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무지 Wasteland

황무지 Wasteland

황무지  Wasteland의 스틸사진
감독
안드레이 쉬바르츠
상영시간
75'
제작국가
독일
장르
다큐멘터리
출시년도 1997
색채
color + b&w
포맷
화면비율
자막
배급

상영정보

해외 상영작

시놉시스

제작:슈테판 슈베르트,랄프 쉬빈겔촬영:가보르 메드비기사운드:조제프 카르도스,가보르 에르델리 "하느님은 집시들에게 1년 중 한 달을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주었다. 자신들을 배려한 하느님의 은총에, 집시들은 숙고 끝에 2월을 선택했다. 제일 짧아 금세 지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2월은 일 년 중 가장 추운 달이었고 따뜻한 봄을 기다리며 견뎌야 할 시간이었다." 부쿠레슈티 외곽의 쓰레기더미인 '달라스'의 집시들에게 삶이란 바로 자신들이 잘못 선택한 혹한의 2월이며, 도래할 따뜻한 봄은 아마도 죽음 너머에 존재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생계를 유지할 수 있는 아무런 대안을 갖지 못한 채, 집시들은 쓰레기 더미를 뒤지며 종이와 철, 알루미늄 등을 모아 내다 팔며 근근히 버텨 나간다. 쓰레기장은 밥을 얻기 위한 집시들의 전장이 되고 여기에 아이들이라고 예외일 리 없다. '달라스'라는 명칭도 온 가족이 나서 쓰레기 더미를 뒤진다고 붙여진 이름이다. 하지만 억만장자 석유재벌의 가족을 다룬 드라마와 쓰레기 더미 위 집시들의 삶이 드러내는 아이러니의 틈은 너무나 아득해 보인다. 환타지와 분노, 절망 등 많은 것들이 그 틈 안에 있다. 열악한 주거 환경과 심각한 위생 상태의 집시들에게 미래를 위해 준비하는 것은 남의 일처럼 여겨지며 당장 오늘의 생존이 급박한 문제일 뿐이다. 그나마 하늘을 가려주던 집은 아이들과 함께 불에 타 사라지고 영화에 등장했던 소녀들은 아무렇지도 않은 것처럼 숨져간다. 시장 선거가 끝났으니 한동안 잠잠했던 철거 문제가 다시 제기될 것이며 그전처럼 경찰들은 다시 들이닥칠 것이다. 어쩌면 내일 삶의 자리에서 송두리째 뽑혀 나갈지도 모를 집시들은 오늘 쓰레기 위에서 결혼을 하고 아이를 낳아 학교로 보내며 영화를 보기 위해 쓰레기더미에서 잠시 빠져 나오기도 한다. 이것을 인생이라고 한다면 집시들에게 정말로 죽어서나 따뜻한 3월을 맞으라는 저주의 운명론일 것이다.

감독소개

안드레이 쉬바르츠

1955년 부쿠레슈티에서 태어났다. 12세에 독일로 이주하여, 함부르크에서 예술사와 영상 커뮤니케이션을 공부했다. <황무지>는 독일 ZDF의 <TV 단막극>의 에피소드 중 하나로 만들어졌다.

인권해설

세계사의 변경에서 늘 박해와 차별의 대상이 되어왔던 집시족. 이들의 고단한 삶의 역사는 역사의 이면에 가려져 있지만, 소수민족에게 가해져온 가혹한 탄압의 역사를 웅변적으로 대변하고 있다.

중남부 유럽과 동유럽을 중심으로 전세계에 퍼져있는 집시족은 원래 인도 지방에서 살던 유목민들이 생존을 위해 농토와 일거리를 찾아 유랑을 시작하면서 형성되었다고 추측된다. 집시족의 역사는 곧 박해와 고난의 역사이다. 기독교적 전통 하에 있던 유럽인들은 이들의 신비주의적 종교관과 문화에 대해 이교도라는 낙인을 찍었고, 강제 추방과 격리 수용과 같은 제도적 박해를 가했다. 더구나 사적 소유의 권리가 절대적 인권으로 간주되던 자본주의 사회에서 생존의 필요로부터 촉발된 집시족의 도둑질과 구걸은 이들에 대한 서구 사회의 편견과 혐오감을 더욱 부채질했다. 거듭된 강제 추방과 제도적 배제의 경험은 집시족에게 빈곤과 문맹이라는 멍에를 짊어지게 만들었고, 이들의 유랑 문화를 더욱 가속화시켰다.

50만 명에 달하는 집시족에 대한 나치의 대학살은 이들에 대한 편견과 박해의 역사가 얼마나 뿌리깊은 것이었나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유태인과는 달리 집시족이 겪어야만 했던 조직적 학살은 여전히 역사의 이면에 가려져 있다는 사실 또한 중심으로 편입되지 못한, 혹은 스스로 중심을 창출하지 못한 한 소수 민족의 비운을 드러내기에 충분하다.

구(舊) 동유럽 사회주의 국가의 경우는 강제적인 정착 프로그램을 통해 집시족의 이주를 막고 지배 문화로의 편입을 유도했다. 하지만 이들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격리의 전통은 여전히 사라지지 않고 있으며, 동구권 몰락과 함께 급속히 형성되고 있는 자본주의적 삶의 양식은 이 지역 집시족의 생존 자체를 위협하고 있다.

<배경내/인권운동사랑방>

스틸컷

황무지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