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로의 기적 Miracle on Jongno Street

종로의 기적 Miracle on Jongno Street

종로의 기적 Miracle on Jongno Street의 스틸사진
감독
이혁상 Hyuk-sang LEE
상영시간
109'
제작국가
한국 Korea
장르
다큐멘터리
출시년도 2010
색채
color
포맷
HD
화면비율
16:9
자막
Korean
배급

상영정보

국내 상영작

시놉시스

'특히' 서울 종로구 낙원동은 게이들의 고단한 삶과 유쾌한 용기가 살아 날뛴다 한다. 궁금하다면 을 보시라. 네 명 게이들의 삶을 기록한 이 영화는 동성애자의 기적 같은 커밍아웃을 담았다. 그러나 기적은 이성애자에게도 일어날 것이다. 자신과 다른 삶을 살아가는 타자를 이해하고 존중하는 차별 없는 '낙원'에 도착하는 당당한 자신을 발견할 것이므로.

작품소개
은 종로에서 사람을 만나고 사랑에 빠지는 게이 네 명의 이야기이다. 영화감독인 준문은 자신의 성정체성을 끊임없이 확인받아야 하는 촬영장 분위기에 지쳐 있다. 그러나 그는 좀 더 자신감 있게 스스로를 드러내면서 영화를 찍으려고 노력한다. 보건의료운동과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병행하는 병권은 뼛속까지 활동가이다. 그는 여러 활동 때문에 바쁜 자신을 이해해주는 애인이 늘 고마울 뿐이다. ‘시골게이’ 영수는 우연한 계기로 합창단 ‘지-보이스’ 활동을 하게 되면서 ‘게이 인생의 황금기’를 맞는다. 무대에서 빛이 나는 그는 오랜 친구들 앞에서 유쾌하게 커밍아웃을 한다. 욜은 직장 생활을 하면서 틈을 내어 HIV/AIDS 감염인 인권운동에 열심이다. 그에게 이 활동은 애인과 사랑을 위한 인생 최대의 목표이자 삶 자체이다. 게이들에게 늘 기적을 선사하는 종로. 이제 이들은 “기적의 순간이 평범한 일상이 되길” 소망한다.
민지(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Miracle in Jongno is a story of 4 gays who meet people and fall in love in Jongro district. Jun-moon, the film director is tired of the film set where he needed to be checked his sexual identity. However, he tries to shoot a film with more pride in himself. Byoung -Gun, Gay and Lesbian Rights activist as well as health care activist, is an activist to the bone. He is thankful to his boyfriend who understands his busy life. "Country gay" Young-Su became involved in choir "G-Voice" by accident and have been having the golden days of gay life. Eventually, he cheerfully came out of closet to his friends. Jung-Yol, a salary man, works hard on the activist movement for HIV infection as well. This activist movement is his life goal as well as his life itself for the love of his boyfriend. Jongno district where gives miracle to gays! Now, they hope for this moment of miracle becomes the everday life.
번역 김수연(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감독소개

이혁상 Hyuk-sang LEE

1974년 서울 출생. 중앙대학교 첨단영상대학원에서 영화이론을 전공하였다.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의 활동가로서 영상을 통한 다양한 문화운동에 참여했다. 연분홍치마의 다큐멘터리 <마마상>(2005)과 <3xFTM>(2008), <레즈비언 정치도전기>(2009) 제작에 참여했으며 <종로의 기적>은 그의 장편 데뷔작이다.

