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카르도와 미리엄 그리고 피델

리카르도와 미리엄 그리고 피델

리카르도와 미리엄 그리고 피델의 스틸사진
감독
크리스티안 프레이
상영시간
90'
제작국가
스위스
장르
다큐멘터리
출시년도 1997
색채
color
포맷
화면비율
자막
배급

상영정보

해외 상영작

시놉시스

감독, 제작, 대본 : 크리스티안 프레이촬영 : 페터사운드 : 마틴 위츠 쿠바 혁명은 자유와 풍요의 나라라고 일컬어지지만 동시에 자국의 이익에 다른 국가의 그것을 종속시키며, 자국 자본의 탐욕에 다른 민족의 삶을 던져 넣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 미국의 대립항이다. 그리고, 신화가 되어 살아남은 카스트로와 죽어서 신화가 된 체 게바라의 영웅담과 함께 20세기 전설이 되었다. 하지만 그 전설은 미국 자본주의의 패권이 확립되고, 현실사회주의가 파산하면서 점점 위태로워지고 있다. 이 영화는 혁명에 참여하여 바티스타 독재 정권과 싸웠던 리카르도와, 당시에는 어린아이였지만 이제는 중년 여성이 된 리카르도의 딸 미리엄의 엇갈리는 운명을 다룬다. 영화는 각자의 길을 찾아가는 아버지와 딸의 생각과 감정을 차분히 따라가며 성공한 혁명과 여전히 상존하는 반혁명의 풍경을 그려낸다. 독재 정권을 타도하기 위하여 시에라 마에스트로로 간 리카르도는 체 게바라의 제안에 따라 민중에게 진실을 전하는 혁명적 라디오 방송의 필요를 절감하고, 를 만들어 혁명의 소리를 전파한다. 쿠바 혁명은 성공하였고, 30여 년의 세월이 흘렀다. 미리엄은 지난날의 혁명 전사인 아버지를 우상으로 생각하며 대학을 졸업하고 중년이 되었다. 하지만 쿠바에서의 생활은 리카르도에게는 비교적 만족스럽지만 미리엄은 조국의 또 다른 불편과 문제를 느낀다. 그것은 정치적 부자유 그리고 풍요롭지 못함이다. 마침내 미리엄은 쿠바를 상대로 한 미국의 방송 를 듣고 혼란을 느끼다가 미국의 마이애미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한다. 혁명에 주체적으로 참여했던 아버지와 혁명이 불완전하다고 느끼고, 혁명의 대립에 선 미국으로 이주하는 딸이라는 기본구도는 쿠바의 현 주소와 그 속에서 살아가는 혁명 세대와 혁명후 세대의 갈등을 잘 보여준다. 영화는 주인공들의 독백을 곁들여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부녀의 생활을 교대로 보여준다. 하지만 충분히 극적 드라마가 충분히 될 수 있는 이러한 소재는 평면적인 진행과 과도하게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인해 강한 긴장을 주지는 못한다. 불완전한 쿠바의 현실과 그 구체적인 내용, 그리고 미국이 미치는 영향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시각이 부족한 결과, 왜 부녀가 다른 길을 가야만 하는지에 관한 충분한 이유가 영화에서 제시되지 못함으로써 피상적인 드라마에 그친 점이 아쉽다.

감독소개

크리스티안 프레이

1959년 스위스에서 태어난 크리스티안 프레이는 프리부르그 대학에서 영상미디어를 공부했다. 1984년 이후 독립영화 시나리오 작가 및 감독과 제작자로 활약했다. 그녀가 제작에 참여한 영화는 <Die Stellvertreterin> <Der Radwechsel> 등 50여 편에 이른다.

인권해설

1959년 1월 1일, 카리브 해의 작은 섬나라 쿠바에서 피델 카스트로가 이끄는 혁명군이 바티스타의 부패한 체제를 무너뜨리고 승리의 팡파레를 울렸다. 그리고 외딴 시골의 산을 근거로 한 게릴라 활동, 사심 없고 대범한 젊은이들에 의해 이뤄진 이 혁명은 당시 라틴 아메리카 전역에서 지식인 투사들을 감동시켰다. 특히 지도자 피델 카스트로는 영웅으로 숭배됐고, 대부분의 쿠바인들은 피델이 이끄는 혁명 정권에서 진정한 해방과 무한한 가능성을 느꼈다.

반면 미국은 쿠바의 새로운 정권에 노골적으로 반감을 드러냈고 1961년에는 피그스만을 침공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이는 실패로 돌아가, 오히려 쿠바 정부를 공산주의로 몰고 가는데 큰 역할을 했다. 당시 라틴 아메리카 반란자들의 반제국주의적·사회혁명적 전통도 여기에 일조했다.

피델 정부는 주택 공급, 의료 서비스의 개선, 토지 개혁, 무상 교육의 확대 등 급진적 개혁에 착수했다. 경제 봉쇄 조치 등 미국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일련의 개혁 조치는 성과를 거뒀다. 문맹이 퇴치되었고, 교육 기회가 확대되었으며, 실업은 사라졌다. 의료 혜택은 모든 이들에게 돌아갔으며, 의료 부문에서의 놀라운 발전으로 세계보건기구에 의해 '의료 강국'으로 공인되기에 이르렀다.

하지만 1991년 소련 사회주의의 몰락은 소련의 경제 원조에 의지해 오던 쿠바에 엄청난 타격을 안겨줬다. 곧 밀어닥친 석유, 원자재, 소비재의 부족 현상은 곧 쿠바 국민들을 궁핍에 몰아넣었고, 피델은 집권이래 가장 큰 어려움에 직면해 있다. 피델의 장기 집권에 맞서 정치자유화의 요구도 함께 터져 나오고 있다. 과거 부모 세대를 혁명 과정에 동참하도록 이끌었던 피델의 카리스마는 내핍한 생활을 강요당하고 있는 젊은 세대들 앞에서 그 마력을 더 이상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주영/인권운동사랑방>

스틸컷

리카르도, 미리엄 그리고 피델 스틸컷