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반가운 손님

밀양, 반가운 손님

밀양, 반가운 손님의 스틸사진
감독
하샛별 Ha Saetbyeol
노은지 Roh Eunji
허철녕 Heo Chulnyung
넝쿨 NungCool
이재환 Lee Jaehwan
상영시간
100'
제작국가
한국
장르
옴니버스
출시년도 2014
색채
color + b&w
포맷
HD
화면비율
16:9
자막
Korean
배급

상영정보

삶의 공간
비디오로 행동하라
2014/05/25(일) 16:00
마로니에공원(야외)

시놉시스

밀양투쟁을 바라보는 외부인의 시선에서 점차 밀양에 거주하면서 삶의 문제로서 송전탑을 바라보는 주민들의 시선으로 옮겨가면서, 편견이나 오해로 왜곡되어 있는 밀양투쟁의 의미를 다시금 생각해보고자 한다. 또한 송전탑 공사가 완료되어 가는 골안마을, 공사가 시작된 도곡마을, 공사가 시작되기 직전인 용회마을. 공사가 차례로 진행되는 세 마을의 이야기는 마을입구에서 중턱 그리고 산 정상까지의 이미지로 연결된다. 이는 공사를 전후로 할매들의 억울하고 고통스러운 심경을 그리는 한편, 초고압 송전탑을 둘러싼 다양한 쟁점들을 구조적으로 드러내고자 한다. 잘 알지도 못하면서 누군가의 삶을 너무나 쉽게 말하는 일상의 단면. 늦은 밤. 서울의 한 호프집. 쌍용차 해고자(문기주)와 그의 친구들이 모인 어느 술자리. 그의 친구들 중에는 내일 밀양으로 근무를 나가는 한전 직원도 있다. 오가는 술잔 속에 밀양 송전탑 싸움에 대한 논쟁이 벌어진다. 하지만 그 자리에 누구도 진짜 밀양은 알지 못한다. 술기운은 오르고 이야기는 계속 허공을 맴돈다. 밀양시 산외면 회곡리 골안마을에서는 106번, 107번, 108번 송전탑의 공사가 한창 진행 중이다. 매일 3시, 공사장 길목, 15분 간, 공사를 지연시키기 위해 네 명의 할매들은 경찰, 한전과 싸운다. 할매들은 송전탑 싸움을 시작하면서 일상을 침해당했다. 그리고 10년이란 시간이 지나, 싸움은 일상의 한 부분이 되었다. 싸움을 꾸준히 지속하기 위해 자기의 신념을 지키기 위해 자기가 할 수 있는 최선의 방식으로 저항하고 있다. 비록 그것이 아주 작고 느린 움직임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할매들의 움직임을 통해 효율성, 경제성으로 탄생한 765kv 송전탑과 배치되는 삶의 가치가 무엇인지 발견하고자 한다. 밀양시 상동면 도곡리, 117번 송전탑은 이제 막 공사를 시작했다. 그 송전탑은 사람들에게 물질적 수혜를 대가로 그 땅을 비워줄 것을 강제한다. 그러나 그곳을 떠날 수 없는 한 여인이 있다. 그녀의 이름은 김말해. 여든 일곱 해의 밀양(密陽)은 그녀의 얼굴에 깊은 주름을 새겼고, 그녀의 마음속에는 가슴 아린 역사와 기억을 새겼다. 허약한 현재 속에서도 그녀가 발 딛고 싸울 수 있는 것은 밀양과 관계 맺어온 끈적끈적한 기억의 힘임을 그녀의 두 다리와 지팡이는 밀양의 길 위에서 증명한다. 송전탑 앞에 멈춰선 말해의 기억 속으로 지금 여행을 시작한다. 밀양시 단장면 태용리, 용회마을 뒷산에는 101번 송전탑이 들어설 예정이다. 옥희는 죽음을 각오하고 싸울 준비를 하고 있다. 밀양의 나이든 여성들은 왜 저렇게 극단적으로 투쟁을 하는 것일까? 구덩이를 파고 목을 매달 밧줄을 늘어둔 섬뜩한 이미지들은 무엇이 사람들을 벼랑 끝으로 몰아가는지 의문을 자아낸다. 이 여성들이 밧줄을 메달 때까지는 오랜 투쟁의 시간이 있었고, 그 배경에는 어느 날 ‘국책사업’ 이라는 것에 마주치며 자신의 삶에서 끊임없이 배제당하는 과정이 있었다. ‘사업 승인’이라는 한마디 말과 ‘합법’이라는 단어로 인해 노후자금으로 일궈둔 땅은 하루아침에 휴지조각이 되고 시골 마을의 사람들은 흉흉한 소문으로 갈라졌다. 새파랗게 어린 용역과 경찰들로부터 당하는 수모도 상당하다. 그곳에 있는 산과 한없이 높은 하늘, 낮게 깔린 땅이 그곳의 사람들의 눈에 밟힌다. 산은 포옹하며, 하늘은 노래하고 땅은 춤을 춘다. 그렇게 사람들은 살아간다.

