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120호] '반딧불'과 '화기애애' 소식을 만나보세요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1/10/01
소식
하반기 정기회의 및 활동 개시
15회 서울인권영화제가 끝난 후, 지난 8월 23일 정기회의를 열고 하반기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습니다. 이후 9월부터 계속해서 반딧불과 화기애애 일정이 잡혀 있어서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올 하반기에도 힘차게 활동하는 모습 관심 갖고 지켜봐주세요. 소식지 "울림"은 하반기에 한 달에 한 번 발송될 예정입니다.
[반딧불] 강정마을에서 평화를 기원하다
9월 3일 토요일, 서울인권영화제는 평화비행기를 타고 제주도 강정으로 내려갔습니다. 아름다운 강정 구럼비를 파괴하는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며 평화와 연대의 마음으로 반딧불을 진행하였습니다. 지난 13회 서울인권영화제 상영작 를 상영하였습니다. 일정상 새벽 1시 경에 영화상영이 시작되었는데, 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30여명의 관객분들이 반딧불에 함께 참여해 주셨습니다.
[반딧불] 재능교육지부 조합원들과 연대하며
지난 9월 21일, 찾아가는 서울인권영화제 '반딧불' 상영회가 서울시청 광장 옆 재능교육 농성장에서 있었습니다. 4년째 힘든 싸움을 이어오고 계신 곳. 조금 늦은 감이 있지만 연대하는 마음으로 투쟁의 현장을 찾았습니다. 상영된 영화는 13회 상영작이었던 와 4회 상영작 이었습니다. 생각보다 따뜻한 날씨 덕에 재능교육 노동자분들 뿐 아니라 일반 관객들도 오셔서 많은 분들이 함께 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재능교육 농성장 반딧불은 앞으로 10월 12일까지 매주 수요일 저녁 7시 30분에 계속됩니다. 연대하는 마음으로 오셔서 함께 응원해 주세요.
[화기애애] 하반기에도 거리에서 관객들을 만납니다
9월 27일 화요일 늦은 7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서울인권영화제 정기상영회 화기애애가 열렸습니다. 지난 15회 서울인권영화제에서 상영되었던 을 상영했는데요, 화기애애 사상 최다인 30여명의 관객을 기록하여 여러 사람들을 흡족하게 했습니다. 한편 영화 상영 전에는 인권재단 사람 활동가께서 인권센터 건립 관련한 홍보도 해주셨습니다. 저희 서울인권영화제는 인권센터의 건립을 기원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2주 더 같은 장소, 같은 시간에 화기애애가 열립니다. 10월 4일에는 올해 영화제 상영작이었던 를 상영하며, 10월 11일 상영작은 확정되는 대로 알려드리겠습니다.
인권영화 다시보기
노랜드 왈커, 올란도 바그웰 Noland Walker, Orlando Bagwell |미국|2004|120분|다큐
나와 킹 목사와의 만남은 어렸을 적 영어 교과서에서 이뤄졌던 것 같다. 책에서, 그리고 교실에서 그의 인권 운동과 자유·평등을 향한 꿈은 너무나 '당연한' 것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시간이 흐름에 따라 많은 것들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책과 교실의 밖으로 나올수록 어떤 부당한 일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내며 저항하는 것은 흔치 않고, 당연치 않은 일이 되어버렸다.
영화는 킹 목사의 인종 차별 반대 운동의 발자취를 좇는다. 그 속에서 나는 한 평범한 시민이자 인권 운동가의 열정과 그와 함께한 수많은 동료들의 목소리를 발견할 수 있었다. 활자 속에 '킹 목사와 인권 운동'으로 남아있는 말은 그 혼자만이 아닌 수많은 사람들의 염원과 노력 속에서 비로소 일궈질 수 있었음을 이내 깨달을 수 있었다.
하지만 오늘날에는 감히 건드릴 수 없는 이런 킹 목사가 당시 끝없는 힐난과 비난 속에 놓여 위태한 모습들을 보며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흑인들에게서 "당신은 필요없다"며 받는 외면, 흑인 투표권 획득 성공 이후 라는 연설을 시작으로 반전 운동에도 동참하기 시작한 그에 대해 쏟아지는 비난들 속에 그는 얼마나 큰 상처들을 받았을까? 우리에게 익숙한 킹 목사의 환한 미소 뒤엔 실로 어마어마한 어려움과 노곤함이 쌓여있었고, 이는 피살 당시 39세였던 그의 심장이 60세의 그것과 같았다는 데서 확인할 수 있었다.
최근의 희망버스나 제주 강정마을과 관련하여 우호적이지 않은 여론을 확인할 때마다 마음이 좋지 않았다. 하지만 이 영화를 통해, 킹 목사와 같이 당대에 수많은 비난과 험난을 겪었던 많은 이들의 행적이 시간이 흐른 뒤 너무나 당연하고, 존중받는 것으로 여겨지는 것들을 떠올리며 보다 힘을 내보자고 되뇌었다. I have a dream으로 시작되는 명쾌하고 낭랑한 목소리의 킹 목사 역시 시간이 흐름에 따라 조금씩 눈동자가 흔들린다. 비난과 불안 속에 그 역시 확신하지 못한 채 흔들렸던 것이다. 하지만 시대는 그를 재평가했고, 그의 언사는 이후의 누군가에겐 가슴 깊은 울림을, 또 다른 누군가에겐 마음의 치유와 행동의 동기로 작용하지 않았던가?
여기저기서 봇물 터지듯 넘쳐나는 소통이라든지 연대라든지 이상이라든지와 같은 말들이 너무나 허황되단 생각을 한 적이 있었다. 그래, 어쩌면 그것들이 우리가 지금 발 딛고 있는 이 땅에서 보다 보편적이지 않고 잘은 보이지 않으며 요원하게 느껴지기 때문에 이렇게 붙들어 잡고 외치는 것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킹 목사의 그 말들이 그 때엔 요원한, 너무나 먼 이야기였지만 현실이 됐듯이 그렇게 현실은 또 다시 만들어져가는 법이지 않은가? "어느 한 곳에 부정의가 있다면, 세상 모두는 정의롭지 않다"고 말했다. 그 속에서 오늘도 수많은 사람들과 노력들은 경주한다. 비관하기엔 아직 너무 이름을 이 영화를 통해 다시 생각하게 됐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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