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회 서울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6호] 청계광장에서 오는 25일 드디어 개막!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2/05/21
소식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개막 D-4
서울인권영화제 서울광장(신고제) 사용신청 불허, 청계광장에서 오는 25일(금) 개막!
일시 : 2012년 5월 25일 (금) - 28일 (월) 4일간
장소 : 서울 청계광장
"서울 광장은 신고제이니 누구나 신청하면 사용할 수 있다?"
그러나, 서울인권영화제는 사용 불허!
17회 서울인권영화제는 이번주 금요일 청계광장에서 개막합니다. 지난 3월 26일 서울광장 사용 신청을 했지만, 서울광장 사용신고를 담당하는 서울시청 총무과는 "영비법상의 상영등급과 관련한 규정을 준수" 할 것을 요구하였습니다. 영비법을 바꾸지 않고서는 서울광장도 사용할 수 없습니다. 영화관이 넘쳐나는 시대, 서울인권영화제는 상영관을 구하지 못해 거리상영을 감행하고 있지만, 이마저도 행정기관의 과도한 규제로 힘든 상황입니다. 인권의 정보 및 교육을 목적으로 만들어진 인권영화는 자유롭게 상영되어야 합니다.
2012년 5월 25일, 청계광장에서 뵙겠습니다.
자세한 상영일정표와 작품소개를 확인하세요.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개최를 위한 후원활동을 요청드립니다
서울인권영화제 개막이 4일 남았습니다. 청계광장에 인권영화관을 지을 수 있도록 후원으로 관심과 지지를 표해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
1. 정기후원하기
"탄탄한 정기 후원은 더더 든든합니다"
정기후원하기 ☞ http://sarangbang.or.kr/kr/new/huwonx/form/hrfilm
2008년 부터 시작한 정기후원 모집 사업은 2012년까지 300명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현재 193명(2012년 5월 10일 현재)입니다.
상근하는 2명의 활동가와 영화제개최, 운영비로 부족하지만 1차 목표로 300명(월 300만원)을 달성한 후, 다시 목표를 정해 볼까 합니다.
서울인권영화제는 인권운동사랑방에서 독립(2013년 1월 예정)하여 인권운동 '전체'의 서울인권영화제가 되어야 한다. 인권단체가 두루 참여하고 다양한 인권현안을 담은 인권영화를 많은 인권활동가들과 함께 발굴하여 서울인권영화제를 통해 사람들에게 알려야 한다. 또, 인권운동을 '촉진'하는 서울인권영화제가 되어 인권운동의 장을 확장해야 한다. 인권영화는 교육방식으로 활용될 수 있고, 연대의 행진이 될 수 있으며, 투쟁의 변주곡이 될 수도 있다. 다채로운 인권운동 방식이 있는 '가까운' 서울인권영화제가 좋다. 영화로 인권운동을 한다는 것! 영화제를 매년 개최하는 것만으로 부족하다. 서울인권영화제에 더 많은 사람들이 더 자주, 더 자유롭게 드나들 수 있는 문이 활짝 열린 인권운동의 장이 필요하다. 서울인권영화제의 독립 계획과 다짐은 인권운동의 영력을 확장하고, 인권활동가의 역량을 강화하여 인권운동의 파급력을 키우는데 기여할 것이다.
2012년, 거리상영 5년째. '거리상영도 힘든데 독립할 수 있나?', '다른 인권운동단체와 달리 사업비가 많이 드는데 단 두 사람이 이 큰 사업을 잘 꾸려 갈 수 있을까?'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다. 해야 할 일은 태산이고, 갈 길은 먼데 돈이 없다. 재정 문제가 가장 큰 과제다. 그러나 서울인권영화제는 사업비를 손에 쥐고 영화제를 개최한 적이 없다. 영화제를 찾아주신 많은 사람들이 후원해주고 ,지지 응원 해주어서 개최할 수 있었다. 그 힘으로 17년을 지켜왔다. 서울인권영화제는 재정이 힘들어 '빚'이 날 것 같아 보이지만 끝내 '빛'을 발산하며 인권운동을 해온 것이다. 그래도 당당하고 아름다운 독립을 위하여 재정이 튼실해져야 할 것이다. 인권운동사랑방의 성과와 서울인권영화제 독립을 축하하고 기대하는 사람들의 마음이 문이 열리기를... 그리하여 서울인권영화제 정기후원이 속속 이어지길 열렬히 바란다. 독립! 첫발 함께 합시다.
