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외상태

예외상태

예외상태의 스틸사진
감독
제이슨 오하라
상영시간
88'
제작국가
브라질, 캐나다
장르
다큐멘터리
출시년도 2017
색채
컬러
포맷
HD
화면비율
16:9
자막
Korean+English
배급

상영정보

맞서다: 마주하다, 저항하다
해외 상영작
2018/06/07(목) 18:00
다목적홀
2018/06/09(토) 12:10
다목적홀

시놉시스

브라질은 2014 월드컵과 2016 올림픽 준비를 시작한다. 국가에 의해 국민들은 권리와 자유를 침해받는 ‘예외상태’에 놓였다. 전통과 역사가 머무른 마을이 부서지고, 버려진 땅에 벽돌을 쌓아 지은 집이 허물어지며 주민들이 내쫓긴다. 축제 당일 경기장에는 브라질 국기가 펄럭이고, 경기장 바깥에서는 무장한 경찰들이 총과 곤봉을 들고 시위대를 맞이한다. 선주민들은 폭력에 맞서 춤을 추고 구호를 외치고 나무를 오른다. 축제가 끝난 이후에도 이들은 포기하지 않는다. 버려진 건물을 점거하고 마당에 잔디를 심는다. 축제를 위한 예외상태, 그리고 그 예외상태를 살아가는 사람들은 끊임없이 함께 맞서 싸우고 있다.

감독소개

제이슨 오하라

제이슨 오하라

Jason O’Hara is a documentary filmmaker interested in themes of social and environmental justice. His first documentary short, Demur documented the G20 Summit in Toronto and won two awards. His MFA thesis film documenting the resistance against police brutality in Rio de Janeiro has screened at festivals on four continents and won two awards. State of Exception is Jason’s first feature documentary. Since 2014, O’Hara has been teaching documentary production in Ryerson University's Documentary Media MFA program. www.7generations.ca www.stateofexception.com www.rhythmsofresistance.info

작품해설

파벨라는 높은 곳에 위치해 ‘신들의 도시’라고 불린다. 신과 가장 가까이 살던 선주민들은 월드컵과 올림픽 개최를 위해 하루아침에 가장 낮은 곳으로 끌려 내려왔다. 정부는 그 땅에 공공성을 들이대며 경기장과 주차장, 복합쇼핑몰을 짓겠다고 한다. 이들이 없애겠다고 한 것은 단순히 낡고 허름한 집이 아닌 공간, 문화, 관계다. 삶이 다음 세대로 이어지는 통로를 파괴하는 것이다. 정부가 보호하는 ‘국민’에 파벨라 거주민들은 포함되지 않는다. 정부가 브라질의 전통과 통합을 강조할 때 선주민과 함께하는 모습은 빠지지 않는다. 하지만 정작 선주민 박물관 보존은 보류하며 그들의 실제 삶을 내팽개친다. 이들에게 선주민의 삶은 교정해야 하는 브라질의 ‘오류’다.
 
정부는 사람들의 현실을 보이지 않는 검은 커튼 뒤로 숨겼다. 커튼 밖 축제 무대는 더 크고 화려하게 치장하고, 커튼에 가려진 삶의 터전은 무서운 속도로 좁혀갔다. 커튼 뒤에는 주로 빈민, 소수인종이 모여 살고 있다. 그들이 생각하기에 그곳은, 반발할 힘이 없거나 항의해도 무시해버리기 쉬운 ‘약한 곳’이었다.
 
정부는 그곳에서 공권력을 앞세워 사람들을 진압하려고 했으나, 사람들은 그들이 원하는 방식대로 조용하게 있지도, 사라지지도 않았다. 그들이 ‘약하다’고 했던 삶의 방식은 꺼지지 않는 저항의 방식이었고, 사람들의 춤, 노래, 말하기, 생존은 그 자체로 짓이겨지지 않는 힘을 가졌다. 이들은 하나로 뭉쳐 저항하기도 했고 때로는 각자의 숨 쉴 곳을 찾아 흩어지기도 했다. 하지만 언제 어디서나 자신이 택한 방식으로 사는 것을 포기하지 않는다.
 
