁취하기 위해 실천하는 멋진 분들이 많았습니다. 희망이 느껴졌습니다.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권리를 위해 서울시청 광장에 모여 있다는 사실에 가슴이 벅찼습니다. 이분들이 모두 15회 인권영화제에 오시면 더욱 좋겠죠?^^ 5월은 드디어 인권영화제가 열리는 달입니다. 5월의 첫날. 많은 분들의 기운을 받아, 더욱 열심히 영화제 준비해 보아요~^^
만든 이 : 세희
"많은 이야기를 함께 나눌 수 있는 인권영화제가 되어 보아요^^"
자원활동가 편지
행복이 자라나는 곳:->
솔직히 내가 인권이라고 관심 갖고 있었던 일은 성소수자 인권밖에 없었다. 고등학교 1학년 때부터 관심을 가지면서 성소수자 인권을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조금씩 해나가고 있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면 꼭 성소수자 인권에 관련된 일을 할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를 모집한다는 것을 트위터를 통해 알게 되었다. 평소 영화나 연극 등 문화산업 쪽에도 관심이 많던 나는 내가 관심 있는 두 가지 일이 결합된 이 영화제가 내가 지금 할 수 있는, 또 내가 하고 싶어하는 일임을 알게 되었다.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인권운동사랑방에 자원활동가 오리엔테이션을 받으러 갔다. 처음에는 내가 생각했던 활동가는 달랐기에 내가 계속 이 활동을 해 나아갈 수 있을까 고민이 되었다. 하지만 두 번째 모임을 나가기 전날 두근거리는 날 발견했다. 왜 인지는 나도 몰랐다. 그저 두근거렸다.
그리고 나는 깨달았다. 내가 이 활동을 좋아하는구나, 정말 하고 싶어 하는구나, 라고..
그 후부터 매주 나가는 모임이 정말 즐거웠다. 나와 같은 생각을, 같은 마음을 가진 사람들을 만나면서 이야기를 나누고 같이 고민하는 일들이 모두 즐거웠다. 학기 초라 하루가 멀다 하고 놀러 다니는 친구들을 제치고 되도록 빠지지 않고 모임을 나오려고 할 정도로 즐거웠다. 어떤 분께서 나에게 신입생인데 이런 것 보다 놀러 다니는 게 좋지 않느냐고 물어보셨었다. 하지만 나는 한 치 망설임도 없이, "여기서 활동하는 게 더 좋아요^^!" 라고 말했다.
고등학교라는 작고 작은 틀에서만 갇혀 지내면서 친구들과 영양가 없는 얘기에 즐거워하던 나에게는 신선한 즐거움이었다. 많은 일을 하지는 않지만 조금씩 활동을 해 나아가면서 성소수자 인권뿐만 아니라 말 그대로 '인권'에도 관심이 생겼다. 아직은 잘 알지는 못하지만 이번 영화제 활동을 통해 인권에 대해 더 관심을 갖고 더 알아가고 싶다.
열악한 환경에서도 열심히 활동을 하시는 분들을 보면서 난 내가 속한 사회인데도 참 무심히 살았구나 하고 새삼 깨닫게 되었다. 이런 나 자신이 부끄러웠고 좀 더 관심을 갖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했다. 이제 20일도 안남은 영화제가 우리가 달려온 만큼 좋은 성과를 냈으면 좋겠다!
p.s. 제가 쓰고 싶다고 해서 쓰게 됐는데 막상 쓰니까 부끄럽네요^^;;
다른 분들 쓰신 거 보니까 다들 잘 쓰셔서 제가 쓴 글이 많이 모자라 보이네요..ㅜㅜ
그래도 끝까지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울림 독자 여러분께
울림 독자 여러분, 이번 울림은 어땠나요? 기사에 대한 의견, 읽고 난 감상, 울림을 위한 조언 등이 있으면 메일(hrfilmfestival@empal.com)로 보내주세요. 독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