-17회 서울인권영화제 해설책자 중 에서
2. 소셜펀치 후원함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개최를 위한 '소셜펀치' 후원 모금이 지금까지 약40% 달성되었습니다. 서울인권영화제에 관심을 가져주시고 소중한 후원으로 지지해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후원과 더불어 많은 분들에게 자신의 방법으로 서울인권영화제를 홍보하고 알려주시면 큰 힘이 됩니다. 링크를 통해 서울인권영화제의 상황과 모금 진행상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소셜펀치 후원함 ☞ http://www.socialfunch.org/hrfilm
현재까지 함께 해주신 '소셜펀치 청계광장 섬' 후원인들이십니다. 감사합니다.
가람 강희준 감구리 국연주 곽혜영 권명숙 김광섭 김금년 김금봉 김대진 김동현 김민재 김민지 김산 김성용 김소라 김수현 김영근 김정선 김별샘 김병현 김혜지 길미정 까소 나영정 노상경 류민희 문뉴진 미류 박미림 박종필 박초롱 박형순 빵 송성미 설이경 세주 시은맘 심지연 안바라 양진효 우상수 유결 윤성필 윤필 이만규 이미숙 이소연 이유경 이은지 이인경 이정주 이혜경 이화자 이화정 이효정 이희진 인권교육센터 들 임대섭 임성민 전형우 정경미 정민영 정은주 정인 정일호 지용 지후 천재 최은경 지앤선 지평이네 진석 팔연대 ㅋㅋㅋ 하승우 한예슬 한진수 허상욱 허은 황지영 황혜림 홍미숙 현주 Bigstar Park Changseob Kwon Kenneth Park KJS songsong Young Ok Kim (2012.04.18 ~ 2012.05.21. 총93명)
3. 바로 후원하기(계좌이체)
국민은행 031601-04-060269 인권운동사랑방(인권영화제)
존재 자체가 선언인 우리 - 17회 서울인권영화제에 초대합니다
세상에, 사람으로 살다
세상에, 사람으로 살(아갈 수 있)다니!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세상입니다. 인간다운 생활이 아니라 죽지 않기 위한 생존이 목표가 되고 있습니다. 사람으로 존재하는 것, 쉽지 않습니다.
세상에 사람으로 살다
이런 세상에서, 이런 세상일지라도 우리는 사람으로 살아갑니다. 나의 권리를 침해하는 권력에 맞서고 나를 차별하는 모든 것에 당당하게 저항하고자 합니다. 우리의 존재 자체가 저항의 근거가 되고 있음을 확인합니다. 사람으로서의 존엄성을 잃지 않고 이 험한 세상에서 사람으로 살아내는 것, 그 모두에 뜨거운 박수를 보냅니다.
올해 서울인권영화제는 청계광장에서 진행됩니다.영화제를 거리에서 진행하는 것이 매우 힘들고 또 돈이 많이 드는 일이기도 하지만, 열린 공간에서 인권영화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 때문에 인권영화제 현장은 때로는 집회 같기도 하고, 때로는 축제 같기도 합니다. 내년 서울인권영화제의 조직 독립을 앞두고, 더욱 설레는 마음으로 올해 여러분과 함께 청계광장에서 인권영화제의 공간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 자체가 경이로운 세상에서, 사람으로 살고 있음을 서로 확인하고 선언하는 이곳에서 인권영화를 아껴주시고 인권영화제를 지켜주신 여러분과 함께 하고 있다는 것에 감사드리며.
