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서울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1호] 국내 상영작 확정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2/03/25
소식
2012년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선정
올해 국내작 공모에는 총 62편의 작품이 출품되었습니다. 올해 서울인권영화제에서 최종 선정된 작품은 10편의 다큐멘터리입니다. 선정 작품들은 이 시기 주요한 인권현안 중에서 특히 장애, 빈곤, 환경, 노동, 학생인권, 이주 등의 문제를 담고 있습니다. 소중한 작품을 출품해주신 모든 감독님들과 국내작 선정에 참여해주신 선정위원들께 깊은 감사드립니다.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 상영 확정작](가나다순)
1. 이현정/2011/다큐/46분28초
2. 영/2012/다큐/32분
3. 김일란, 홍지유/2011/다큐/98분
4. 김영순/2011/다큐/52분
5. 김정근/2011/다큐/69분 57초
6. 안창영/2011/다큐/36분
7. 오정훈/2011/다큐/80분
8. 여백, 넝쿨/2011/다큐/91분
9. 어속 타파Ashok Thapa, 박수현/2012/다큐/62분 48초
10. 박지선/2011/다큐/75분 24초
(*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선정의 변' 전문은 홈페이지(http://seoul.humanrightsff.org)와 블로그(http://blog.naver.com/hrfilms)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17회 서울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발행 시작
이번 호는 17회 서울인권영화제를 준비하며 발행하는 첫 번째 뉴스레터 울림(전체 122호)입니다. 올해 상반기 울림은 1~2주에 한 번씩 발송될 예정이며, 준비하고 있는 코너는 다음과 같습니다.
영화제 소식 : 지금 인권영화제에서는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어떤 활동과 행사가 진행되었는지 전해 드립니다.
국내작 소개 : 감독들의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인터뷰 기사를 준비했습니다.
해외작 소개 : 영화의 명장면을 뽑아 자원활동가들의 감상과 의견과 함께 소개합니다.
자원활동가 편지 : 자원활동가들이 각자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자원활동가 출동 : 비정기적으로 실리는 기사로서, 인권 및 인권영화와 관련된 여러 행사나 집회에 자원활동가들이 직접 다녀와서 생생한 현장 소식을 전합니다.
올해에도 울림에 많은 기대와 성원 부탁드립니다.
해외작 소개
Saskia Gubbels | 네덜란드 | 2011 | 18분
소리를 듣지 못하는 11세의 엘렌에게 고등학교를 선택하는 것은 매우 중요한 문제이다. 고등학교 진학은 성인 세계로 진입하는 일일 뿐만 아니라, 비청각장애인 세계로의 진입이기도 하기 때문이다. 그녀는 청각장애인들만을 위한 학교에는 가고 싶어 하지 않는다. 엘렌은 "나는 청각장애인들의 세계는 이미 알고 있어요. 나는 미래를 향해 말하는 법을 배우고 싶어요"라고 말한다. 엘렌은 두 세계 사이에 여전히 커다란 간극이 있다는 것을 느끼지만, 영화를 보는 비청각장애인 관객도 비슷하게 느낄 것이다. 이 영화는 다른 방식으로 소통하고 교류하는 청각장애인의 세계로 우리들을 끌어들인다.
명장면 감상평
연기, 음악, 미술 등 여러 예술이 합쳐 이루어진 영화를 단순히 한 장의 사진으로 설명하기에는 부족한 점이 많다. 이 글에 올라와있는 사진 또한 그렇다. 그러나 이 영화의 주된 이야기이자 주인공인 청각장애인 엘렌의 이야기를 사진의 특색과 결합한다면 이 글을 읽는 독자에게 기존의 방식과 다른 감동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자막의 내용은 엘렌의 조부와 조모가 "수화로는 빵을 살 수 없다"고 말하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그들의 말소리가 들리지 않는다. 우리는 오직 사진에 나타난 글로써 그들의 뜻을 인식할 뿐이다. 우리는 아무 소리도 들을 수 없었고 눈으로써 그들의 뜻을 알았다. 우리는 그 순간만큼은 사진 속의 어린 소녀, 엘렌과 같은 존재가 된 것이다. (준영)
학교 문제 때문에 엘렌이 가족들과 논쟁을 벌인다. 엘렌이 자기 생각을 거침없이 이야기하고 부모도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는 모습이 한국인에게는 매우 낯설 수도. (민지)
엘렌과 미어스는 같은 학교를 다니며 언제까지나 함께이고 싶어합니다. 하지만 그게 힘들어질지도 모릅니다. 미어스는 어느 정도 듣고 말할 수 있는 난청인이지만, 엘렌은 듣고 말하는 것이 많이 힘든 농아인이기 때문이죠. (지용)
자원활동가 편지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려주기를
작년 부산 국제 영화제에서 영화 2편을 보고 '달리다'라는 어쩌면 일상적인, 이 행위에 깊이 감동받은 적이 있다. 하나는 소노 시온 감독의 '두더지'였고, 또 다른 하나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기적'이었다. 두 영화에서는 공통적인 행위 하나가 영화의 엔딩을 장식했다. 그것이 바로 '달리기' 였다. 의 마지막 장면은 결국 바닥까지 간 주인공 스미다가 강에서 자살을 하려 하지만, 끝내 자살을 포기하고 강을 돌아서 버린다. 그리고 반대편으로 달린다. 주인공 친구 챠자와는 강을 돌아서서 달리는 주인공을 힘내라고 응원하며 같이 달린다. 의 마지막 장면은 기적을 위해 여행을 떠났던 아이들이 오히려 거창한 기적이 없다는 것을 깨닫지만 집으로 향하는 길에 달린다. 물론 두 영화 모두 인권영화는 아니다. 그러나 그 영화들에게서 느낀 감동이 바로 내가 서울인권영화제에서 느끼고 싶은 감동이다.
영화 두더지의 스미다도 실패했고, 기적의 아이들도 기적을 이루는 것에 실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미다는 달렸고, 아이들도 달렸다.
그랬기 때문에 따뜻한 음악을 시끄러울 정도로 삽입하고, 지나친 휴머니즘을 강조하는 영화보다도 훨씬 더 눈물이 났고 감동적이었다. (사실 인생에서 거대한 휴머니즘을 만나기는 어렵지 않은가.) 울지 않고, 다시 달리는 주인공들을 보며, 내가 주인공 대신 훨씬 더 많이 울었다. 그건 안쓰러워서 우는 눈물이 아니었다. 진심으로 응원해 주고 싶어서, 다시 뛰려는 그 용기에 응원해주고 싶은 격려의 눈물이었다.
여기서 내가 인권영화제에서 느끼고 싶은 감동이 있다. 매번 힘들고, 지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여있고,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어쩌면 미동도 없을 작은 외침을 하는 인권영화제. 그럼에도 불구하고 끝까지 울지 않고, 달려줬으면 좋겠다. 그걸 바라보는 자원활동가들은 더 응원하고 격려의 눈물을 대신 흘리며, 같이 달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그런 감동을 느끼고 싶어서 자원을 했고, 앞으로도 계속 응원하고 싶다. 전혀 달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해도 달린다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달려준다면 어디든 함께 달리고 싶다.
그렇다고 인권운동사랑방까지 달려가는 것은 좀 무리다. 언덕이 너무 높으니까 그건 좀 봐줬으면 좋겠다.
울림 독자 여러분께
울림 독자 여러분, 이번 울림은 어땠나요? 기사에 대한 의견, 읽고 난 감상, 울림을 위한 조언 등이 있으면 메일(hrfilmfestival@empal.com)로 보내주세요. 독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