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블스피크(Doublespeak on Four Rivers)

더블스피크(Doublespeak on Four Rivers)

더블스피크(Doublespeak on Four Rivers)의 스틸사진
감독
이현정LEE Hyun-jung
상영시간
46'
제작국가
한국Korea
장르
다큐멘터리
출시년도 2011
색채
color
포맷
HDV
화면비율
16:9
자막
Korean
배급

상영정보

국내 상영작

시놉시스

많은 전문가, 환경단체 그리고 주민들은 '4대강 살리기'를 표방한 사업은 강과 지천을 죽이고 있으며 앞으로도 계속 죽이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4대강 살리기'라는 말은 정부가 국민을 기만하기 위해 만들어 낸 더블스피크(Doublespeak)에 불과할지도 모른다. 거대한 사업의 완공을 앞둔 2011년 여름. 수많은 사건사고가 발생하고 있는 4대강을 돌며, 강을 진정으로 살리고자 하는 사람들과 함께 4대강의 변화를 기록하고 정리했다.

감독소개

이현정LEE Hyun-jung

인권해설

22조를 긴급 소비하여 진행된 4대강 살리기의 주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보 16개를 세우고, 강바닥의 모래를 파낸다. 그리고 강변을 생태공원과 레저타운 따위로 개발한다. 마지막으로 그것들을 강변 자전거도로로 연결한다. 는 4대강 살리기의 속도전이 거의 끝나갈 무렵의 모습들을 담고 있다.
보를 세운 곳에서는 홍수ㆍ침수 피해는 물론 녹조가 발생해 식수 피해가 계속되고 있고, 모래를 파낸 곳에서는 침식과 생태계 파괴가 진행되고 있다. 퍼올린 모래도 낙동강 오리알처럼 방치되어 있다. 생태에 역행하며 만들어진 생태공원은 비만 오면 돈을 들여 복구해야 하는 애물단지가 되었다. 그나마 정부가 ‘스스로 잘했다고’ 홍보하고 있는 것은 자전거도로이다. 하지만 4대강 자전거도로의 건설비용은 전체 사업비용 22조의 1퍼센트도 채 안 되는 2000억 원 정도에 불과하다.
매번 똑같은 것 같은 조감도의 조악한 색감처럼 위정자의 더블스피크도 늘 뻔히 보이는 거짓말인데, 새만금부터 4대강까지 왜 이런 대형 참사가 반복되는 것일까. 토건마피아라 불리는 건설업자와 정치인의 검은 공생도 문제이고, 대형 개발사업을 제어할 수 있는 법과 제도가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도 문제이고, 그 거짓말을 뻔히 들여다보면서도 ‘내 땅 한 평’은 조금 더 비싸지지 않을까 하는 우리의 마음도 문제일 테다.
4대강에 대한 더블스피크가 은폐하는 것은 돈의 흐름이다. “국가가 지들 수익모델이야, 강이 ATM 기계야”라고 김진애 의원이 지적하는 사이, 22조가 누군가의 주머니 속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혹시 수익모델을 놓치게 되더라도, 매년 투입되어야 하는 5800억 원의 유지관리비용은 어쩔 수 없이 받아가야 하는 ‘토건연금’이 되어버렸다. 보에 물이 새고 그 지반이 침식되기 전에 계산해본 것이 5800억 원이니, 이 비용이 얼마나 불어나게 될지는 아직 모를 일이다.
더 슬픈 것은, 우리가 잃어버리고 있는 것이 단순히 돈이 아니라, 강 전체라는 것이다. 모래와 함께 흐르면서 맑아지고, 낮은 유역으로 범람하여 새로운 생태계를 만들어내고, 얕은 여울로 산소를 품어 수초가 우거지게 하고 산란을 유도하던, 강의 모든 것이 왜곡되어 있다. 이제 우리는 강의 정화작용 대신 약품처리를 하고, 한강의 그것처럼 곳곳에 인공산란장을 설치하고, 강의 새로운 흐름에 적응하도록 더 높은 제방과 둑을 설치해야 할 것이다. 강이 없어진 자리에서 다시 강을 재현할 수밖에 없는 것은, 우리가 강을. 강의 작용들을─강이라는 생태계를 필요로 하기 때문이다. 아이러니가 따로 없다.
그동안 우리가 ‘강’이라는 타자에 대해, 그와 우리의 관계에 대해 너무 무심했던 것이 아닐까.

주) ‘더블스피크(doublespeak)’는 “사실을 호도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쓰는 모호한 말”을 의미한다.
김모야 (두물머리 활동가)

스틸컷

더블스피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