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도시 The Border City
상영정보
국내 상영작
시놉시스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이 있던 다음날 연출자는 재독철학자 송두율 교수를 만난다. 33년 동안 한국 땅을 밟지 못하고 있는 송 교수. 이유는 대한민국 정보기관이 그를 '간첩'으로 추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2000년, 송 교수는 ‘늦봄통일상’ 수상자로 선정되어 귀국을 준비하고 있던 중. 그러나 그의 입국은 아직도 '불허'중이다. 영화는 분단시절 베를린의 별칭이었던 '경계도시', 그리고 남한 땅에 거미줄처럼 얽힌 레드 콤플렉스의 실체를 송 교수의 삶을 통해 분석하고 있다. 영화에는 관객의 감정을 증폭시킬 수 있는 순간들이 여러 번 존재하지만 감독은 객관적 시선을 유지한다. 그럴 때마다 카메라는 송교수를 묵묵히, 그리고 잠잠하게 바라보고만 있다. 객관적인 시선을 놓치지 않았다는 점이 바로 송두율 교수의 인권을 소중하고 가치있게 다루는 이 영화의 미덕이다.
감독소개
홍형숙
홍형숙 감독은 서울영상집단에서 오랜 기간 작품활동을 해온 감독으로 90년에 <삶의 자리 투쟁의 자리>를 시작으로 <전열>(91), <두밀리 새로운 학교가 열린다>(95), <변방에서 중심으로>(97), <본명선언>(98), <시작하는 순간 두밀리 두 번째 이야기>(00) 등 뛰어난 다큐멘터리를 많이 만든 감독이다.
인권해설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에서도 ‘입국금지’되었던, 송두율 교수가 한국 땅을 밟을 수 있는 날은 언제인가?
해외에서 반 독재 민주화 투쟁을 이끈 이유로 70~80년대 군부독재 아래에서 귀국할 수 없었던 송두율 교수는 ‘문민정부’가 들어선 이후에도 여전히 ‘불순한 친북인사’로 남아 귀국하지 못하고 있다. 송두율 교수는 1967년부터 독일에서 유학, 70년대에는 유신정권에 반대하며 재독 민주사회건설협의회를 꾸려 초대 의장으로 활동했다. 90년대에 들어서 북한을 몇 차례 방문하여 북한의 정치지도자, 학자들과 더불어 통일문제 등에 대해 논의하면서 한국정부는 그를 ‘반체제인사’로 낙인찍었다. 더욱이 북한에서 망명한 황장엽 씨가 송두율 교수를 ‘북한의 정치후보 위원으로 당 서열 23위인 김철수’라고 지목하며 그는 ‘간첩’으로 몰리기도 했다. 송 교수는 황장엽씨를 상대로 한 소송을 통해 법정에서는 ‘간첩’의 누명을 벗었지만, 여전히 ‘입국금지’ 상태이다. 지난 2000년에 늦봄통일상 수상자로 한국을 방문하려 했던 송두율 교수는 ‘준법서약서’를 요구하는 국정원 때문에 귀국을 포기해야 했다. 또 2002년에도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가 주최한 국제학술회의에 참석하려 했으나 당국의 입국불허 방침으로 귀국이 좌절된바 있다. 송 교수는 36년 동안 그리던 조국이지만 준법서약서를 쓰고 돌아 올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송두율 교수는 44년 일본 동경에서 출생, 67년 서울대 철학과를 졸업한 후 독일로 유학하여 하이델베르크대학과 프라크푸르트대학에서 철학, 사회학, 경제사를 공부했다. 72년 하머마스의 지도 아래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82년 뮌스터 대학에서 사회학 교수 자격을 받고 현재는 뮌스터 대 사회학 교수로 있다. 그는 1996년 독일국적을 취득했다. 저서로 ?역사는 끝났는가?, ?21세기와의 대화?, ?민족은 사라지지 않는다?등이 있다. (고근예, 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