감독소개

밀양, 반가운 손님 감독 하샛별

하샛별 Ha Saetbyeol

2010 <나의 길위에서>, 2012 <와배우겠노>, <대한문 투쟁이야기 ver1.0>, <강정 인터뷰 프로젝트>, 2013 <하늘을 향해 빛으로 소리쳐>  

밀양, 반가운 손님 감독 노은지

노은지 Roh Eunji

2012 HIV/AIDS 감염인의 사랑에 관한 다큐멘터리<옥탑방 열기> 공동연출,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최우수한국다큐멘터리상 수상, 야마카타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뉴아시아커렌츠 부문 출품, 2011 가출 청소녀에 관한 다큐멘터리 <기억을 걷는 시간> 연출, 2008 HIV/AIDS 감염인 인권 다큐멘터리 <경계를 넘어> 공동연출, KBI 대학생영상페스티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 수상  

밀양, 반가운 손님 감독 허철녕

허철녕 Heo Chulnyung

2013 <논픽션 다이어리> 촬영 (연출: 정윤석),   -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 메세나상, 제64회 베를린국제영화제 napak상 수상, 2012 <옥화의 집> 연출, - DMZ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서울독립영화제 등 상영,   <학교가는 길> 촬영 (연출: 김민지), - 서울독립영화제 우수상 수상, 2011 <홍역괴물> 연출, - 인디다큐페스티발, 서울국제실험영화페스티발 등 상영, - 제1회 BCPF 대학생창작영상공모전 우수상, 2010 <명소> 공동연출      

밀양, 반가운 손님 감독 넝쿨

넝쿨 NungCool

2014 콜트콜택 해고노동자들에 관한 다큐 <공장> 연출, 2013 쌍용차 해고노동자들에 관한 다큐 <하늘을 향해 빛으로 소리쳐> 공동연출, 2011 지역아동센터의 일상을 다룬 다큐 <오순도순공부방> 공동연출  

밀양, 반가운 손님 감독 이재환

이재환 Lee Jaehwan

AWARD & RESIDENCY, 2012 창작레지던시 춘천마임축제 무빙 스페이스 프로젝트 / 춘천 몸짓극장, 2011 한.일 신진작가 레지던시 / ARTinNATURE, 부산, 2010 가창현장설치미술제 대상, 창작레지던시 춘천마임축제 무빙스페이스 프로젝트_방방 with S.T.K / 춘천 몸짓극장, artPLANarea 창작레지던시 / 하대리 예술지구, 횡성, 2009 창작레지던시 춘천마임축제 무빙스페이스 프로젝트_보이지 않는 섬 / 춘천 마임의집, Flim & Screening, 2013 <노동자 초청 동사섭 문화 한마당>, 메인영상, 조계종, <기나긴 고백> 연출, 18회 인천인권영화제, 2014 <‘0’의 사회>연출, 14회 인디다큐페스티발

