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인한 계절 Cruel Season

잔인한 계절 Cruel Season

잔인한 계절 Cruel Season의 스틸사진
감독
박배일 Park Bae-il
상영시간
60'
제작국가
한국 Korea
장르
다큐멘터리
출시년도 2010
색채
color
포맷
화면비율
자막
Korean
배급

상영정보

국내 상영작

시놉시스

해가 지고 번쩍거리는 불빛과 소음이 잦아들면 거리로 나서는 사람들이 있다. 도시가 토해놓은 오물들을 치우는 문전수거 환경미화원. 그들은 쓰레기를 뒤져 살아가는 '너구리'라 자조하지만, 이들은 땀 흘리며 노동하는 우리 자신이다

작품해설
“뭔가 말끔히 지우는 사람들 가치도 인정해야 되는 거 아니냐. 그래야 제대로 된 세상인 거지.” 은 화려한 불빛으로 가득한 도시가 토해놓은 온갖 흔적을 지우는 문전수거 환경미화원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그들은 쓰레기에 파묻혀 살아가는 자신들을 “너구리”라고, 쓰레기로 먹고사는 자신들을 “쓰레기 장사”라고 이야기한다. 하지만 그들은 야간작업을 하는 덕분에 낮에 학교에서 돌아오는 아이를 맞아줄 수 있는 어머니이고, 사람들이 이 일의 의미를 한 번만이라도 생각해주기를 원하는 노동자이며, 휴가도 쓸 수 없던 시절 친척의 부고 소식에도 달려갈 수 없어 마음 아파했던 누군가의 가족이다. 그들은 반드시 필요한 일을 하면서도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으면서 제대로 씻거나 옷을 갈아입을 수도 없는 열악한 환경에서 일해야 한다. 그럼에도 자신들의 일에 자부심을 품고 일하는 환경미화원들은, 부당하게 임금을 착취하는 민간 업체에 위탁하는 일을 중지하라고 구청에 요구하고, 정당한 대우와 더 나은 앞날을 위해서 비례대표로 출마하면서 세상에 당당히 목소리를 낸다.
소라(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Wouldn't they need to acknowledge the people who clean up? That is the world of righteousness." is a story of cleaners who clean up all the traces that the city with bright lights has vomited. They call themselves racoons as they live under garbages and their occupation as the garnage business. However, they are mothers who can greet their children from school because they work at night,
laborers who hope people would think about the meaning of their job, and family members who couldn't go to funeral when heard their cousin in a different city because they couldn't take a day off back in the days. They have to work in a deteriorated environment where they can't change clothes or clean themselves well although their work is essentially needed. The cleaners who have pride in their occupation request district office for them to stop giving commission to private companies which do not pay payments to their employees and run for proportional representation for the justifiable treatment and the bright future.
번역 김수연(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감독소개

박배일 Park Bae-il

옆집 할머니의 삶을 들여다보면서(그들만의 크리스마스/2007) 다큐멘터리를 시작했다. 2007년 재년과 우영을 만나 장애인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내사랑 제제/2008), 2008년 촛불의 함성 속에 몸을 묻고 살았다(촛불은 미래다/2009). 노동자와(잔인한 계절/2010) 여성, 장애인이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꿈꾸며(나비와 바다/제작중) 다큐멘터리 작업 중이다.

인권해설

까만 어둠 속, 숨 가쁘게 골목골목을 오가는 사람들이 있다. 일상의 흔적으로 곳곳에 버려진 각종 생활 쓰레기, 음식물 쓰레기를 수거하는 환경미화노동자들이다. 영화에서 카메라는 환경미화노동자들을 따라 움직이며 그들의 고된 노동을 고스란히 전달한다.
쓰레기를 수거하고 거리를 청소하여 미관을 유지하고, 재활용 쓰레기를 분류하여 자원을 재순환하는 환경미화노동자들. 그들의 노동은 그 자체로 공공적 성격을 지니지만 이 역시 민영화 바람에 내몰리고 있다. 비용절감, 효율성이라는 명목으로 환경미화업무에 대한 민간위탁은 지속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연도별 폐기물 처리현황을 보면 매년 지자체의 비중은 줄고 있고, 처리업체의 비중은 늘고 있다.
08년 한국고용정보원 자료에 따르면 환경미화원 및 재활용품 수거원 종사자는 약 17만3천 명이다. 많은 사람들이 종사하고, 그 노동이 지닌 공공적 성격에도 불구하고 환경미화노동자의 산업재해율은 전체 노동자의 평균 산업재해율 0.7%보다 15배가 높은 11%에 달한다. 쓰레기 수거과정에서 날카로운 것에 찔려 다치거나, 무리하게 힘을 써서 뼈나 근육에 문제가 생기거나, 바삐 움직이는 과정에서 미끄러지거나 넘어지는 사고는 일상다반사. 어둠 속에서 일을 하기에 차에 치일 수 있는 위험이 늘 있으며, 매연과 각종 미생물 분진에 의한 호흡기 질환, 피부질환에 항상 노출되어 있다. 그러나 대다수의 환경미화노동자들이 제대로 된 샤워시설조차 없어 씻지 못하고 작업했던 옷 그대로 퇴근하는 현실이다.
환경미화노동자들이 안전한 일터를 요구하기 쉽지 않은 데에는 민간위탁이 중요한 이유다. 대부분 지자체와 1년 단위로 계약을 체결하기에, 계약 체결 여부가 처리업체 노동자들의 고용과 직결되는 상황. 고용 불안에 늘 시달리니 저임금, 열악한 노동환경을 묵묵히 견뎌낼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위탁계약 체결을 위해, 위탁비용을 더 많이 받기 위해 일부 업체가 행한 각종 불법행위가 알려지면서 환경미화업무를 민간위탁하는 것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이어지고 있다. 환경미화노동자 스스로 지자체에 공공의 책임과 의무를 요구하며 싸우고 있다. 건강하게 일할 권리가 박탈된 환경미화노동자들의 현실이 알려지면서 이들에 대한 지지와 연대가 이어지고 있다.
모두가 잠든 새벽, 어제의 흔적을 치우는 사람들이 있다. 이들의 노동이 있기에 일상이 다시 시작된다. 우린 이들을, 이들의 노동을 보이지 않는 것 마냥 취급했던 것은 아닐까. 문밖을 나서다 마주친 환경미화노동자가 오늘따라 눈길이 더 간다.
민선(인권운동사랑방 상임활동가)

스틸컷

잔인한 계절 Cruel Seas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