인권해설

커밍아웃과 한국 사회

2010년 10월 27일 국가인권위원회는 구 군형법 92조가 동성애자의 평등권과 성적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이유로 헌법재판소에 위헌결정을 내려야 한다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사실 보도만 되었을 뿐 의견서 제출은 한참 후의 일이었다. 이날 이후 국가인권위원회 앞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 되었다. 대한민국고엽제전우회, 바른 성문화를 위한 전국연합 등 보수단체들은 연일 집회를 해대며 공포 분위기를 조성했다. ‘군대에 동성애를 허용하면 내 아들 군대 안 보낸다’는 허무맹랑한 구호가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메아리치고 있을 때 나는 회사에서 불과 5분도 걸리지도 않는 그 앞을 지나가 본 적도 없다. 만약 그 앞을 성소수자라고 커밍아웃한 사람이 지나가기라도 했다면 폭력과 폭언이 난무한 상황이 연출되었을지도 모르겠다.
나 역시 불쾌감을 넘어서 두려움이 앞섰다. 2011년 3월 31일 헌법재판소는 구 군형법 92조가 합헌이라는 결정을 내렸다. 헌법재판소 앞은 ‘대한민국 만세’, ‘동성애를 막아냈다’는 함성이 가득했다. 드라마 가 많은 사람에게 가족 중에 동성애자가 있다면 나는 어떻게 하지라는 의미 있는(?) 질문을 던졌다면, 드라마 방송 효과가 두려웠던 이들은 일간지에 ‘며느리가 남자라니 동성애가 웬말인가’, ‘인생은 아름다워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에이즈 걸려 죽으면 SBS 책임져라’라는 광고를 게재했다. 차별금지법을 제정하자는 요구에 ‘동성애 차별금지법은 절대 안 된다’며 응수했던 이들의 집단적인 움직임은 불과 몇 년 안 되었지만 조직화되어 가고 있고 일반적인 혐오를 넘어서 광기에 가까워지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이 한국 사회에서 회자된 지 20년도 채 되지 않았다. 레즈비언, 게이를 제외한 성소수자들은 존재마저 희미한 채 독립적인 모임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있고 레즈비언, 게이를 포함한다고 하더라도 서울을 제외한 나머지 지역에선 사무실을 운영하는 단체들이 없다시피 하다. 여전히 부족하고 불안정한 활동이 이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종교와 보수의 옷을 입고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는 이들의 등장은 매우 빠른 편이라고 할 수 있다. 법과 제도에서 철저하게 배제되었고 ‘사회적 합의’라는 이유 때문에 성소수자들의 삶은 제대로 다뤄진 적도 없는데 허위 사실을 바탕으로 혐오의 정당성을 부여하고 있는 지금의 상황은 성소수자 인권활동가들에게도 충분히 위협적이다.

‘하지만’ 커밍아웃은 계속되어야 한다

커밍아웃은 용기 없이 불가능하다. 그리고 많은 준비가 필요하다. 준비를 잘한다고 하더라도 개인에게 어떤 상황이 벌어질지 모르기 때문에 친구, 가족, 일자리 그 외 모든 것을 잃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커밍아웃을 하지 않는다면 많은 사람은 성소수자들의 존재 자체를 인식하지 못하거나 그들의 삶 따위에 관심 갖지 않을 것이다. 일상적이든, 정치적이든 커밍아웃은 계속되어야 하고 그 자체만으로도 지지받을 수 있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은 굉장히 용기 있는 다큐멘터리다. 보이지 않는 폭력이 만연해 있는 사회에서 성소수자들이 자신이 존재를 드러낸다는 것은 동성애 혐오를 커밍아웃하지 않는 한국 사회에 대한 정면 도전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 만든 감동이 단순히 나와는 상관없는 이들만의 몫으로 남겨지지 않길 바란다.
동성애자들이 나의 가족, 이웃, 직장 동료, 학교 친구일 수 있다는 생각은 작은 출발이 될 수 있다. 많은 성소수자가 그렇듯 나 역시 여전히 두렵고 가끔은 거리를 두고 싶기도 하다. 침묵을 강요받은 삶 안에서 만족하며 조용히 살고 싶을 때도 있다. 하지만 침묵은 성소수자들의 삶의 조건 자체를 바꿔주진 못한다. 또 혼자 있는 것보다 둘이 있을 때, 그 둘이 지지자들과 함께 있을 때 용기는 더 강해진다.
커밍아웃은 권리를 찾기 위한 활동의 전제가 되며 일상의 커밍아웃들이 모여 집단이 되고 연대를 통해 배가되었을 때 비로소 혐오에 맞선 ‘제대로’ 된 힘을 보일 수 있다. 성소수자들의 커밍아웃도 의미가 있을 수 있겠으나,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지지하는 많은 사람이 지금부터라도 커밍아웃하기 시작하자.

정욜(동성애자인권연대)

스틸컷

종로의 기적 Miracle on Jongno Stre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