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림 2호] 2014년 19회 서울인권영화제 뉴스레터 "울림" 2호
글쓴이: hrffseoul@jinbo.net | 글쓴날: 2014/03/21
- <소식> 2014년 19회 서울인권영화제 장소 및 일시 확정
- <소식>2014년 19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상영작 선정
- <활동펼치기> 19회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교육3 “반빈곤, 반개발, 노동”
- <활동펼치기>19회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교육4 “여성, 성소수자, 장애”
- <자원활동가 편지> 지쳐가던 중이었습니다
- <울림 독자 여러분께>
소식
19회 서울인권영화제가 오는 5월 22일에서 25일까지 서울 혜화동 마로니에공원에서 열립니다. 공사를 마쳐 새로운 공간 이 된 마로니에공원 야외무대와 지하 다목적홀에서 야외, 실내 상영을 동시에 하게 됩니다. 5월 22일 23일 24일 25일. 거리에서 다시 만나요!
2014년 19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상영작 선정
[19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상영 확정](가나다순)
*거미의 땅/Tour of Duty/2013/다큐/김동령, 박경태/150분
*구럼비–바람이 분다/Gureombi –The wind is blowing/2013/다큐/조성봉/100분
*두물머리/DUMULMEORI/2013/다큐/서동일/
*드래프트 데이/Draft Day/2013/다큐/김준표/9분 21초
*레드툼/Red Tomb/2013/다큐/구자환/97분
*밀양전/Legend of Miryang1/2013/다큐/박배일/74분
*삐 소리가 울리면/BEEP/2014/다큐/김경만/10분 5초
*슬기로운 해법-대한민국 제4의 권력에 대하여/Sage Solutions–The Fourth Estate/2013/다큐/태준식/95분
*자, 이제 댄스타임/Let's dance/2013/다큐,극/조세영/83분
*탐욕의 제국/The Empire of Shame/2013/다큐/홍리경/92분
*팔당사람들/Paldang/2013/다큐/고은진/89분
[19회 서울인권영화제 국내작 선정에 참여한 사람들]
김영옥(여성학자, 인권연구소 '창' 연구활동가), 김일숙(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레고(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오정훈(다큐멘터리 감독), 이정주(국제앰네스티 한국지부 활동가), 이혁상(다큐멘터리 감독/연분홍치마 활동가), 황혜림(독립영화 프로듀서)
활동펼치기
19회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교육3 “반빈곤, 반개발, 노동”
‘빈곤’, 불편한 익숙함
지난 3월 6일 목요일, ‘반빈곤∙반개발∙노동’ 팀에서 준비한 3차 자원활동가 교육이 “빈곤”이라는 주제로 진행되었다. 홈리스 행동의 이동현 상임활동가의 강론으로 한국사회 전반에 대한 빈곤과 홈리스를 비롯한 현장에서 마주하는 빈곤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 짧은 시간이었음에도 빈곤의 사회구조적 원인부터 다소 어려운 사회복지제도, 사회 사각지대를 마주하는 현장을 상임활동가와 함께 잠시나마 쭉 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교육을 통해 여러모로 알지 못했던 빈곤에 대한 이야기와 지식을 알 수 있었지만, 무엇보다 빈곤과 사회구조적으로 인한 불평등, 사각지대를 익숙하고 안이하게 바라보고 있는 나를 성찰하고, 빈곤을 지식으로 아는 것을 넘어 낯설게 느낄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문득 들었다.
우리가 자라면서 수없이 빈곤과 사회 구조적 불평등, 그리고 사회 사각지대에 이야기를 듣고 실제 봐 왔다. 그렇지만 어느 순간부터 이 문제는 당연히 일어나는 일이고 나의 삶에선 다소 거리가 있는 일이라고 무의식으로 생각하며, 일상 속에서 마주치는 빈곤의 양상과 그 속의 사람들의 모습을 지나친다. 항상 언론에서 떠들썩하게 계속 세뇌시키는 한국의 경제와 사회의 미담 아니면 빈곤으로 인해 극단적으로 치닫는 사연을 들어오면서, 우리는 일상 속에서 빈곤과 사회의 어두운 이면의 모습에 대해서 무뎌지고 익숙해진 것만 같다. 우리 일상 속에 드리워져 있는 사회구조적 빈곤과 사회적 사각지대의 모습에는 우리가 있음에도, ‘인식하지 못한 채 각성이 필요한 상황에 무뎌져 지나치고 있지 않나?’ 라고 나에게 묻게 되었다.
항상 ‘살기 힘들다’는 말로 가득한 사회에서, 나는 타인의 인권과 내 인권을 소중히 여기며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빈곤과 사회구조를 볼 필요성을 느꼈다. 어두운 빈곤의 현실을 듣게 되면, ‘나는 많이 불편하고 무언가 변화가 필요하다’라고 마음 어딘가 있는 누군가가 울분과 함께 외치는 것과 같았다. 그러면서도 함께 빈곤의 실상에 대한 익숙함을 느끼며 ‘어쩔 수 없지’라는 생각을 가지게 되는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의 모습을 보게 된다. 빈곤은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에겐 꼭 바뀌어야 하는 사회구조적 문제라는 생각처럼, 빈곤이 불편하면서도 익숙하고 냉소를 가지게 되는 상황이 되어 버리진 않았으면 좋겠다. 그래서, 나는 ‘당신에겐 빈곤은 익숙하면서도 불편하지 않나요?’ 라는 물음을 가지고, 우리 주변 가까이에 있는 빈곤과 인권에 대해 낯설게 바라보길 권하고 싶다.