인권해설

무언가를 해야 했다. 밀양 송전탑 소식을 들을 때마다 덜컥 내려앉는 마음을 붙잡기 위해, 잔인한 국가폭력과의 싸움에 대표선수로 내몰린 밀양 주민들과 함께 살기 위해, 무언가를 해야 했다. 길을 몰라 망설이고 있을 때, 잘 전해지지 않는 밀양의 목소리를 담아보자는 이야기들이 오고갔다. 국가폭력의 희생양 혹은 전사로 이분화 된 시선 밑에 감춰진 밀양 주민들의 고유하고도 다양한 삶과 일상을 기록해보자는 밀양 구술프로젝트는 함께 살아내기 위해 무언가 해야 했던 절절한 마음들이 모여 201312월에 시작됐다.

서울, 울산, 광주, 충북 등지에서 모여든 인권활동가, 기록노동자, 여성학자 등이 겨울 내 밀양으로 인터뷰를 떠났다. 구술기록을 아카이브로 남겼으면 좋겠다는 요청에 미디어 활동가들이 아무 조건 없이 시간과 열정을 보탰다. 오백만원이 훌쩍 넘었던 교통비와 진행비는 작은 보탬이라도 되면 좋겠다며 사람들이 소셜펀치, 개인후원, 모금 등을 통해 십시일반 모아준 돈을 통해 충당됐다. 그리고 4월 말, 이 간절한 마음이 모여 <밀양을 살다: 밀양이 전하는 열다섯 편의 아리랑>(오월의 봄)이 출간됐다.

책의 원고가 하나둘 쌓여갈 동안 영화 <밀양, 반가운 손님>도 제작 준비에 박차를 가했다. 아카이브 기록을 돕기 위해 결합했던 미디어 활동가들이 밀양 주민들의 일상을 독자적인 영상에 담기 시작한 것. 이들이 구술프로젝트팀과 만난 밀양은 언론보도를 통해, 희망버스를 통해 접했던 투쟁의 공간으로서의 밀양이 아니었다. 그들이 만난 할매들은 박복한 팔자에 순응하기보단 척박한 농토를 일궈왔던 농부였고, 때로는 아내였고, 엄마였고, 며느리였지만 이에 그치지 않고 고유한 세계와 삶을 일궈왔던 여성이었다.

하여 6편의 옴니버스로 구성된 영상에는 한국 현대사와 함께 흘러온 삶들과 결코 하나의 이야기로 갈음될 수 없는 밀양송전탑 반대 투쟁의 이유들이 담겼다. 살아내기조차 벅찼던 시절, 차근차근 욕보고 살아온 일상과 소위 재산권이라 왜곡되는 땅 한 마지기가 어떻게 불려져 왔는지를 기록하며, 국책사업이란 미명 하에 진행되는 송전탑 공사가 어떻게 그네들의 일상을 파괴하는지를 담아낸다. 하기에 구덩이를 파고, 목을 매달 밧줄을 늘어뜨리고, 제 몸뚱이를 죽음으로 한발자국 밀어 넣는 건 밀양 주민들이 유별나서가 아니다. 그만큼 심각한 국가폭력이 자행되고 있음에 대한 고발이며, 망각과 부인이 만연화된 우리 사회에 보내는 타전이다.

<밀양을 살다><밀양, 반가운 손님>은 말한다. 당신의 삶처럼 밀양 주민들의 삶도 계속되어야하기에 함께 밀양을 살아내자고. 이제 망각이 아닌 기억으로, 침묵이 아닌 마주함으로 그리고 함께 걸음으로 그 절박한 호소에 응답해야하지 않을까? 더 늦기 전에 말이다.

유해정 (인권연구소 연구활동가)

스틸컷

밀양, 반가운 손님 스틸컷1
밀양, 반가운 손님 스틸컷2
밀양, 반가운 손님 스틸컷3
밀양, 반가운 손님 스틸컷4
밀양, 반가운 손님 스틸컷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