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계광장서 영화의 자유를 비추다 (한겨레신문)

청계광장서 영화의 자유를 비추다 (한겨레신문)

청계광장서 영화의 자유를 비추다
제 13회 인권영화제
극장들 정부 눈치보며 대관 거부
17개 나라 28편 '거리 상영' 나서
 

2009년 5월 28일(목) 

-이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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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장이 아닌 광장에서 영화제를 여는 속내는 정권 교체와 관련이 있다.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는 사전 검열을 거부해왔던 인권영화제는 2007년까지 등급분류 심사를 받지 않고 극장에서 영화제를 치러왔다. 그러나 지난해부터 극장들은 영업 정지나 등록 취소 등 정부 당국의 보복을 우려하며, 영화진흥위원회의 '상영등급분류 면제 추천'을 받지 않으면 대관해 줄 수 없다고 했다.

 

이에 인권영화제는 '면제 추천'이라는 알량한 검열의 잔재 대신 문화향유권의 온전한 보장을 외치며 거리 상영에 나섰다. 인권영화제처럼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영화제는 등급 분류 없이 자유롭게 상영할 수 있도록 하는 '완전등급제'가 필요하다는 주장과 함께.

올해 상영되는 17개 나라 영화 28편의 관심사는 국경을 초월한다. 개막작으로 선정된 (사진)는 용산 참사의 현장에서 철거민들이 망루에 오를 수밖에 없었던 사연을 파헤치며, 망루 이전의 진실을 밝힌다. 폐막작은 공권력의 압박에 맞서 부도난 공장을 떠맡아 자립적인 공장을 일궈내려는 아르헨티나 여성 노동자들의 눈물겨운 노력을 기록한 다.

이밖에 '민주주의를 위한 버마의 목소리'라는 언론 단체의 목숨을 건 촬영 기록인 , '등록금 고통일수'(번 돈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서 등록금을 마련할 수 있는 일수)로 상징되는 대학 등록금 문제를 조명한 등이 상영된다. 영화제 기간을 기존 7일에서 3일로 단축한 대신, 6월11일부터 14일까지 서울 마포 성미산 마을극장에서 재상영회를 열 계획이다. 관람료 무료. www.sarangbang.or.kr/hrfilm, (02)313-2407. 후원계좌 농협 029-01-223582 예금주 인권운동사랑방.

 

이재성 기자 san@hani.co.kr, 사진 인권영화제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