선주민의 움직임은 연대자들과 만나 더 큰 물결을 일으킨다. 이들은 의료 및 교육 서비스를 비롯한 각종 사회 문제, 그리고 나의 존재를 내 공간에서, 의회에서, 거리에서 함께 외친다. 오늘도 투쟁은 다양한 모습으로, 예외상태를 마주하고 저항하며, 나아가고 있다.

 

인권해설

 식민 침략으로 학살당한 브라질 선주민의 역사는 책 속의 이야기만으로 끝나지 않는다. 20세기 중반에도 군사독재정권이 주도한 개발 사업으로 인해, 수많은 선주민이 학살당했고 그들의 거주지인 숲이 파괴되었다. 오늘날에도 광산과 농장을 확장하려는 기업들에 의해 선주민 탄압과 살해는 계속되고 있다. 그러나 메가스포츠이벤트에는 억압받고 절멸되어가는 것들을 마케팅 도구로 내세우는 이상한 전통이 있다. 2014년 브라질 월드컵 개막식에는 선주민 부족과 그들의 문화가 무대 장치로 동원되었으며, 다국적기업은 선주민 고유의 문양을 담은 축구화를 제작하여 유명 선수들에게 제공했다. 2010년 밴쿠버 올림픽은 선주민의 땅을 광범위하게 파괴하며 개최되었으나, 그들의 문화를 모티브로 한 엠블럼을 내걸었다. 2018년 평창올림픽의 마스코트였던 수호랑은 1922년에 한국에서 멸종된 호랑이를 형상화한 것이며, 반다비로 표현된 반달가슴곰은 1983년에 야생에서 마지막으로 목격되었다.
 
 식민 침략과 함께 시작된 노예무역으로 수많은 아프리카 사람들이 아메리카 땅으로 왔다. 이들은 수출용 상품 작물을 재배하는 근대적 농산업에 의해 착취당했다. 대농장은 폭력을 동원한 노예 노동으로 확장되어 갔고, 탈주하는 사람들도 늘어났다. 이들은 접근이 어려운 산악지대와 늪지대에 공동체를 건설했으며, 반(反)-식민운동을 전개했다. 도주한 노예들의 공동체를 퀼롬보(Quilombo)라고 부른다. 브라질은 아메리카 대륙에서 마지막으로 노예 제도를 폐지한 국가다. 1888년 5월에 노예제를 폐지한 후에도 대지주가 실질적으로 사회를 지배하며 인종차별과 불평등은 지속되어 왔다. 브라질은 여전히 세계에서 가장 심각한 토지 불평등 문제를 겪고 있다. 퀼롬보는 지금까지도 촌락으로 남아 고유의 문화를 유지하고 있으며, 도시 노동자와 빈민의 삶의 터전인 파벨라(Favela)의 원형이 되었다. 리우데자네이루에는 약 1000개의 파벨라가 있으며, 리우시 인구의 24%가 여기에 살고 있다. 브라질 정부는 한 세기가 넘도록 토지와 주택 문제, 빈곤 문제에 대해 방임과 억압으로만 일관해왔다. 파벨라는 그동안 빈민들이 스스로 삶을 지속해나가기 위해 노력해 온 결과이자,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는 그들의 고군분투, 그 자체이다.
 
 2014년 월드컵과 2016년 올림픽이 차례로 개최되는 동안 리우의 사람들은 착취되는 동시에 배제되었다. 리우시는 월드컵 예산으로 14조 원을 지출하며, 경기장 건설비 3조 6천억 원을 충당하기 위해 사회복지예산을 전용했다. 주 경기장에서 2킬로미터도 채 떨어져있지 않은 마크라렌(McLaren)에는 여느 파벨라와 같이 수도와 전기 시설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으며,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많은 사람들이 살아가고 있다. 마크라렌의 일부 사람들은 2007년에 공공주택 입주 대상 목록에 올랐으나, 월드컵과 올림픽 개최가 우선시되며 입주가 무기한 보류되었다. 리우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공교육과 공공보건, 복지의 확대를 요구했으나, 그들에게 되돌아온 것은 강제퇴거였다. 7만 7천여 명이 거주지에서 쫓겨났다. 리우 공항에서 시내 중심가로 가는 길에 있는 수많은 파벨라를 가리기 위해 수십 킬로미터에 이르는 벽이 세워졌다. 빈곤을 비가시화하고 빈민을 몰아내려는 시도는 메가스포츠이벤트 개최 도시가 일상적으로 겪는 일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앞두고 벌어진 대규모 개발 사업 과정에서 폭력적으로 쫓겨난 상계동 주민들은 부천에 임시 건물을 지어 정착하려 했으나, 바로 앞 도로에 올림픽 성화가 지나간다는 이유로 또다시 강제 퇴거당했다. 전두환 정권은 ’88 서울 올림픽 도시 미화’를 이유로 노점상을 쫓아내고, 도매시장을 폐쇄하며, 판잣집을 가림막으로 가렸다. 2002년 월드컵 때에도 주 경기장 건립을 내세운 개발 사업 과정에서 철거용역과 공권력 2천여 명이 동원되어 동절기 강제퇴거를 강행하여 상암동 주민들을 쫓아냈다. 2018년 평창 올림픽을 위한 정선 알파인 스키장은 가리왕산의 숲을 파괴했을 뿐만 아니라 숙암리 주민들을 강제 이주시켰으며, 경기장으로 가는 도로 인근의 폐가와 짓다 만 숙박시설 등은 올림픽 마스코트가 그려진 가림막으로 꼼꼼하게 가려졌다.
 
