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번째날 울림] 라이브토크 2부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열번째날 울림] 라이브토크 2부 "다른 세상은 가능하다"

 지금의 세상을 바라보고 다음 세상을 상상하는 연대의 자리, 코로나19 인권영화제 <누구도 남겨두지 않는다>의 라이브토크 두 번째날이자 마지막 날! 라이브토크 1부에서는 위기상황에서 극대화되는 국가권력과 ‘감금의 정치’에 대해 이야기해봤는데요. 라이브토크 2부에서는 애초에 시스템 안에 포함되어 있지 못했던 존재와 그 권리를 돌아보며, 누군가를 끊임없이 배제하고 차별하는 시스템의 고질적 문제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2부는 인권운동공간 활의 기선님, 기후위기비상행동의 김현우님, 이주민방송/차별금지법제정연대의 정혜실님, 건강과 대안/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의 최규진님, 코로나19성소수자긴급대책본부의 타리/나영정님과 함께 했습니다. 

[사진1] 벨로주망원의 스튜디오에서 패널들과 수어통역사들이 앉아있다. 왼쪽부터 타리, 김보석, 정혜실, 백수진, 기선, 김현우, 남진영, 최규진.

[사진1] 벨로주망원의 스튜디오에서 패널들과 수어통역사들이 앉아있다. 왼쪽부터 타리, 김보석, 정혜실, 백수진, 기선, 김현우, 남진영, 최규진.

 라이브토크 2부는 ‘코로나19를 생각할 때 떠올리는 장면들’이라는 화두로 시작되었습니다. 타리님은 이태원 클럽 확진자에 대한 혐오로부터 시작한 성소수자 혐오 문제를 언급해주셨는데요, 외국과 외국인이 혐오의 대상이 되었듯 이태원 역시 기피의 대상이 되며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던 성소수자들이 생계 문제에 직면한 상황을 제시해주셨습니다. 이어서 정혜실님은 이주노동자들이 겪은 문제를 짚어주셨는데요, 이주노동자들에게는 고용의 안정도 격리 공간도 마련되어 있지 않았으나 격리 공간 마련 비용이 모두 이주노동자들에게 전가된 점과, 이주노동자들의 국내 진입만이 코로나19 사태 악화의 주된 원인으로 겨냥된 사례도 있었습니다. 이중 규진님은 역설적이게도, 코로나19로부터 코로나19가 아닌 다른 질환으로 목숨을 잃은 학생을 떠올린다 말씀하셨습니다. 공공의료의 측면에서, 코로나19로 인해 생긴 의료공백의 문제를 제시해주신 것이죠. ‘서울에 살고 있었다면, 잘 사는 집이었다면’ 이라는 학생 어머니의 기자회견 발언은 코로나19 사태에서의 문제 상황이 얼마나 다양한 시스템의 문제를 드러냈는지를 다시 한번 되뇌이게 만들었습니다.

 분명, 코로나19 사태에서의 문제들은 단편적이고 파편적인 문제들이 아니었습니다. 농업 생산자들과 콜센터 노동자들과 쿠팡 노동자들, 그리고 하청 노동자들의 문제는 기존 노동현장의 구조적 문제와 연결되어 있었고, 재난의 위험과 극복이 개인의 책임으로 전가되는 모습은 구조의 문제가 불평등의 형식으로 개인에게 작용하는 모습을 닮아 있었으니까요. 있는 존재를 없는 것처럼 여기며 그 존재들이 끊임없이 이야기하는 문제를 덮어두기만 하는 사회. 라이브토크 2부는 그러한 사회가 코로나19로 인해 부각되었을 뿐이라는 점을 상기시켰지만, 동시에, 코로나19 이후의 우리가 전개해갈 이야기의 사뭇 다른 방향성을 제시해주기도 했습니다. 이제 우리는 어떠한 '적'을 만들어내고 어떻게 문제를 '이겨낼 것인지'가 아니라, 더 이상 미루지 못할 근본적인 문제 해결을 어떻게 시작할 것인지를 질문해야 합니다. 그래서 '다른 세상이 가능할까'는 질문에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믿고, 믿기 위해 행동하는 사람들이 모인 이 자리가 더욱 소중하게 다가왔습니다.

 현장의 활동가뿐 아니라 많은 온라인 관객분들도 실시간 댓글로 라이브토크에 참여해주셨습니다. 이에 관객분들의 질문을 받고 활동가분들이 대답해주시는 시간도 있었는데요, 그중에는 서울인권영화제가 코로나19 인권영화제 기획의 과정에서 가졌던 고민과 같은 결을 띄는 질문도 있었습니다. ‘다른 세상이 가능하다’고 믿고 행동하지만 이 말이 어딘가에 닿지 못할 때 드는 무력감에 대한 이야기였습니다. 현우님은 무력감에 의해 기후위기에 대한 활동 자체에도 회의하게 된 댓글 작성자분에게, ‘비관보다는 과감한 전환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를 던져주셨는데요. 기후 위기의 문제는 9회말까지 최선을 다했더라도 남은 사람들이 10회 말, 11회말, 30회 말, 혹은 더 오랜 연장전을 펼쳐가야 하는 야구 경기와도 같다는 비유가 인상적이었습니다. 우리가 205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제로로 만드는 목표에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지금-여기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것들을 계속해서 이야기해가는 것. 우리가 어떤 것을 먹고 살고 있는지, 무엇에 의지하고 살고 있는지를 생각하며 한 발짝 한 발짝 그 너머의 이야기를 구축해가는 것. 그렇게 우리 모두 선수가, 그리고 응원 관객이 되어 끊임없이 다른 세상을 그려보는 것. 서울인권영화제가 그 길을 걷는, 혹은 걷고자 하는 모두가 지치지 않게 ‘함께 나아가’는 연대의 장이 되기를 바라게 한 대화였습니다.

 여기에는 다 담지 못하였지만, 라이브토크에서는 활동가분들과 댓글 참여자분들의 경험과 생각을 토대로 보다 깊고 넓은 논의가 진행되었습니다. 라이브토크를 놓치셨다면 유튜브 채널 ‘연분홍 TV’나 링크 (https://youtu.be/_hXwEi6NPRc)를 통해 언제든지 다시 만나보실 수 있으니 너무 아쉬워하지 마세요! 심지어는 토크를 본 뒤 다시 영화를 보고 싶어졌어도, 혹은 놓친 작품이 있어도 19일까지 라이브토크 기념 앵콜 상영에서 <멈출 수 없는 청년들>외의 모든 상영작을 언제든지 그리고 얼마든지 보실 수 있다는 사실! 우리 함께 코로나19 인권영화제를 통해, 끊임없는 질문과 행동을 이어나가 보아요!

- 서울인권영화제 자원활동가 은긍