- 17회 서울인권영화제를 준비하는 인권활동가들 드림
17회 서울인권영화제 초대의 글 전문 보러 가기 ☞http://blog.naver.com/hrfilms/10139009139
국내작 소개
[개막작]
김정근 | 한국 | 2012 | 다큐 | 80분 | HDV | 컬러 | 16:9
SNS와 희망버스는 2011년, 새로운 운동에 물꼬를 텄다. 공고하고 일방적이던 언론을 균열시켰고, 오만하던 정치권과 재계에 각성을 요구했다. 높다란 한진중공업의 담장을 넘어섰으며, 차벽에 가로막힌 영도 봉래교차로에서 물대포를 맞으며 밤을 지새웠고, 청학수변공원에서는 집회가 축제가 되는 순간도 맞이했다. 희망버스는 점차 진화했고 누구나 참여가 가능한 거대한 난장판이 되었다. 다시 제자리에 선 희망버스. 과연 어떻게 진화할까.
감독 인터뷰
감독님 소개를 부탁합니다. 어떻게 해서 다큐를 시작하게 되셨나요?
부산의 대안영상언론, 플로그티비(Plog TV)에서 활동하고 있는 김정근이라고 합니다.
다큐는 제가 한진중공업 사안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작하게 됐죠. 2003년에 시민단체에서 활동을 하고 있었는데 한진 관련 영상을 촬영해서 인터넷에 올려달라는 제안이 들어왔어요. 당시 사안의 중요성도 모르고 귀찮기도 해서 안 찍었는데, 일주일쯤 뒤에 김주익 열사가 목을 매신 거예요. 제가 인터넷에 올린다고 해서 판도가 확 달라지진 않았겠지만, 그래도 이 중요한 일을 알려냈더라면 김주익 열사도 고립됐다는 생각을 덜 했을 것이고 목을 매지도 않았을 텐데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때부터 느꼈던 부채감과 죄책감으로 다큐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이 영화를 제작하게 된 계기는요?
한진중공업 안에서 2009년부터 정리해고 이야기가 나돌았고 2010년 즈음에 정리해고안이 발표됐어요. 당시 쌍용차문제로 많은 분들이 돌아가셨을 때라, 사람들에게 이걸 좀 알려야하고 다시는 이런 죽음이 있게 해선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래서 저희 부산 지역 활동가들과 같이 이야기해서 한진에 들어가서 촬영을 시작했죠. 저희의 처음 기획은 한진중공업 이야기로 영화를 만드는 거였는데, 그 즈음에 희망버스가 왔어요. 희망버스로 (사태가) 달라지는 모습을 보니 (이 현상을) 사회적 의미로 우리가 좀 묶어낼 수 있는 게 있겠다 싶었고, 방향을 틀어 희망버스 이야기로 전개를 시킨 거죠. 희망버스라는 힘이 지나간 4.11총선이나 쌍용차와 같은 문제들에 연대를 계속 할 수 있는 매개체로 사용되기를 기대하면서 빨리 급하게 만들었던 것 같아요.
촬영을 하신 분들의 수도 많고 촬영 분량이 방대했을 텐데요. 편집 시 어려운 점이 있으셨는지.
너무 많죠(웃음). 촬영 장면도 많고 사람도 많다보니 애로사항이 많았어요. 우선 장면이 많다는 건 카메라가 굉장히 많다는 거잖아요. 저희가 거의 6-7대로 촬영을 했어요. 크레인을 비추는 카메라, 한진중공업의 일상을 담는 카메라, 희망버스가 오면 희망버스를 담는 카메라 등 굉장히 다양한 카메라가 있었어요. 그런데 처음부터 기획해서 우리가 (희망버스를) 담자는 게 아니었고 또 상황이 계속 급변하다보니 일정한 톤을 맞추는 게 힘들었던 거 같아요.
편집할 때 빠졌지만 다른 분들이 기억해줬으면 하는 장면이 있나요?
한진중공업의 일상은 제가 굉장히 좋아하는 부분이에요. 가까이서 한진 형님들과 같이 있었기 때문에 그분들의 밝고 순수한 모습을 많이 아니까요. 한진중공업 노조의 강성투쟁 말고 이 사람들의 맨얼굴, 실제 모습을 많이 기억해주셨으면 좋겠어요.
