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선정을 마치며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2/03/19
2012년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선정을 마치며
2012년 17회 서울인권영화제에 작품을 보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올해 국내작 공모에는 총 62편의 작품이 출품 되었습니다. 이 중 극영화가 36편, 다큐멘터리 25편, 애니메이션 1편입니다.
'인권을 담은 영화'란 무엇일까요? 서울인권영화제는 체제 안에 갇혀 체념하는데 그치지 않고, 현실 밖으로 용기 내어 도전하는 인물과 작품을 만나고 싶었습니다. 인권침해 현상을 줄줄이 나열하는 것에 머물지 않고, 사회 구조적 문제를 파헤쳐 역사로 기록하는 작품을 바랐습니다. 또는 새로운 인권의제를 제시하거나, 인권의 외연을 확장시키는 작품을 기다렸습니다. 하지만 그런 작품을 만나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특히, 대부분의 극영화는 '장애', '여성', '폭력' 등을 주제로 삼고 있었습니다. 이 중 일부 작품들 속에서 보여진 인권침해 당사자에 대한 재연은 그 당사자들에게 또다시 2차 가해가 될 위험이 있었습니다. 단순히 '인권침해 현장(사건)'이나 '인권침해 피해자(가해자)'를 소재로 하는 작품을 '인권영화'라 할 수 있는지 의문입니다. 그 해답을 찾는 것이 우리 모두의 과제입니다. 서울인권영화제도 무거운 책무를 절감합니다. 우리가 이 과제를 풀기 위해서는 작품이 주제로 삼고 있는 '인권현안'에 대하여 깊은 탐구를 해야 할 것입니다. 제작환경이 열악하다 하더라도, 말하고자 하는 인권현안에 밀착하여 집요하게 '인권을 담아 끌어내는' 작품을 포기 할 수 없습니다. 많은 사람들도 역시 그러한 작품들을 기다릴 것입니다.
올해 서울인권영화제에서 최종 선정된 작품은 10편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선정 작품들은 이 시기 주요한 인권현안 중에서 특히 장애, 빈곤, 환경, 노동, 학생인권, 이주 등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이 작품들은 과거와 권력에 묻혔던 진실을 파헤치고 있고, 새로운 인권의제를 던지고 있습니다. 또, 권리를 빼앗겼던 소수자들이 당연히 가졌어야 했던 자신의 권리를 찾아 가는 과정을 밀도 있게 카메라에 담았습니다. 자신의 권리를 빼앗긴 어떤 당사자도 이제는 빼앗긴 자신의 권리를 되찾는 주체가 될 수 있고, 또 그렇게 되어야 한다고 말합니다. 상영되는 작품들이 완전할 수는 없겠으나, 이 작품들을 보면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직시하고 그 해결점을 벼리기를 바랍니다. 한편 올해 서울인권영화제와 처음 만나는 신진 감독들의 작품이 예년에 비해 많습니다. 인권영화를 만드는 사람이 많아지고 있다는 것은 인권 운동의 확산을 보여주는 반가운 일입니다. '인권을 담은 영화'를 만드는 모든 분들께 지지와 응원을 보냅니다.
2012년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선정을 마칩니다. 소중한 작품을 출품해주신 모든 감독님들과 국내작 선정에 참여해주신 선정위원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5년째 거리상영을 이어갑니다. 5월, 그 광장에서 여러분을 뵙겠습니다.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 상영 확정작](가나다순)
1. 이현정/2011/다큐/46분28초
2. 영/2012/다큐/32분
3. 김일란, 홍지유/2011/다큐/98분
4. 김영순/2011/다큐/52분
5. 김정근/2011/다큐/69분 57초
6. 안창영/2011/다큐/36분
7. 오정훈/2011/다큐/80분
8. 여백, 넝쿨/2011/다큐/91분
9. 어속 타파Ashok Thapa, 박수현/2012/다큐/62분 48초
10. 박지선/2011/다큐/75분 24초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품 선정에 참여한 사람들
김경만(다큐멘터리 감독)
김영옥(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김정아(인권재단'사람' 사무처장)
문정현(다큐멘터리 감독)
정소연(문화연대 대안문화센터 팀장),
김일숙(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
은진(서울인권영화제 상임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