 이미 심각했던 리우데자네이루의 경찰폭력 문제는 메가스포츠이벤트 개최로 더욱 악화되었다. 2014년 월드컵 개최 당시 경찰에 의한 사망률은 전년도보다 39.4% 증가했으며, 2015년에는 이보다 11% 더 많은 645명이 경찰에 의해 사살되었다. 이는 시내에서 일어난 살인 사건의 20%에 달하지만, 책임자가 처벌된 경우는 거의 없다. 메가스포츠이벤트를 내세운 ‘예외상태’는 시민의 자유를 제한하고, 소외된 공동체에 대한 폭력을 용인한다. 이러한 ‘예외상태’는 월드컵과 올림픽이 모두 끝난 후에도 계속해서 개최지 사회에 영향을 미친다. 2014년 3월 말에 월드컵 보안을 이유로 파벨라인 마레 지구(Complexo da Maré)에 대규모의 군사 병력이 투입되었다. 20대의 무장차량과 3천 명이 넘는 병력이 주둔했다. 점령은 1년 넘게 이어졌다. 올림픽 개최 때엔 브라질 역사상 최대의 안보병력인 8만 5천 명이 동원되었으며, 이들은 여전히 리우데자네이루 거리에 남아 ‘강화된 치안’이라는 이름으로 파벨라 주민들의 삶을 침략하고 폭력을 일삼고 있다. 2017년 9월에는 주지사의 명령으로 리우 최대의 파벨라인 호시냐(Rocinha)가 점령되었다. 군 병력은 총기로 민간인을 위협하고 학교를 폐쇄했다. 호시냐의 활동가들은 마약밀매 종식을 명분으로 내세운 군대의 비효율적이고 폭력적인 치안 방식을 비판해왔다. 이러한 활동가 중에는 시의원인 마리엘 프랑코도 있었다. 마리엘 프랑코는 마레 지구에서 나고 자란 흑인 성소수자 여성이자 인권활동가로서 의회에서 빈민의 목소리를 대변해왔다. 그녀는 경찰 폭력과 군사 점령에 끊임없이 문제를 제기해 왔으며, 파벨라인 아카리(Acari)와 호시냐에서 벌어진 끔찍한 경찰 폭력 사태를 폭로한 바 있다. 마리엘 프랑코는 2018년 3월 14일 저녁 9시 30분경에 신원미상의 남성 2명에 의해 피살되었다. 연방정부의 군사개입을 감시하는 특별위원회를 발족한 지 불과 2주가 채 지나지 않은 날이었다. 리우의 사람들은 이러한 활동이 그녀의 죽음과 무관하지 않다고 주장하며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있다. 그녀는 피살되기 하루 전에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지 이 전쟁이 끝날까”라는 글을 트위터에 남겼다. 리우의 미래를 위해 우리가 기억해야 하는 것은 개최지 사회의 위기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최대의 이윤을 뽑아낸 뒤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는 국제축구연맹(FIFA)의 유산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유산도 아닌, 마리엘 프랑코의 유산이 아닐까.

이름 (평창올림픽반대연대)

스틸컷

예외 상태 스틸컷1
예외 상태 스틸컷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