김주익 열사 사건 때 현장을 촬영하지 못했던 개인적인 경험을 갖고 계시다고 하셨는데, 그때와 지금을 비교했을 때 감독님 개인적으로나 또는 사회적으로 변화가 느껴졌다면 어떤 점인가요?
더 힘들어졌다고 생각하죠. 라는 사진집에 보면 (김진숙)지도위원님이 하신 말씀 중에 어떤 문구가 크게 적혀있어요. '전태일의 유서와 김주익의 유서가 같은 나라'라고 적혀있는데 노동 현실이 6-70년대하고 지금하고 똑같다는 이야기잖아요. 문제는 전태일의 이야기가 그만큼 커질 수 있었던 건 사회적으로 많은 사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연대하는 힘이 강하기 때문이었는데, 지금은 그런 힘의 고리가 약해졌다는 거죠. 그래서 희망버스를 기록하는 순간이 저한테는 그런 힘이 커지고 있다는 걸 보여준다는 점에서 의미 있었던 것 같아요.
부산에서 여러 독립영화 감독들이 모여 활동을 하고 계신데, 감독님이 생각하시는 다큐를 통한 미디어운동의 의의는 무엇인가요.
먼저 매체를 사용하는 것에 대한 의미로 보자면, 제게는 누군가에게 알리거나 사람들에게 힘을 줄 수 있는 뭔가를 할 때 다룰 수 있는 도구로서의 최전선이고 최고점인 것 같아요. 제가 다큐멘터리를 하는 이유이기도 하고요.
그리고 다큐멘터리가 주는 확장성에서의 의미로 보면, 글로만 접하던 사안들에 대해 영상을 보여줌으로써 사람들에게 좀 더 쉽게 이 사안에 접근하게 되는 의미가 큰 것 같아요. 그래서 저희는 단발적으로 만드는 이 클립들을 계속 활동가의 입장에서 올릴 거고, 작품의 형태로 만들어지는 과정과 관객을 만날 수 있는 방식들에 대한 고민을 해나갈 생각이에요.
서울이 아닌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미디어운동의 한계와 현실에 대한 감독님의 의견이 궁금합니다.
한계는 존재하죠. 일단 서울이 아니니까 중앙중심의 이슈에 우리가 발맞추거나 호흡하지 못하는 건 아닌가하는 생각도 들고, 가까운 예로는 자료조사나 인터뷰를 하더라도 서울로 올라와서 해야 공신력이 생기는 부분들도 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고요.
저도 어렸을 땐 서울로 가는 게 맞다고 생각해서 영상원 시험도 쳤었거든요. 그런데 다행히 부산지역에도 미디어로 활동하는 선배들이 있었어요. 지금 그 분들을 주축으로 플로그티비(Plog TV)가 운영되고 있고요. 그 분들은 지역 안에서만 할 수 있는 이야기들이 많고, 지역이 건강해야 한다는 걸 영상을 통해서 이야기 할 줄 아시는 분들이었어요. 지역마다 이슈가 워낙 다양하고, 지역이기에 더 소외되고 힘을 받아야하는 사안들이 많기 때문에 저희가 해야 하는 이야기가 많아요. 중심이 다 서울에 있으니까 서울이 아닌 다른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것, 예를 들면 에서도 저희가 할 수 있는 얘기는 부산에서 한진 형님들과 함께 호흡했던 거잖아요. 저희만 할 수 있는 얘기가 있다는 게 강점이자 약점인 것 같아요.
차기작 계획이 있으신가요?
한진중공업 사안을 확실히 아시는 분들은 안에 그 이야기가 되게 많이 빠졌다고 얘기하세요. 예를 들면 합의과정에서의 문제, 6.27 행정대집행 당시의 문제 등, 이런 다양한 문제들을 제가 안에서는 다 할 수가 없었어요. 이제 (차기작에서는)그런 얘기들을 좀 더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또 중간에 희망퇴직 쓴 분들을 섭외해서 그 분들을 이야기를 담는 것도 의미 있을 것 같아요. 왜냐면 그 분들도 미안함이나 여러 가지 복합적인 감정들이 있을 것 같아서요. 그렇게 해서 한진중공업에 대한 사안 자체를 잘 정리하는 것과, 투쟁이 끝난 이후에 정리해고투쟁위원회가 복직되는 문제, 좀 더 나아간다면 희망퇴직자들의 이야기까지 더 얘기할 수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 17회 서울인권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되었습니다. 소감 및 관객분들께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신지요?