MI(황은미)
19회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교육4 “여성, 성소수자, 장애”
그들만의 ‘정상성’을 파헤치다
지난 3월 13일 목요일 7시, 인권영화제 사무실에서 <여성, 성소수자, 장애> 팀에서 준비한 교육이 진행됐다. ‘정상성’을 주제로 한 이번 교육은 총 4차로 진행된 교육일정 중 마지막이었다.
먼저 세 개의 기사로 구성된 교육 자료를 받은 후 활동가들은 각각의 조로 나뉘었다. 각자 기사를 읽고 이상하거나 거슬리는 부분, 잘못된 부분 등을 찾아 토론을 시작했다. 조별 토론 뒤에는 조별로 어떤 이야기가 나왔는지 발표하는 시간이 있었다.
첫 번째 기사 “여성, 차별을 깨고 ‘차별화’로 나아가야”에서는 남성과 여성의 대립관계 형성, 남성을 정상의 기준으로 설정, 여성의 역할에 대한 고정관념 등에 관한 이야기가 나왔고, 두 번째 기사 “안전한 성전환 수술로 성적 정체성 장애를 극복하자”에서는 제목 자체에 대한 문제, 기자의 주관적 의견을 사실로 언급, 신체에 한정된 성 구별 기준 등이 언급됐다. 또 세 번째 기사 “일산스피존, 장애우 위해 컴퓨터 기증”에서는 ‘장애우’라는 용어의 사용, 공감할 수 없는 정상의 기준 등이 문제로 제기됐다. 이어 레고 상임활동가의 덧붙임을 끝으로 이번 교육은 마무리 됐다.
이번 교육은 다른 교육일정에 비해 비교적 짧게 끝났다. 하지만 주어진 기사에 대해 생각하고, 생각한 것을 서로 나누는 데에는 충분한 시간이었다. ‘기사’이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과 소통하는 글이었지만 세 기사 모두 보기 불편할 정도로 고집스러운 점이 많았다. 보다 많은 사람들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자기 자신만의, 아니 인정하기 싫지만 대개의 사람들이 가진 익숙한 생각을 꿋꿋하게 적은 글은 교육 때 함께 나누어준 여성학자 정희진의 글처럼 “지구를 망가뜨리고(종이 낭비), 약자의 목소리를 억압하며, 새로운 사유의 등장을 가로막아 사이비 지식을 양산한다.” 그렇기 때문에 이번 교육을 통해 어쩌면 익숙하게 넘어갔을지 모를 부분들을 다시 생각해보고 함께 이야기 한 것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의미 있는 일이었다. 짧지만 강렬한 교육으로서 우리는 세상을 바라보는 눈을 좀 더 예민하게 바꿀 기회를 얻은 것이다.
성미
자원활동가 편지
지쳐가던 중이었습니다. 현실은 어쩔 수 없다는 말들에, 가짜 웃음이 섞인 대화에, 부끄러운 것들이 아무런 거리낌 없이 당연해지는 세상에.
인권보다는 영화에 관심이 많아 우연히 영화제를 알게 되었지만, 영화제 활동을 하며 속으로 놀라고 감동했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진짜 대화가, 소중한 걸 지켜내려는 마음들이 이렇게 있었구나.’ 하구요. 활동이 시작된 지 아직 한 달도 되지 않았지만, 저에게는 참 많은 변화와 추억들이 생겨났습니다. 세상에 관한 불편한 진실을 더 많이 알아가고 있지만, 그런 현실들을 직시해갈수록 이상하게 제 마음은 전보다 더 희망적입니다.
처음 전체 오리엔테이션 때, 맥주를 마시며 자신에 대해 편하고 솔직하게, 수줍어 발갛게 달아오른 얼굴로 조근조근 말하던 시간들은 정말 오래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다양한 이유로 영화제를 찾은 많은 활동가들의 얼굴은 빛났고 멋졌습니다.
3월 6일, 저는 교육 두 시간 전 먼저 사무실을 찾아 이번에 상영작으로 선정된 ‘자, 이제 댄스타임’을 감상했습니다. ‘낙태’에 관한 영화였는데, 적잖이 충격적이었습니다. ‘생명은 소중하다’는 절대 거부할 수 없는 이 명제가 얼마나 많은 여성들을 궁지로 몰아가고 있는지 알지 못했습니다. 중학교 시절, ‘꽃동네’에서 1박 2일간 봉사활동을 하며 보았던 낙태반대 영상이 절 고민도 없이 낙태를 반대하는 가치관을 가지게 했기 때문입니다. 인권영화 한편은 생각보다 정말 큰 힘을 가지고 있다는 걸 새삼 느꼈습니다. 영화를 본 후 진행됐던 ‘홈리스 행동’에서 활동하는 이동현 활동가의 교육도 영화만큼이나 굉장한 충격이었습니다. 익숙하지 않은 단어가 많았고 내용도 방대했지만 저로선 전혀 상상도 못했던 일들이 세상에 벌어지고 있다는 것부터, 홈리스 문제를 위해 오랫동안 싸워오고 계신 많은 분들이 있다는 것이 놀라웠습니다.
타인의 부당한 삶 한 조각도 그냥 놓치지 않으려는 많은 활동가분들, 그리고 인권영화.
저는 이런 활동가분들이, 그리고 인권영화가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라고 믿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저는 인권영화제를 만나게 되면서부터 더 희망이 많은 사람이 되었습니다. 앞으로 인권영화제에서 생길 더 많은 변화와 추억들이 참 기대가 됩니다. 5월은 또 얼마나 멋질까요?
윤상
울림 독자 여러분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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