개인적으로는 영광이고, 크게 봤을 땐 지금 한진에 여러 가지 복합적인 문제들이 많아요. 이건 연대하고 이야기해야하는 부분이니까 그런 걸 시사하기 위해 선정해주신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많은 분들이 이 영화를 보셨으면 좋겠고, 계속 연대의 끈을 놓지 않으셨으면 좋겠고, 이 에너지가 지금보다 더 증폭되었으면 좋겠어요. 지금 충전하고 계시겠죠?
해외작 소개
클라스 벤스 Klaas BENSE | 네덜란드 | 2011 | 다큐 | 70분 29초 | HD | 컬러
버마 스님과 칠레 학생, 독일 신부, 이라크 여성, 미국의 전직 운동선수, 중국의 젊은이. 서로 다른 문화적·종교적 배경을 가진 여섯 사람. 그들 모두 작은 비폭력적인 저항을 통해 사회에 중요하고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온다.
명장면 감상평
소원을 빌며 못을 박는 작은 행위들이 모여 큰 나무를 죽이는 장면이 어떤 이들에게는 작은 소망이 담긴 행위일 지라도 그것들이 모여 다른 누군가의 목숨을 빼앗는 큰 폭력일 수도 있다는 걸 잘 보여주는 장면이라고 생각했습니다. 황량한 사막에 덩그러니 놓여있는 죽은 나무의 모습이 황폐해진 그 지역 사람들의 마음의 풍경 같기도 했습니다. (이끼)
내가 찾는 웹페이지가 없는 웹페이지가 아니라면? 누군가에 의해 접근이 금지된 것뿐 실제로 존재하는 웹페이지라면? 중국의 젊은 청년은 당국이 원하지 않는 동영상을 반복해서 올린다. 동영상은 올리는 족족 삭제된다. 그러나 청년의 외침은 계속된다. 비바람의 궂은 날씨에도 휠지언정 부러지지 않는 푸른 나무에 어느 화창한 날의 햇빛이 닿는 날이 오기를. (이연)
이 스님은 자기가 가족도 친구도 없고 매일 운다고 말하지만, 표정은 이상하게도 평온해 보인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스스로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것. 이는 사회뿐만 아니라 자기 자신에게도 변화를 가져오는 것 같다. (민지)
자원활동가 편지
당신이 가슴 속에 품고 있는 질문은 무엇인가요?
제가 서울인권영화제를 처음 만난 건 2년 전, 마로니에 공원이었습니다. 당시 대학교 3학년이던 저에게는 인권이라는 주제의 영화제도 신선했지만, 무엇보다도 제 시선을 사로잡은 것은 "당신이 다른 생각을 가졌기 때문이다"라는 글귀였습니다. 보통 '때문이다'라는 대답을 하기 위해서는 '왜 그러는가'라는 질문이 먼저 있는 게 보통이기에 저는 질문이 대체 뭘까를 여러 가지로 상상해보았던 것 같습니다.
그리고 지금 2012년 17회, "세상에, 사람으로 살다"라는 주제의 서울인권영화제의 자원활동가로 있습니다.^^ 그간 제 일상의 고민들도 사랑, 미래 등으로 더욱 구체화된 것 같습니다. 내가 진짜로 원하는 게 그리고 두려워하고 있는 것은 무엇일까라는 질문들을 제게 하고 있는 걸 보면 뭔가 철든 듯한 느낌도 물씬 듭니다.
요즘 제가 깊이 음미하는 문장이 있습니다. 어느 길로 가야할지 모를 때 진정한 여행이 시작되는 것이다! 서울인권영화제는 17년 간 무료 상영과 옳다고 생각하는 것에 대해서 독립성을 유지한다는 원칙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자원활동가로 지내면서 이 원칙을 실행에 옮기기 위해서는 성실히, 그러나 재치 있게 일상에서의 작업들을 하나하나 채워나가야 한다는 것을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이게 가능한 이유는 영화제가 목표하는 것이 너무나 분명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인간 권리의 진정한 실현, 이게 제가 내린 답입니다.
저는 여전히 평범한 대학생으로서 치열히 고민하는 단계에 있습니다만 이 과정 또한 소중하게 여기며 차곡차곡 채워가려고 합니다. 인간이 성장했다고 판단하는 기준은 그 전에 하지 못했던 질문을 자신에게 할 수 있을 때라고 하더군요. 같이 얘기해보고 싶습니다. 인권영화제를 통해 가슴 속에 품기 시작한 질문은 무엇이고 세상에 사람으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 나름의 어떤 생각들을 가지고 있는지 말입니다. 현장에서 뵈어요, 히힛.
만국의 엑스트라여, 단결하라
자원활동가 편지로 대체 뭘 써야할지 고민하다가 예전에 내가 쓴 글을 보았다. 연예인 얘기를 써 놨더라. 이번에 쓸 내용도 비슷하다. 마감 당일 새벽에 급하게 쓰는 것도 똑같다. 자기복제는 내 취미이자 특기이다. 흐흐흐.
그 날은 꽃샘추위가 절정에 이르는 날이었다. 영하의 온도, 새벽까지 몇 시간이고 겉옷도 못 입고 100명이 자전거 폐달을 밟았다. 약관 언저리에 있던 몇몇 청년들의 눈물이 칼바람에 흩날리고, 광고의 메인모델은 그를 둘러싼 여섯 명의 사람들에게 핫팩과 휴대용 난로의 열기를 전달받고 있었다. 그 날 나는 그렇게 멋지고 예쁜 메인모델이 얼른 꺼지기를 진심으로 바랐다. 그 전까지 이 힘든 일은 끝나지 않을 것이고, 일개 엑스트라가 하는 힘드니까 좀 쉬자는 말 따위가 받아들여질 리가 없기 때문이었다. 촬영장에서 소리가 큰 쪽이 이기는 것인데 그들에게는 확성기와 마이크가 있었으니까.
나는 분노할 사항이 있을 때마다 초인을 생각했다. 어느 초인이 나타나 장풍으로 메인모델을 날려버리고 스텝들에게 엑스트라들이 쉴 시간을 제공하라고 말해주었으면. 내 입이 추위로 인해 기어코 돌아가기 전에 슈퍼히어로가 나타나 암울한 현실을 바꿔주었으면. 그러나 당연하게도 내 머릿속을 점령했던 초월적인 힘의 영웅은 나타나지 않았다. 그리고 앞으로도 나타나지 않을 것임을 안다.
영웅은 없다. 다만 대안은 있다. 엑스트라들이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우리가 단체로 자전거를 도저히 못 타겠다고 뻗댄다면? 우리는 확성기는 없어도 쪽수가 안 밀리니까 다들 크게 소리친다면 확성기보다 소리가 커질 텐데. 소리를 계속 고래고래 지를 수 없다면 조금씩 돈을 모아서 확성기라도 산다면. 그렇다면 촬영장의 카메라가 메인모델 대신 엑스트라들을 아이레벨로 잡아줄 수도 있을 것 같다.
서울인권영화제의 주인공은 엑스트라들이다. 세상의 수많은 엑스트라들의 도움들이 쌓고 쌓여서 매년 영화제는 꾸려진다. 카메라가 담는 사람들은 세상에서 엑스트라로 살아가지만, 프레임 안으로 들어와서 주인공이 된다. 모든 엑스트라가 주인공으로 인정되는 날이 얼른 왔으면 좋겠다. 그런 날을 고대하며 만국의 엑스트라여, 단결하라.
울림 독자 여러분께
울림 독자 여러분, 이번 울림은 어땠나요? 기사에 대한 의견, 읽고 난 감상, 울림을 위한 조언 등이 있으면 메일(hrfilmfestival@empal.com)로 보내주세요. 독자 여러분들의 소중한 의견을 기다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